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권 선임기자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로 대표되는 상큼함과 발랄함,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보여줬던 당차면서도 사랑스런 모습. 열렬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 역시 최진실씨의 연기에 울고 웃었던 수많은 팬들 중 한 명이었다. 그의 결혼 생활이 순탄했다면, 그래도 그처럼 극단적 선택을 하였을까. 그의 죽음은 결혼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도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욕설과 비방, 저주가 범람하는 우리의 인터넷 공간을 돌아보게 한 점이다. 근거도 없는 악성 댓글을 달고, 또 이를 유포하는 자들은 도대체 어떤 정신상태를 갖고 있을까. 명예훼손을 넘어 `인격 살인'까지 다반사로 벌어지는 인터넷 공간의 폐해를 방지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우리는 그 해법을 논하기 전에 먼저 왜 자꾸 인터넷 댓글이 문제가 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 댓글은 네티즌들을 피동적 존재에서 능동적 존재로 바꿨다는 점에서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성 언론이 제공해주는 것을 받기만 하던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하고 자유롭게 여론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게 하나 빠졌다. 기존 언론에는 있지만 인터넷 댓글에는 없는 것, 바로 데스킹 기능이다. 언론인의 꿈을 안고 운 좋게 들어간 신문사 또는 방송사에서 제일 먼저 당하는 일은 무참히 깨지는 것이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직접 취재한 사실인지, 혹시 이 기사로 인해 억울하게 피해 받을 사람이나 조직은 없는지, 있다면 그들에게 반론의 기회는 제공했는지, 문장에서 주어와 술어는 제대로 조응하는지, 이름과 숫자는 제대로 썼는지, 기사 구성은 제대로 됐는지, 현 시점에서 적절한 기사인지 등등 챙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렇게 따져가며 기사를 써서 몇 단계 데스킹 과정을 거쳐도 오보가 나기 마련이다. 심한 경우에는 언론중재위원회, 법원에도 불려다닌다.
그렇다면 인터넷 댓글은? 그리고 지금 대세를 이루고 있는 블로그, 카페 등 `1인 미디어'는? 당연히 그런 기능이 없다. 초딩이든 중딩이든 모니터 앞에서 자판만 두드리면 된다. 이렇게 쓴 글이 여과장치 없이 바로 인터넷의 바다로 흘러든다. 그 중 일부는 익명성의 그늘에 숨어 쓴 허위ㆍ비방의 글들이고, 독성 강한 이런 글들이 멀쩡한 연예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죽음까지는 아니더라도 심하게 모욕당한 연예인도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연예인만 대상이 되는 게 아니다. 대중에 노출된 사람은 전부 잠재적 피해자들이라고 보면 된다. 마녀사냥도 이런 마녀사냥이 없다.
지금 국회는 정부ㆍ여당이 내놓은 사이버 모욕죄 신설, 인터넷 실명제 확대 등의 인터넷 규제 방안을 놓고 뜨거운 설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게 근본적 대책이 될 수는 없다. 해법은 인터넷에 최소한도의 필터링 기능을 마련하는 것. 네티즌들이 글이나 사진, 동영상을 올릴 때 한번 더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내 글이 사실에 기반한 것일까, 내 글로 인해 타인의 권리가 침해되지는 않을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심한 경우 민ㆍ형사상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올린 글이 문제되면 바로 시정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가동해야 한다. 악플을 없애자며 선플 달기 운동을 벌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터넷에 여과기능이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지독한 감정의 배설물들이 인터넷의 바다를 더럽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게 인터넷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인터넷 강국을 이루는 길이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로 대표되는 상큼함과 발랄함,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보여줬던 당차면서도 사랑스런 모습. 열렬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 역시 최진실씨의 연기에 울고 웃었던 수많은 팬들 중 한 명이었다. 그의 결혼 생활이 순탄했다면, 그래도 그처럼 극단적 선택을 하였을까. 그의 죽음은 결혼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도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욕설과 비방, 저주가 범람하는 우리의 인터넷 공간을 돌아보게 한 점이다. 근거도 없는 악성 댓글을 달고, 또 이를 유포하는 자들은 도대체 어떤 정신상태를 갖고 있을까. 명예훼손을 넘어 `인격 살인'까지 다반사로 벌어지는 인터넷 공간의 폐해를 방지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우리는 그 해법을 논하기 전에 먼저 왜 자꾸 인터넷 댓글이 문제가 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 댓글은 네티즌들을 피동적 존재에서 능동적 존재로 바꿨다는 점에서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성 언론이 제공해주는 것을 받기만 하던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하고 자유롭게 여론을 조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게 하나 빠졌다. 기존 언론에는 있지만 인터넷 댓글에는 없는 것, 바로 데스킹 기능이다. 언론인의 꿈을 안고 운 좋게 들어간 신문사 또는 방송사에서 제일 먼저 당하는 일은 무참히 깨지는 것이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직접 취재한 사실인지, 혹시 이 기사로 인해 억울하게 피해 받을 사람이나 조직은 없는지, 있다면 그들에게 반론의 기회는 제공했는지, 문장에서 주어와 술어는 제대로 조응하는지, 이름과 숫자는 제대로 썼는지, 기사 구성은 제대로 됐는지, 현 시점에서 적절한 기사인지 등등 챙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렇게 따져가며 기사를 써서 몇 단계 데스킹 과정을 거쳐도 오보가 나기 마련이다. 심한 경우에는 언론중재위원회, 법원에도 불려다닌다.
그렇다면 인터넷 댓글은? 그리고 지금 대세를 이루고 있는 블로그, 카페 등 `1인 미디어'는? 당연히 그런 기능이 없다. 초딩이든 중딩이든 모니터 앞에서 자판만 두드리면 된다. 이렇게 쓴 글이 여과장치 없이 바로 인터넷의 바다로 흘러든다. 그 중 일부는 익명성의 그늘에 숨어 쓴 허위ㆍ비방의 글들이고, 독성 강한 이런 글들이 멀쩡한 연예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죽음까지는 아니더라도 심하게 모욕당한 연예인도 부지기수다. 그렇다고 연예인만 대상이 되는 게 아니다. 대중에 노출된 사람은 전부 잠재적 피해자들이라고 보면 된다. 마녀사냥도 이런 마녀사냥이 없다.
지금 국회는 정부ㆍ여당이 내놓은 사이버 모욕죄 신설, 인터넷 실명제 확대 등의 인터넷 규제 방안을 놓고 뜨거운 설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게 근본적 대책이 될 수는 없다. 해법은 인터넷에 최소한도의 필터링 기능을 마련하는 것. 네티즌들이 글이나 사진, 동영상을 올릴 때 한번 더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내 글이 사실에 기반한 것일까, 내 글로 인해 타인의 권리가 침해되지는 않을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심한 경우 민ㆍ형사상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올린 글이 문제되면 바로 시정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가동해야 한다. 악플을 없애자며 선플 달기 운동을 벌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터넷에 여과기능이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지독한 감정의 배설물들이 인터넷의 바다를 더럽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게 인터넷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인터넷 강국을 이루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