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한국서 맥못추던 `구글` 대 반격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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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약세 극복… 양적ㆍ질적 성공적 성장 이뤄
놀ㆍ지도ㆍ사전 이어 한국형 서비스 대대적 공세
제휴 등 소극적 공략 탈피 포털과 정면 승부수



■ 한국 진출 2년… ‘구글의 야심’

구글의 한국 시장 대반격이 시작됐다.

구글은 검색 하나로 10년만에 전 세계 인터넷 시장을 평정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이지만, 유독 한국 시장에서만큼은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2006년 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고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지 만 2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한자리 수 초반(약 2%)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점유율은 단지 숫자에 불과할 뿐, 지난 2년간 구글은 한국 시장에서 양적, 질적으로 성공적으로 성장했다는 게 구글코리아의 자체 평가다. 실제 올해 국내 주요 포털의 검색 트래픽이 전년에 비해 20%대의 성장을 기록한데 비해, 구글코리아는 이보다 두배 높은 40%대의 성장을 달성했다. 또 국내 R&D센터를 통해 전년에 비해 4배 이상의 서비스 또는 기능을 새로 출시했다.

여세를 몰아 구글은 내년 한국 시장에서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구글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기회로 삼아 내년 보다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형 검색에 초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한편, 신규 사용자 창출을 위해 마케팅 활동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한국형 서비스로 `승부수'=구글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내년 한국 시장에서 승부수는 한국형 서비스들이다. 사실 구글은 국내 진출 초기부터 다른 진출 국가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지화된 서비스, 일명 `한국형 서비스'를 강조해 오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기본적인 웹 문서 검색이나 기존에 해외에서 선보인 서비스를 들여오는 데 주력했다면, 내년에는 한국 시장에 특화된 새롭고 독창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구글코리아는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구글 서비스 중 하나인 `구글 맵스'를 비롯해 네이버의 `지식인' 서비스와 유사한 지식공유 플랫폼 `놀', 한국어는 물론 전 세계 10개 언어를 지원하는 `구글 사전' 등 새로운 한국형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했다.

이들 서비스는 특히 국내 주요 포털들의 현재 또는 차기 주력 서비스로, 그동안의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통한 다소 소극적 시장 공략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 주요 포털들과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구글은 구글 맵스의 한국 서비스를 위해 해외 지도 반출을 금지하고 있는 국내 관련법에 따라 국내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두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구글이 국내에 별도의 서버를 두기는 지도 서비스가 처음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신규 서비스를 출시, 물량 공세도 펼칠 예정이다.

구글은 또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제 위기를 국내 검색 광고 시장 확대의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사장은 "불황일수록 비용 효율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기업들의 요구가 있는 만큼, 내년은 온라인 검색광고를 통해 기업들이 스마트 스펜딩(smart spending)을 할 수 있도록 영업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글코리아는 최근 영업조직을 산업군별로 개편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성과가 순수하게 서비스로만 이뤄낸 것이라면, 내년에는 마케팅에 보다 주력해 신규 이용자 창출에도 적극 나선다는 게 구글코리아의 내년 주요 전략이다.

◇`구글의 법칙' 한국에서도 통할까... 웹 개방이 관건=구글이 이처럼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내년이 한국 시장 진출 3년째라는 배경이 있다. 구글은 그동안 모든 해외 진출시 초기 2년은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철저히 현지화에 주력했으며, 3년째부터 본격적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과 더불어 구글의 대표적인 `미점령지'로 꼽혀 온 중국과 일본에서 구글의 점유율도 진출 3년째인 올해부터 상승하기 시작, 현재 각각 30% 안팎까지 뛰어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구글은 현재 158개 진출국 대부분에서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한ㆍ중ㆍ일 등 아시아지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따라서 중국, 일본에서 구글의 선전은 한국에서도 상황이 반전될 수 있음을 예고한다는 게 구글코리아의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진출 3년째 가시적인 성과가 난다'는 구글의 법칙(?)이 과연 내년 한국 시장에서 통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은 많아보인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토종 포털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구글이 2년 동안 2%밖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지 못한 것을 비롯해 세컨드라이프, 유튜브, 마이스페이스 등 글로벌 인터넷 업체들이 유독 국내 시장에만 들어오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이다. 여기에 구글이 표방하고 있는 한국형 서비스도 현지화에 어느정도 성과를 낼 것인지도 지켜볼 일이다. 구글 맵스의 경우 벌써부터 미국 서비스에 비해 해상도가 떨어지고, 인터넷 지도의 핵심인 경로 안내 등도 지원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글이 일단 현지화에 성공할 경우 기존 포털의 서비스에 익숙해진 국내 이용자들을 어떻게 움직여 나갈 것인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지화에 더해 구글만의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현재의 시장 구도로는 한국에서 네이버와 같은 기업이 다시는 나올 수 없는 게 사실이다"며 "하지만 웹이 개방되는 오픈 생태계가 되면 벤처기업이 대기업이 될 수도 있고, 한국 시장에서 구글의 가치도 보다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구글의 향후 한국 시장에서의 성패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웹 개방화 바람과 맞물려 얼마나 많은 한국형 콘텐츠와 연계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