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럼] `와이브로` 성장동력으로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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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12-3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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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럼] `와이브로` 성장동력으로 키우자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


한국 주도로 세계 표준을 이끌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해 세상을 놀라게 한 와이브로 서비스가 시장에 선 보인지 벌써 2년이 됐다. 그 사이 상용 기술은 더욱 발전해 최대 50Mbps급의 전송 속도를 지원하는 웨이브-2 와이브로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이 정도 기술 발전이라면 기존 유선통신의 성능을 거의 따라 잡았다고도 볼 수 있다. 고속도로로 비유하면 속도 제한이 사라져 고성능 스포츠카도 마음 놓고 달려볼 만한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와이브로 가입자가 원하는 만큼 늘어나지 않아 우려가 많은 듯 하다. 속도 제한도 없어지고 차선도 많아졌는데, 정작 고속도로에 다니는 차가 없다는 이야기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단말기로는 휴대폰이 제격이고, 휴대폰의 기본 기능은 음성 통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음성 통신을 배제한 이동통신이란 애초부터 서비스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아직 음성통화를 탑재하지 못한 와이브로 서비스의 현실을 감안하면, 싸늘한 시장의 반응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사실, 4세대 이동통신에서는 더 이상 음성과 데이터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모든 데이터를 인터넷 프로토콜(Internet Protocol)로 처리하는 것이 4세대 이동통신 표준의 핵심이기 때문에 음성 서비스를 별도로 구분하여 제약을 가하는 것은 기술 발전에 역행하는 셈이다. 이미 유선망의 경우에는 VoIP 서비스가 더 이상 규제 대상이 되지 않는 것도 동일한 이유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세대 이동통신 표준화 동향을 살펴보면 와이브로 서비스는 사실 차세대 이동통신의 핵심 기술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와이브로 표준은 이미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음성 서비스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무선 LAN 등과도 극명히 차별화되는 점이기도 하다.

와이브로 기술의 핵심은 인터넷 프로토콜만으로 음성과 데이터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것이며, 이는 결국 값싼 고품질의 서비스를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열망에 부합하는 것이다. 음성 이외의 다양한 매체를 통한 소통에 익숙해지고 있는 인터넷 시대의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결국, 와이브로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이동통신 서비스의 기본적인 속성과 맥을 같이 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와이브로에 010번호를 부여하고 음성서비스를 허용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본격적인 서비스시작 및 시장활성화에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은 만큼 관련업체들의 요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할 것이다.

3세대 이동통신 국제 표준으로 채택된 와이브로 기술은 이제 4세대 이동통신 표준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2010년이면 IMT-Advanced라고 불리는 4세대 기술의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기존 W-CDMA 계열의 진화 기술인 LTE 규격과 격돌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일각에서는 시장 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LTE에 무게를 두는 LTE 우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LTE보다 4~5년 이상 앞서 상용화된 와이브로 서비스의 활성화를 통해 시장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상용화를 통해 이미 서비스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검증된 와이브로 기술은 아직 표준화조차도 완결되지 않았고 프로토타입 수준의 칩셋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LTE 기술을 4~5년 이상 앞서가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특히, LTE 기술은 GSM/WCDMA 계열의 해외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반면, 와이브로 기술은 한국 주도로 국내업체가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국내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한 점을 감안하면 와이브로는 국가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하나의 기술에만 집중할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자칫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와이브로와 LTE 기술을 모두 대비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국내 업체가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기술력이 가장 앞서고 있는 와이브로를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와이브로가 대한민국의 진정한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기까지 그 힘의 원천은 저절로 얻어지지 않을 것임을 상기하고 싶다. 10여 년 전, CDMA 기술을 통해 이동통신 강국으로서 발돋움 할 때도 그 힘의 원천은 정부의 꾸준한 지원과 기업의 투자가 있어서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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