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송규 엔에이포 대표
정부에서 오는 12월 14일부터 주민번호 대체수단으로 `아이핀(i-Pin)'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핀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IE)'에서만 구현되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소수자를 외면하고 웹 표준화라는 세계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액티브X'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점들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여타의 웹브라우저를 지원하는 모듈을 개발하지 않고 이처럼 졸속으로 추진한 점은 선뜻 납득하기 힘들다. 특히 정부가 웹 표준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자 장기적으로 웹 표준화 정책을 펴겠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이번 조치는 더더욱 실망스럽다.
지난 9월에도 구글이 자사의 웹브라우저인 `크롬'을 출시하면서 한국에 한해 `액티브X'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히자 네티즌 사이에서 비슷한 논란이 재연됐다. 액티브X 기능이 없으면 크롬 사용을 포기하려 했던 네티즌은 당연히 이를 반겼다. 그러나 오픈소스와 웹 표준화를 지향하는 네티즌들과 IT전문가들은 아이핀 논란과 같은 맥락에서 구글의 조치에 우려를 표명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한 국가의 인터넷 표준이 특정 기업의 기술과 정책에 심하게 종속된 예는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IT강국이라 자부하는 한국에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한국이 갈수록 인터넷 세계에서 외딴섬이 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인터넷의 장점을 살려 해외로 서비스를 확장해도 모자랄 판 아닌가. 전 세계적인 웹 표준화 대열에서 이탈한 결과 한국에서만 통하는 `우물안 개구리'식 서비스로 움츠러드는 상황은 정말 우려된다.
개인적인 경험을 하나 말하자면, 1년 전 외국의 한 IT박람회를 참관하면서 많은 외국 바이어들과 한국의 IT산업에 대해 얘기할 기회를 가졌다. 그런데 한국에서 MS의 점유율이 98%에 이르고, 이런 이유로 MS가 사실상 웹 표준이 돼 한국에서 인터넷을 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나의 얘기에 다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럼 MS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 무척 곤혹스러웠다.
지금 세계는 모든 기술과 서비스 영역에서 표준화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어떤 식으로 표준화하느냐가 해당 산업에서의 권력을 재편한다. 표준화 대열에서 벗어나는 것은 세계시장으로부터 고립을 자초하는 형태이다. 현재 진행형인 모바일 플랫폼 전쟁에서도 우리는 이런 현실을 확인하고 있다. 세계는 모바일 플랫폼 표준화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는 인터넷 표준화에서도 한참 뒤쳐져 있다. 표준화에 뒤쳐지면 경제적 불이익은 물론 기술적 종속도 불가피하다.
정부에서 오는 12월 14일부터 주민번호 대체수단으로 `아이핀(i-Pin)'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아이핀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브라우저인 `인터넷익스플로러(IE)'에서만 구현되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소수자를 외면하고 웹 표준화라는 세계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액티브X'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점들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여타의 웹브라우저를 지원하는 모듈을 개발하지 않고 이처럼 졸속으로 추진한 점은 선뜻 납득하기 힘들다. 특히 정부가 웹 표준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자 장기적으로 웹 표준화 정책을 펴겠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이번 조치는 더더욱 실망스럽다.
지난 9월에도 구글이 자사의 웹브라우저인 `크롬'을 출시하면서 한국에 한해 `액티브X'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히자 네티즌 사이에서 비슷한 논란이 재연됐다. 액티브X 기능이 없으면 크롬 사용을 포기하려 했던 네티즌은 당연히 이를 반겼다. 그러나 오픈소스와 웹 표준화를 지향하는 네티즌들과 IT전문가들은 아이핀 논란과 같은 맥락에서 구글의 조치에 우려를 표명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한 국가의 인터넷 표준이 특정 기업의 기술과 정책에 심하게 종속된 예는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IT강국이라 자부하는 한국에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한국이 갈수록 인터넷 세계에서 외딴섬이 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인터넷의 장점을 살려 해외로 서비스를 확장해도 모자랄 판 아닌가. 전 세계적인 웹 표준화 대열에서 이탈한 결과 한국에서만 통하는 `우물안 개구리'식 서비스로 움츠러드는 상황은 정말 우려된다.
개인적인 경험을 하나 말하자면, 1년 전 외국의 한 IT박람회를 참관하면서 많은 외국 바이어들과 한국의 IT산업에 대해 얘기할 기회를 가졌다. 그런데 한국에서 MS의 점유율이 98%에 이르고, 이런 이유로 MS가 사실상 웹 표준이 돼 한국에서 인터넷을 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나의 얘기에 다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럼 MS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 무척 곤혹스러웠다.
지금 세계는 모든 기술과 서비스 영역에서 표준화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어떤 식으로 표준화하느냐가 해당 산업에서의 권력을 재편한다. 표준화 대열에서 벗어나는 것은 세계시장으로부터 고립을 자초하는 형태이다. 현재 진행형인 모바일 플랫폼 전쟁에서도 우리는 이런 현실을 확인하고 있다. 세계는 모바일 플랫폼 표준화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는 인터넷 표준화에서도 한참 뒤쳐져 있다. 표준화에 뒤쳐지면 경제적 불이익은 물론 기술적 종속도 불가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