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발언대] 웹 접근성은 꼭 지켜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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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11-0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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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발언대] 웹 접근성은 꼭 지켜져야
현준호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접근기획팀 부팀장


맹자는 사람은 태어날 때 착하지만 환경에 의해 악해진다는 성선설을 주장한 학자로 유명하다. 맹자는 우산지목(牛山之木)이라는 고사성어로 이를 설명했다. `우산'은 나무들이 울창해 아름다웠으나, 도끼를 활용해 나무를 마구잡이로 훼손하고 소와 양을 끌어다가 자라는 싹들을 마구 먹게 해 벌거숭이가 됐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우산이 아름다웠다는 본질을 알지 못하고, 우산은 원래 나무가 없었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산지목은 2000년 이상 지난 현재의 웹 환경을 적절히 설명할 수 있는 고사성어이다. 웹을 창시한 팀 버너스 리는 웹의 힘은 보편성에 있으며, 장애에 구애없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원래 웹은 장애인도 동등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웹사이트를 제작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할 사항을 지키지는 않은 채 도끼ㆍ소ㆍ양과 같은 새로운 기술의 무분별한 도입, 디자인 중심의 개발 등으로 우산처럼 황폐화된 것이다. 현재의 웹은 보편성이라는 본질은 없어지고, 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려운 공간이 돼버렸다.

웹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는 웹 접근성 표준을 준수한 웹사이트가 개발되고 운영돼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웹 접근성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잘못된 오해도 팽배해 있다. 우리 사이트는 장애인들이 방문하지 않는다, 우리 조직에는 장애인 직원이 한 명도 없다, 몇 명되지 않는 장애인을 위해 우리 사이트를 모두 고쳐야 하느냐와 같은 인식도 있고, 장애인을 위해 별도 페이지를 구성하거나 별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오해도 있다.

우산을 잘 관리하면 사람과 소와 양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웹 접근성을 준수하면 비장애인에게도 도움이 된다. 계단 옆에 경사로가 있어 비장애인도 무거운 짐을 들거나, 다리가 아플 경우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처럼, 웹 접근성도 처음에는 귀찮을 수 있겠으나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미지를 설명하는 대체 텍스트 제공은 이미지 검색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해 주며, 동영상에 대한 자막 제공은 동영상 검색, 외국인, 시끄럽거나 조용한 환경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웹을 우산처럼 황폐하게 만들지 않도록 웹 접근성을 준수해 모든 국민이 인터넷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따뜻한 인터넷 강국을 만드는데 동참해 주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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