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에 발목 잡힌 IT기기…기존기술 조립 수준 '로열티 신세'
"국내 IT기기 업체들이 핵심기술에 투자하지 않고 있어 유통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IT제조업체도 핵심기술 없이 기존 기술을 조립하는 수준에 그쳐 수익 중 상당수를 로열티로 내는 상황입니다."
제품 팔아 특허업체 배불리는 꼴…정책지원 시급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 3일(현지시각) 끝난 2008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전시회에 다녀온 한 중소기업 대표는 7일 이렇게 말했다.
이처럼 국내 IT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특허 때문에 영향을 받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국내 IT업체들은 대부분 특허에 관한 지식이 없어 특허 행사 업체들에게 속수무책인 것은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IFA 전시회에서도 독일 당국은 특허권 침해 제품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여 한국 업체를 비롯한 참가업체들의 일부 내비게이션 제품을 압수했다. 독일 당국은 지난 3월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CeBIT) 전시회에서도 특허권 침해 단속을 벌여 물품을 압수한 바 있다.
현재 소비자대상 제품 중 국내 업체들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노트북PC 관련 일부 특허를 가지고 있지만 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허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허 없는 MP3플레이어 종주국 한국=우리 기업이 탄생시킨 MP3플레이어가 10주년을 맞고 있지만, 현재 국내 MP3플레이어 관련 특허는 해외업체로 넘어간 상황이다.
엠피맨닷컴이 가지고 있던 MP3플레이어 원천 특허는 지난 2006년 1월 레인콤이 시그마텔에 넘겼으며, 당시 국내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이 속해있던 한국포터블오디오기기협회(KPAC) 회원사에게는 특허를 문제삼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재 MP3플레이어 업체 중 KPAC 소속업체는 레인콤과 코원시스템 등 몇 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당시 KPAC 회원사가 아니었던 업체들은 잠재적인 특허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현재 시그마텔은 자사 칩셋을 사용하지 않는 중국업체들을 중심으로 특허권을 주장하고 있으나, 그 화살이 국내 업체들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또 불과 몇 년전만 해도 MP3 파일 재생기능은 MP3플레이어에서만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IT기기 부가기능으로 전자사전, 내비게이션, PMP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되고 있어 이부문에서도 특허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
◇제품 판매해 특허 업체의 배만 불리는 꼴=국내 내비게이션 및 PMP업체들의 경우 제품 하나를 만들 때 상당부분이 라이선스 비용으로 나간다. 정작 제품을 판매해도 수익은 특허업체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예를 들어 PMP 한 대를 생산하는 데 있어 디빅스, 돌비 5.1, DTS 등의 특허료를 비롯해 윈도CE, 아크로뱃리더 등 프로그램 관련 비용이 원가에서 약 20~30%를 차지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업계의 추산이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의 경우 비싼 로열티를 감당하지 못해, 생산대수를 줄여서 판매하거나 로고를 사용하지 않고 해당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한 PMP 업체 담당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여러 가지 기능을 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특허 및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데 제 값을 다내고 사용하는 업체는 아마도 없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대부분 업체들이 판매 대수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허 문제에 대한 대응은 더욱 허술한 실정이다. 법률팀과 법률자문기관 등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해 해당기업이 특허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해외업체 특허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IT정보기기 업체들은 허울만 좋은 3D업종"이라며 "중소기업 육성차원에서 특허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며, 더 나아가 원천특허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토양 마련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IT기기 업체들이 핵심기술에 투자하지 않고 있어 유통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IT제조업체도 핵심기술 없이 기존 기술을 조립하는 수준에 그쳐 수익 중 상당수를 로열티로 내는 상황입니다."
제품 팔아 특허업체 배불리는 꼴…정책지원 시급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 3일(현지시각) 끝난 2008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전시회에 다녀온 한 중소기업 대표는 7일 이렇게 말했다.
이처럼 국내 IT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특허 때문에 영향을 받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국내 IT업체들은 대부분 특허에 관한 지식이 없어 특허 행사 업체들에게 속수무책인 것은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IFA 전시회에서도 독일 당국은 특허권 침해 제품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여 한국 업체를 비롯한 참가업체들의 일부 내비게이션 제품을 압수했다. 독일 당국은 지난 3월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CeBIT) 전시회에서도 특허권 침해 단속을 벌여 물품을 압수한 바 있다.
현재 소비자대상 제품 중 국내 업체들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노트북PC 관련 일부 특허를 가지고 있지만 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허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허 없는 MP3플레이어 종주국 한국=우리 기업이 탄생시킨 MP3플레이어가 10주년을 맞고 있지만, 현재 국내 MP3플레이어 관련 특허는 해외업체로 넘어간 상황이다.
엠피맨닷컴이 가지고 있던 MP3플레이어 원천 특허는 지난 2006년 1월 레인콤이 시그마텔에 넘겼으며, 당시 국내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이 속해있던 한국포터블오디오기기협회(KPAC) 회원사에게는 특허를 문제삼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재 MP3플레이어 업체 중 KPAC 소속업체는 레인콤과 코원시스템 등 몇 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당시 KPAC 회원사가 아니었던 업체들은 잠재적인 특허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현재 시그마텔은 자사 칩셋을 사용하지 않는 중국업체들을 중심으로 특허권을 주장하고 있으나, 그 화살이 국내 업체들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또 불과 몇 년전만 해도 MP3 파일 재생기능은 MP3플레이어에서만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IT기기 부가기능으로 전자사전, 내비게이션, PMP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되고 있어 이부문에서도 특허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
◇제품 판매해 특허 업체의 배만 불리는 꼴=국내 내비게이션 및 PMP업체들의 경우 제품 하나를 만들 때 상당부분이 라이선스 비용으로 나간다. 정작 제품을 판매해도 수익은 특허업체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예를 들어 PMP 한 대를 생산하는 데 있어 디빅스, 돌비 5.1, DTS 등의 특허료를 비롯해 윈도CE, 아크로뱃리더 등 프로그램 관련 비용이 원가에서 약 20~30%를 차지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업계의 추산이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의 경우 비싼 로열티를 감당하지 못해, 생산대수를 줄여서 판매하거나 로고를 사용하지 않고 해당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한 PMP 업체 담당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여러 가지 기능을 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특허 및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데 제 값을 다내고 사용하는 업체는 아마도 없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대부분 업체들이 판매 대수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허 문제에 대한 대응은 더욱 허술한 실정이다. 법률팀과 법률자문기관 등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따라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해 해당기업이 특허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해외업체 특허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IT정보기기 업체들은 허울만 좋은 3D업종"이라며 "중소기업 육성차원에서 특허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며, 더 나아가 원천특허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토양 마련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