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TPEG 실시간 교통정보 수집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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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장치ㆍ첨단통신 이용 소통상황 파악

위치발신기나 GPS 통해 구간별 이동시간 판단
신호대기시간 오차 발생… 알고리듬 보강 필요
교통정보 수집차량 수 늘려야 정확도 향상 가능



하루 업무를 끝낸 저녁 7시.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도로에 들어선 A씨는 붉은 색 브레이크 등으로 가득한 도로를 보고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의 집은 일산. 오늘도 몇 시간은 족히 걸리겠구나 탄식을 하다가 불현듯 머리를 스치는 생각은 TPEG(Transport Protocol Expert Group)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 내비게이션을 켜니 왕복 2차선 작은 길까지 실시간 정체 상황이 표시되고 A씨는 소통상태가 좋은 도로를 의미하는 녹색 표시를 좇아 힘차게 액셀러레이터를 밟습니다.

요 근래 내비게이션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TPEG입니다. 실시간 교통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고 이를 경로 선택에도 반영해 가장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알려줍니다. SBS, KBS, MBC, YTN 등 주요 DMB 방송사들이 사업자로 뛰어들었고 내비게이션 업체들도 TPEG 지원 제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주유소 가격 정보 등 각종 부가기능들도 추가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TPEG 지원 제품은 최소 몇만원 이상 더 부담해야 하지만 최근 구입자 중 60% 이상은 이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실시간 교통정보 수집방법=그런데 녹색 표시를 좇아간 A씨는 과연 집에 일찍 도착할 수 있었을까요.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보겠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업체는 로티스와 SK에너지, 동부익스프레스 등이 있습니다. 먼저 로티스는 비콘(Beacon)이라는 위치 발신기와 1만8000여대의 차량을 이용해 교통정보를 수집합니다. 각 교차로마다 비콘을 설치하고 교통정보 수집차량이 비콘과 비콘 사이를 통과한 시간으로 현재 도로 상황을 판단합니다. 로티스는 서울에 1586개, 인천 2667개 등 수도권에만 4000개가 넘는 비콘을 설치해 정보를 수집합니다. 수집차량은 주로 택시를 이용하는데 각 택시마다 30여만원짜리 별도 장비를 부착합니다. 로티스는 이밖에도 한국도로공사로부터 고속도로와 주요 국도에 대한 정보를 받고 교통방송이 제공하는 사고, 집회, 공사, 도로통제 정보 등을 실어 최종적으로 DMB 업체에 정보를 제공합니다.

SK에너지와 동부익스프레스도 기본적으로 로티스와 동일한 방식입니다. 다른 점은 비콘 대신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와 를 이용하는 것인데, 각 수집차량의 이동경로와 소요시간을 모아 현재 정체상태를 판단합니다. SK에너지는 고속버스, 택시, 물류차량 등을 수집 차량으로 이용하며 전국에 1만7000여대, 서울에서만 7500대 이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브랜드 택시를 중심으로 전국 2만여대 서울에 약 1만 3000여대의 수집차량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 도로구간 별로 진입, 통과 시간을 체크하는 방법으로, 비콘 방식과 GPS 방식을 절충해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집하는 두 방식은 각자 장단점이 있습니다. 로티스의 비콘은 오차범위가 5미터 이내여서 GPS보다 정확도가 높고 고가도로가 겹쳐있는 복잡한 도로에서도 비콘을 별도로 설치하는 방식으로 각 도로별 정확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GPS만으로는 고가도로 위 상황과 아래 상황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반면 로티스 방식은 극심한 정체 상황처럼 비콘과 비콘 사이를 통과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면 현재 도로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GPS를 이용하면 어떤 정체 상황에서도 실시간 도로 상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알고리듬 개발 통해 정확도 높여야=그러나 이런 논란을 떠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더 정확한 교통정보겠지요. 현재 TPEG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평가는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전문가들은 신호등 대기시간을 이런 오차의 부정확한 교통정보의 주 요인으로 꼽습니다. 주요 제공업체들이 신호등 시간을 일부 고려하지만 개별 운전자마다 운전패턴이나 받아들이는 정서적인 차이가 있어서 주요 불만사항으로 제기된다는 것입니다. 교통량이 많지 않은 도로도 정확성이 떨어지는데 왕복 4차선 이하의 작은 도로들은 사실상 실측 데이터가 아니라 연결된 도로상황이나 기존의 패턴 데이터를 이용한 예측 치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TPEG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통정보 수집 차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서울 정도의 면적이라면 2만대 정도의 수집 차량이 있어야 정확성을 확신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법적 문제 때문에 개인차량을 수집차량으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고 택시는 그 수가 한정돼 있어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수십만원에 이르는 장비 가격과 시장 규모를 고려했을 때 비용 대비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교통정보 제공업체들은 국내 교통정보의 정확성이 70~80%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고 특히 도로가 복잡하고 교통량이 많은 서울의 여건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들은 수집된 교통 정보나 기존의 정보를 정교하게 분석하는 알고리듬 개발에 승부수를 걸고 있습니다. 기존의 통계 데이터에서 일정한 패턴을 분석해 내 향후 교통 흐름을 예측한다거나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적용해 특정 시간의 정체 여부를 전망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내비게이션 제품도 보완할 점 많아=사실 이것은 내비게이션 업체의 연구개발 영역과도 일부 겹칩니다. 교통정보 업체에서 받은 정보를 어느 정도나 어떤 방식으로 반영해 운전자에게 최적 경로로 제시할 것이냐 하는 문제와 사실상 출발점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TPEG을 지원하는 내비게이션 제품들을 놓고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목적지로 설정을 해도 경로가 천차만별로 나타납니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어도 내비게이션 업체와 교통정보 제공 업체간에 서로 책임을 미루는 모습이 일부 보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정서 때문에 기존의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경로 안내에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하는데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자칫 사용자들의 반발을 사 내비게이션 자체의 결함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내비게이션 제품의 일부 기술적인 한계도 지적됩니다. 교통사고 등 예기치 않은 정체의 경우 이를 `유고정보` 형태로 표시할 수는 있어도 실시간으로 이 구간을 피해 가는 기능은 구현하지 못했습니다. 사고 지점과 경로안내에 필요한 좌표 정보를 일치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현존하는 대부분의 제품이 지상파 DMB와 경로안내를 분할화면으로 볼 경우 TPEG을 서비스하는 방송사가 아닌 다른 채널을 볼 경우 실시간 교통정보를 업데이트할 수 없습니다. 즉 SBS가 서비스하는 TPEG에 가입했다면 MBC 채널을 보면 실시간 교통정보를 가져올 수 없는 것입니다. DMB 칩을 두 개 장착한 일부 고가모델만 시청 채널에 상관없이 TPEG 정보를 수신할 수 있다는 것이 내비게이션 업체의 설명입니다.

△실시간 교통정보 반영 확산 추세=그러나 이런 일부 제약사항에도 불구하고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TPEG 정보를 점차 확대 반영하는 추세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국내 교통여건상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고 또 교통정보 이외에 다양한 부가정보가 함께 서비스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로 가능성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 내비게이션 업체는 시시각각 변하는 교통상황을 반영해 실시간으로 현재 경로 외에 더 좋은 경로를 추천하는 제품을 곧 출시할 예정이어서 제품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자, 그럼 앞서 녹색 표시된 도로를 따라 집을 향해 출발했던 A씨는 과연 평소보다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을까요. 3시간 걸리는 길을 TPEG을 이용해서 1시간만에 갈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지만 30분 정도만 단축해도 그 효과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80% 이상 정확성을 갖고 있다는 TPEG 실시간 교통정보가 실생활에서 그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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