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는 보약 아닌 독약, 중기 피해 보상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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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는 보약 아닌 독약, 중기 피해 보상 나서야"
환헤지피해대책위 '중도해지 허용' 등 촉구


"보약인줄 알고 먹었는데 독약이었다"

은행의 무리한 가입 요구로 `키코(KIKO)' 계약을 맺었다가 급격한 환율상승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 기업들로 구성된 `환헤지피해기업공동대책위원회'의 정석현 위원장은 25일 `키코'를 이렇게 비유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가진 중소기업 금융안정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일부 은행은 키코 손실을 대출로 전환했다가 다시 대출상환을 촉구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어처구니없는 사실을 소개한 뒤 "은행들이 이 상품을 얼마나 판매했고 기대수익을 얼마나 올리려고 했는지, 이 상품이 외국의 어느 투자기관으로부터 들어왔고 수익이 어느 곳으로 돌아갔는지 등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계가 지난해 말 이후 은행의 공격적인 `키코' 판매에 따른 피해와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급속한 신용경색과 이로 인한 도산 우려로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키코에 가입한 다수의 건전한 기업들이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흑자 도산을 맞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으로 집단적인 패닉상태에 빠져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즉각적인 `중소기업 금융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최근 중앙회의 조사결과 중소기업의 82%가 `현재의 금융시장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또 미국발 금융위기가 경영에 크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8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환율이 1200원선까지 오르게 되면 68.6%의 기업이 키코로 인해 부도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은행이 파생상품을 판매하면서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설명했다면 이 상품에 가입한 기업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며 "은행이 기업의 손실확대를 가져온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은행은 키코 등 파생상품이 환헤지 상품으로 적합하지 않은데도 수출액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되는 우량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했다"며 "이는 `녹인(Knock-in)' 구간을 상회할 경우 이들 기업이 상환능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업체를 선정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회장은 특히 "홍콩의 외국계 은행 임원에게 자문해보니 외국에서는 파생상품 판매시 통상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고지 사실을 녹음할 정도로 고지 의무가 강하다"며 해외 사례를 전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키코 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으로 △중도해지를 허용할 것 △긴급 구제금융을 투입해 거래대금을 무담보 장기대출로 전환해 줄 것 △한시적인 외화대출을 허용해 줄 것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금융안정을 위해서는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회수 자제 △한국은행의 총액대출한도 증액 △신용보증 확대 △정책자금의 만기상환 유예 및 지원확대 등을 요청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제조업체 145개사를 대상으로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영향을 미칠 부문으로(복수응답) `은행 자금조달 곤란'(63.4%)과 `내수감소'(62.6%), `판매대금 회수지연'(60.2%) 등을 꼽았으며 현재 느끼는 자금난에 대해 70% 정도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또 키코 피해와 관련해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를 경우 키코 가입기업 중 70% 정도가 부도위험(부채상환계수를 활용한 측정)에 처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기술력을 갖추고 수출을 하는 건실한 기업으로 이들 기업과 수위탁 관계에 있는 기업수가 모두 9000여개사에 달해 부도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현기자 psh21@

◇사진설명 :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금융안정 촉구 긴급기자회견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오른쪽)이 자유로운 중도해지, 긴급 구제금융 투입 등의 구제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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