신문ㆍ대기업 방송시장 진출 허용 놓고 `대립각`

신문ㆍ대기업 방송시장 진출 허용 놓고 `대립각`
한민옥 기자   mohan@dt.co.kr |   입력: 2009-01-27 21:01
방송사 소유규제 완화… 재허가 기간 7년으로 확대
사이버 모욕죄 신설ㆍ포털 저작권규제 첨예한 논쟁



■ 미디어 쟁점법안 분석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정치권이 `폭풍전야'다. 지난해 말 여야가 극심한 대결 끝에 쟁점법안 처리를 2월 이후로 미루면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입법 전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쟁점인 신문?방송법을 포함한 미디어 관계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미디어 관계법을 비롯, 한미 FTA 비준동의안 등 쟁점법안들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어떻게든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당이 여전히 `결사저지'를 천명하고 있는 데다, 일부 개각에 따른 청문회가 `용산참사'로 인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쟁점법안 처리여부는 미지수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정부와 여당의 미디어 관계법은 언론중재법과 전파법이 지난 연말 국회에서 처리됨에 따라 △방송법 △신문법 △IPTV법 △디지털전환법 △정보통신망법 △저작권법 등 총 6개 법안이다.

◇방송?신문법 최대 쟁점, 대기업ㆍ신문 방송 진출 허용=이 중 가장 쟁점이 되는 법안은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사 소유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과 신문ㆍ방송 겸영 금지를 폐지하는 신문법 개정안이다.

먼저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은 신문, 대기업, 외국 자본의 방송 진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특히 그동안 지상파방송사,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보도 PP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었던 신문과 대기업의 방송 시장 진출을 허용함으로써 미디어 시장의 메가톤급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만큼 이번 방송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진보와 보수, 여권과 야권, 신문과 방송 진영이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공청회 및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과 보수 진영은 이번 규제 완화가 세계적인 추세이며 일자리 창출과 미디어산업 활성화,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출현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야당과 진보 진영은 대기업의 진출로 인한 방송의 상업화, 몇몇 신문기업의 여론 독점 등의 폐해를 우려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송법 개정안의 내용은 신문과 대기업의 종합편성 및 보도PP에 대한 소유를 금지하던 조항을 49%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외국 자본의 경우 20%까지 소유를 허용했다. IPTV법 개정안도 방송법 개정안과 형평성을 맞추어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한나라당 방송법 개정안은 대기업과 신문이 지상파 방송 지분을 20%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상파방송과 종합편성ㆍ보도PP에 적용되던 1인 지분 제한을 30%에서 49%까지 확대했다.

이밖에 방송국 재허가 기간을 5년에서 7년으로 확대해 재허가에 따른 방송사의 부담을 줄였다. 대신 재허가 거부시 경과규정, 허가 취소 전 단계 제재조치, 방송심의규정 위반 제재시 과태료 등을 신설했다. 또 방송광고의 개념에 지상파방송 업계의 염원중 하나였던 가상광고와 간접광고의 개념을 추가해 도입 근거를 마련했다. 시행 시기와 방법은 시행령에 규정하도록 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신문과 대기업의 종합편성 채널의 지분을 49%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한 방송법 개정안을 수정, 30%까지 보유하도록 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수정안에서 지상파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간 겸영 허용 조항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신문법 개정안은 이미 2006년에 위헌 판결을 받은 시장지배적 사업자 추정 규정 등을 삭제하고, 현행 신문법에서 `일간신문과 뉴스통신은 상호 경영할 수 없으며 종합편성 방송사업 겸영을 금지한다'는 규정으로 막아놓은 신문?방송 겸영 금지 규제를 푸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방송법과 마찬가지로 신문사들에게 방송 진출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구체적으로 신문법 개정안은 과거 1개 일간신문사의 시장점유율 30%와 3개 일간신문사의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하는 조항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신문발전기금 배제 규정과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모든 일간신문 지배주주에게 뉴스통신사 또는 다른 신문의 복수소유 일률적 금지 규정도 삭제했다. 아울러 일간신문과 뉴스통신사의 상호 겸영 금지를 폐지하고, 일간신문?뉴스통신 또는 방송사업 소유자의 일간신문?뉴스통신의 주식 및 지분 취득 규제도 폐지했다.

여기에 신문법 개정안은 인터넷 포털을 규제 대상으로 포함, 인터넷 뉴스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이 기사배열의 기본 방침과 기사배열 책임자 공개 등 준수사항을 규정하도록 했다.

◇사이버 모욕죄 도입 `정통망법'?포털 규제 `저작권법'도 논란=신문?방송법 못지 않게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핵심으로 하고 있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정통망법) 개정안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통망법 개정안은 정보통신망, 즉 인터넷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람을 모욕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또 수사기관이 당사자의 고소ㆍ고발 없이도 인터넷 상의 모욕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반의사 불벌죄'로 규정했다. 아울러 피해자의 삭제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신속하게 24시간 내에 임시조치 및 통보하고 해당 게시판에 공시토록 규정했으며, 게재자가 이의신청할 경우엔 72시간 내에 판단해 통보하도록 했다.

이같은 사이버 모욕죄 신설은 익명을 가장한 근거 없는 비방과 무분별한 악성 댓글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게 정부와 여당의 주장이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 네티즌들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여론의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반의사 불벌죄로 규정함으로써 제 3자가 가늠하기 어려운 개인 사이의 모욕보다는, 권력에 반하는 여론을 겨냥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에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탄압하고, 인터넷 여론과 소통의 광장을 폐쇄하려는 법이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7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입법 예고하면서부터 과잉 규제 논란을 빚어 온 저작권법 개정안 역시 여전히 쟁점이 되고 있다. 문화부가 지난해 7월 입법 예고한 저작권법 개정안은 이용자 계정 정지와 사이트 폐쇄와 같은 강력한 제재를 골자로 하면서 인터넷업계와 학계, 시민단체는 물론 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부처와 마찰을 빚어왔다.

문화부는 결국 방통위와 마찰을 빚은 사이트 폐쇄 조항을 서비스 거부?정지?제한 등으로 제재 수위를 낮추고,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을 통해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야당 등에서 여전히 정통망법과 더불어 정부가 인터넷을 통제하려는 목적을 갖고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다른 법안들에 가려 큰 쟁점이 되지 못하고 있으나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이 대표발의한 디지털전환특별법 개정안은 2012년으로 예정된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과 맞물려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디지털전환특별법은 디지털전환 완료 시기를 2012년으로 명시하고 있으나 KBS, MBC 등 지상파방송사는 비용 부담 문제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전환특별법 개정안은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디지털방송국의 구축, 아날로그 방송의 병행 등 의무나 조건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주파수 지정 취소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한 디지털 전환 재원 마련을 위해 아날로그방송 종료에 따라 회수된 주파수의 지정 또는 할당으로 발생한 수익금을 디지털 방송 전환 및 활성화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민옥기자ㆍ강희종 기자 mindle@ㆍm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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