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가전, `기술`에 생명력…`예술`의 경지로

디자인가전, `기술`에 생명력…`예술`의 경지로
심화영 기자   dorothy@dt.co.kr |   입력: 2008-12-09 20:03
삼성, 컬러 중심서 탈피 '플라워 패턴'으로 변화
LG, 초정밀가공 기술 '포토에칭' 냉장고에 적용



■ 진화하는 생활가전 '글로벌 톱' 코리아

[2] 감성을 지배하는 '디자인가전'


기술에 디자인을 가미해 상품 가치를 높이는 `데카르트(Techart는 Tech와 Art의 조어)' 트렌드가, 올 가전업계 전반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내년에도 감각적인 가전들이 소비자들의 감성에 소구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극히 이성적인 냉정을 의미하는 `기술'과 열정에 바탕을 둔 `감성'이 어우러져 무미건조했던 생활가전에 경쟁력을 불어놓고 있는 것이다. 불황 속 경기침체에도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해 감성에 노크한 가전제품들이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 양대 가전대기업인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예술과 기능을 접목해 완성도를 갖춘 작품수준으로까지, 주요가전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고급스러운 가구와 조화를 이루는 가전을 만들어 나날이 높아지는 고객의 눈높이를 이끌어 간다는 전략이다.

일례로 동일한 용량과 기능을 갖춘 양문형 냉장고라도 재질과 디자인에 따라 대략 30만원 이상의 가격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가전업계의 디자인경쟁에 거품논란을 제기하지만, 감성을 충족시키는 데 비용을 지불하는 고객이 늘수록 디자인에 소구하는 가전업체들의 마케팅도 계속될 전망이다.

◇LG가전 "디자인경영과 아트마케팅 주력"=LG전자는 고유가 및 환율하락 등 악화되고 있는 외부 경영환경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려면 기술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디자인'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에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2010년 글로벌 톱3' 달성을 위한 6대 전략방향 중 하나로 `기술혁신과 디자인 차별화'를 꼽은 바 있다. 즉,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창출하고 감성적 유대를 이끌어내는 디자인 창출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해외 디자인 조직도 지역별 고객 특색에 맞게 바꿔 나가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센터는 2~3년 후 시장을 선도할 선행디자인 컨셉 개발에, 중국 베이징과 미국 뉴저지는 현지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디자인 창출에, 일본 도쿄는 소재 및 색상 등을 통한 표면처리 디자인 기술 연구에 각각 조직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내부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가전 디자이너를 육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우수 디자이너들을 해외 선진교육기관에 파견하는 등 `슈퍼 디자이너 후보군 과정'을 운영해 현재 차강희 MC디자인 연구소장, 박세라 DD&M(Digital Display & Media) 디자인연구소 책임연구원에 이어 슈퍼 디자이너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사례를 살펴 보면, 휴대전화에만 샤인폰이 있는 게 아니다. LG전자가 국내에 출시한 양문형 냉장고 `샤인 디오스'는 공장 출하가 기준 349만원으로 동급 최고가 모델로, 프리미엄 수요가 집중된 매장에 한해서 판매되고 있다. 샤인 디오스는 최첨단 기능 뿐 아니라 반도체와 같은 첨단 정밀제품의 제작에 사용되는 초정밀가공 기술인 `포토 에칭' 기법을 세계 최초로 냉장고 디자인에 적용한 제품이다.

스테인레스 재질의 판넬 위에 하상림 작가의 꽃 패턴을 포토 에칭 기법으로 새겨, 냉장고 표면에 20~30㎛(마이크로미터, 0.02~0.03mm) 의 섬세한 선의 표현까지 살려냈다. 이 섬세한 선들이 모여 꽃잎 하나하나의 음영, 질감, 입체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이 포토 에칭 기법 적용과 전면 강화유리 `특수 접합 공법' 기술에만 10여 개월의 연구기간을 투자하며 아름다운 외관 구현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평이다.

◇삼성가전, "외관은 슬림하게, 내용적은 최대한"=삼성전자가 추구하는 감성 디자인은 제품의 성능ㆍ기능 등 이성적 가치와 경쟁력을 디자인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다. 즉, 사용 편리성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능성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좋은 디자인은 겉모습 외에 사용의 편리함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게, 바로 삼성 생활가전이 추구하는 감성 디자인인 셈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서울, 도쿄, 상하이, 밀라노, 런던, 샌프란시스코, LA 등 7개의 디자인 센터를 갖추고 있고 가전부분 디자인 그룹은 서울에 그 본거지를 두고, 필요할 때 해외 연구소와 협업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즉 도쿄, 상해, 런던, 샌프란시스코 디자이너와 협업으로 지역향 디자인 개발하고 있다.

국내 가전 3사의 핵심디자인 컨셉은 통상 2년 주기로 바뀌는데, 삼성 생활가전도 이같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008년 디자인 기조는 실용성을 극대화 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이는 빌트인에 최적화된 가전 디자인이 일반 가전으로 옮겨오는 계기가 됐다.

일례로 지난 9월 출시한 지펠 빌트인 스타일은 깊이를 주방가구 표준인 600mm로 동일하게 맞추는 반면 실제로도 벽에 딱 붙여서 설치할 수 있도록 열을 내보내는 구조를 변경했다. 또 도어의 두께를 줄이기 위해 진공단열기술이라는 신기술을 업계최초로 냉장고에 적용시켰다.

이밖에 기술의 시각화를 위해 기존의 컬러와 패턴 위주였던 디자인에 기능까지 알려줄 수 있는 조명이 지난해부터 도입돼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의 2007년형 지펠 냉장고 `이지도어'는 냉장고의 손잡이를 잡으면 센서가 작동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데, 이 때 냉장고의 손잡이에 소비자가 손을 대면 손잡이에 은은하게 조명이 켜져 문이 열려있다는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대형가전은 블랙&화이트, 부드러운 꽃무늬 모양의 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됐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대형가전은 화려한 와인컬러가 다소 하향세를 그린 반면, 은은하게 고급스러움을 드러낼 수 있도록 화이트 컬러에 아네모네, 아마릴리스, 시클라멘, 수련 등 플라워 패턴이 들어간 제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게 삼성측 분석이다.

심화영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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