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속 갈등…상당수 공공기관ㆍ기업 영향권 첨예대립
■ 'SW유지보수료 논쟁' 해법을 찾자
[상] 고객ㆍ경쟁사간 갈등 본격화
소프트웨어(SW) 유지보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오라클, SAP 등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외산 기업들이 유지보수료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곳곳에서 마찰이 일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가 예고된 내년에는 갈등이 더 증폭될 것으로 보여, 이번 기회에 합리적인 SW 유지보수 모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지보수료는 기업이 SW 라이선스 구입비용 이외에 매년 추가로 지급하는 것으로, 기술지원과 업데이트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와 올해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가 각각 유지보수료를 구입비용의 22%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들은 각각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과 전사자원관리(ERP) 시장의 유력 업체이기 때문에 시장 지배력을 이용한 횡포라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왔다.
외산업체에 밀려 국내업체 소외 양상도
정부통합전산센터는 국내 SW 유지보수료 논쟁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최대 수십억원대로 알려진 유지보수 비용을 놓고 중앙부처와 전산센터, IT서비스업체, SW업체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 2006년, 중앙 부처와 산하기관이 사용하던 시스템을 통합전산센터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일부 공공기관이 오라클 DBMS에 대한 정식 유지보수 계약 없이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까지 사용해 왔던 것이다. 한국오라클은 계약 없이 사용한 기간만큼 유지보수 비용을 소급해 지급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라이선스에 대한 유지보수 계약도 할 수 없다고 버텼다. IT서비스 업체와 전산센터, 중앙부처는 모두 `자기 소관이 아니다'라는 입장으로 일관해 변변한 협상도 없이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통합전산센터에 입주한 공공기관 DBMS의 유지보수료에 대한 IT서비스 업체와 한국오라클의 협상이 최근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결과 IT서비스 업체의 입장이 관철됐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협상에 임했던 핵심 관계자는 "올해 유지보수 사업을 따내긴 했지만, 이는 정상적인 라이선스에 대한 유지보수만 위임을 받은 것이므로 과거 비용에 대해서는 협상 주체가 아니라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한국오라클 측에서 청구하지 않기로 사실상 양해했다"고 말했다.
SW 유지보수를 둘러싼 갈등은 일부 제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SAP코리아는 지난 7월에 자사 유지보수 서비스를 단일화해 2012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22%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이미 1000여개 기업과 공공기관이 SAP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상당수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외산 기업과 국산 SW업체간의 갈등양상으로도 비화되고 있다. 유지보수 예산이 한정된 가운데 시장점유율이 높은 외산 기업이 고가의 유지보수료를 관철시킬 경우 국산 SW업체의 유지보수료가 삭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외산 SW의 유지보수료를 올리는 만큼) 우리의 마진을 줄여야 하는데 이것도 한계가 있다"며 "결국은 국산 SW업체를 포함한 다른 업체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산SW 업체들은 유지보수료 현실화를 숙원사업으로 진행해 왔으나 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SW 유지보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대형 업체들의 인수합병으로 SW 선택의 폭이 줄어들면서 이른바 `독과점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오라클의 새로운 유지보수정책에 따른 신규 계약 무료 유지보수 기간이 올해 끝나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유지보수료 22%를 놓고 협상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통합전산센터의 유지보수료 소급 청구 문제도 "현실적으로 청구할 수단이 없어 일단 올해분만 먼저 계약하자는 것"이 한국오라클의 공식 입장이어서 내년에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 'SW유지보수료 논쟁' 해법을 찾자
[상] 고객ㆍ경쟁사간 갈등 본격화
소프트웨어(SW) 유지보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오라클, SAP 등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외산 기업들이 유지보수료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곳곳에서 마찰이 일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가 예고된 내년에는 갈등이 더 증폭될 것으로 보여, 이번 기회에 합리적인 SW 유지보수 모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지보수료는 기업이 SW 라이선스 구입비용 이외에 매년 추가로 지급하는 것으로, 기술지원과 업데이트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와 올해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가 각각 유지보수료를 구입비용의 22%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들은 각각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과 전사자원관리(ERP) 시장의 유력 업체이기 때문에 시장 지배력을 이용한 횡포라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왔다.
정부통합전산센터는 국내 SW 유지보수료 논쟁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최대 수십억원대로 알려진 유지보수 비용을 놓고 중앙부처와 전산센터, IT서비스업체, SW업체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 2006년, 중앙 부처와 산하기관이 사용하던 시스템을 통합전산센터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일부 공공기관이 오라클 DBMS에 대한 정식 유지보수 계약 없이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까지 사용해 왔던 것이다. 한국오라클은 계약 없이 사용한 기간만큼 유지보수 비용을 소급해 지급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라이선스에 대한 유지보수 계약도 할 수 없다고 버텼다. IT서비스 업체와 전산센터, 중앙부처는 모두 `자기 소관이 아니다'라는 입장으로 일관해 변변한 협상도 없이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통합전산센터에 입주한 공공기관 DBMS의 유지보수료에 대한 IT서비스 업체와 한국오라클의 협상이 최근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결과 IT서비스 업체의 입장이 관철됐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협상에 임했던 핵심 관계자는 "올해 유지보수 사업을 따내긴 했지만, 이는 정상적인 라이선스에 대한 유지보수만 위임을 받은 것이므로 과거 비용에 대해서는 협상 주체가 아니라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한국오라클 측에서 청구하지 않기로 사실상 양해했다"고 말했다.
SW 유지보수를 둘러싼 갈등은 일부 제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SAP코리아는 지난 7월에 자사 유지보수 서비스를 단일화해 2012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22%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이미 1000여개 기업과 공공기관이 SAP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상당수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외산 기업과 국산 SW업체간의 갈등양상으로도 비화되고 있다. 유지보수 예산이 한정된 가운데 시장점유율이 높은 외산 기업이 고가의 유지보수료를 관철시킬 경우 국산 SW업체의 유지보수료가 삭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외산 SW의 유지보수료를 올리는 만큼) 우리의 마진을 줄여야 하는데 이것도 한계가 있다"며 "결국은 국산 SW업체를 포함한 다른 업체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산SW 업체들은 유지보수료 현실화를 숙원사업으로 진행해 왔으나 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SW 유지보수료를 둘러싼 갈등이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대형 업체들의 인수합병으로 SW 선택의 폭이 줄어들면서 이른바 `독과점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오라클의 새로운 유지보수정책에 따른 신규 계약 무료 유지보수 기간이 올해 끝나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유지보수료 22%를 놓고 협상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통합전산센터의 유지보수료 소급 청구 문제도 "현실적으로 청구할 수단이 없어 일단 올해분만 먼저 계약하자는 것"이 한국오라클의 공식 입장이어서 내년에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