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화 3년… 힘얻는 '개방' 목소리
"국내산업 보호" "글로벌 경쟁력 약화" 아직은 의견차 팽팽
'무선인터넷 기술독립' 성과 불구
정부 주도ㆍ내수형 플랫폼 '한계'
방통위 정책 재검토에 업계 촉각
한국형 무선인터넷플랫폼 위피(WIPI) 의무화 정책이 최근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2005년 위무화가 시작된 위피는 한국 무선인터넷 서비스 산업 발전을 이끈 동시에 외산단말기의 진입장벽 역할을 함으로써 국내 휴대폰업계가 세계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위피는 국내 소비자들의 휴대폰 선택권을 제한하고 국내 콘텐츠, 서비스 산업의 글로벌화를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외산단말기를 국내 도입하려는 일부 이통사들은 이 기회에 위피라는 족쇄에서 벗어나 세계화에 나서야한다고 부르짖고있습니다.
반면 중소 콘텐츠(CP)ㆍ솔루션 업체들과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현 시점에서 위피 개방은 시기상조인데다 자칫 국내 이동통신산업의 주도권을 해외업체들에 내주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며 극도의 경계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국내 이통산업 `버팀목'이 됐던 위피=위피는 휴대폰에서 모바일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미들웨어입니다. 위피가 등장하기 전에는 이통사마다 각각 다른 미들웨어 플랫폼을 사용해 번거로웠습니다. 게다가 퀄컴같은 해외 플랫폼업체에도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했습니다.
위피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위피는 이통 3사마다 제각각인 플랫폼을 통일해 단말기 제조비용 및 시간을 줄이고, 콘텐츠 업체들은 3사 호환되는 상품으로 매출을 높여 이통사들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5년 4월부터 의무화됐습니다. 이후 출시되는 모든 휴대폰에는 위피가 의무적으로 탑재됩니다. 위피 등장으로 국내 무선인터넷 플랫폼 기술독립을 이뤘다는 게 가장 큰 성과입니다. 심비안이나 윈도 모바일, 브루 등 외산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게된 것입니다.
게다가 취약했던 국내 휴대폰 산업이 위피가 쳐놓은 울타리 아래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됐습니다. 위피기술이 없는 외산 단말기 업체들은 한국화(위피탑재)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비용대비 효과가 적은 국내 시장에 진입이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위피의 장점들은 최근 퇴색하는 분위기입니다. 위피가 기술독립의 상징으로 부각된 것은 사실이나 해외 플랫폼들이 각종 운영체제를 통합하며 발전하는 것과 달리 정부주도형이자 내수형 플랫폼이라는 한계 때문에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위피는 저사양 범용 단말기에 특정 콘텐츠나 서비스를 구동하기 위한 목적인 탓에 첨단 스마트폰이나 멀티미디어폰에 대한 대응력이 뒤집니다. 최근 주요 휴대폰 CPU 성능은 초기 PC수준으로 발전했고 디스플레이나 메모리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휴대폰에서 오피스와 같은 사무용 애플리케이션까지 구동하게되면서 소형 콘텐츠나 서비스를 위해 설계된 위피의 입지가 좁은 것은 당연합니다. 게다가 최근 해외 플랫폼들은 개방화를 단행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습니다. 노키아가 주도하는 심비안 재단이나 립스(LIPS)와 통합한 리모(LIMO) 등 리눅스,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이 대표적입니다.
◇위피 의무화, 유지냐 폐지냐=위피 의무화 폐지론에 불을 지핀 것은 SK텔레콤과 KTF가 노키아, 소니에릭슨, 애플 등 외산단말기 도입협상을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이통사들은 외산단말기를 통해 국내 제조사들을 견제하고 단말기 공급가를 인하하려는 속셈입니다. 때문에 외산단말기 도입에 걸림돌이 되는 위피 의무화 폐지 또는 개방을 방통위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통사들은 나아가 위피가 소비자 단말기 선택권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어왔고 국내 콘텐츠나 솔루션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장애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무선인터넷 솔루션 및 콘텐츠 업체들은 성급한 위피폐지는 국내 콘텐츠 및 솔루션 산업의 붕괴를 의미하며 외산 콘텐츠 서비스 모델의 동반진입으로 이통산업의 일부를 해외에 내줄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게다가 무선인터넷 콘텐츠 업계가 어려워진 것은 이통사들이 폐쇄적인 솔루션업체 줄 세우기 정책 때문이지 위피 때문은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국내 단말기 업체들도 이미 내년까지 이통사에 대한 제품개발 공급 계획이 짜여진 상황에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위피폐지를 유예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주장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위피의 글로벌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사실인데다 국내 무선인터넷 서비스 및 콘텐츠 업체들의 경쟁력강화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당위성이 점차 공감대를 얻고 있는 만큼, 위피정책을 재검토해 단계적으로 개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국내산업 보호" "글로벌 경쟁력 약화" 아직은 의견차 팽팽
'무선인터넷 기술독립' 성과 불구
정부 주도ㆍ내수형 플랫폼 '한계'
방통위 정책 재검토에 업계 촉각
한국형 무선인터넷플랫폼 위피(WIPI) 의무화 정책이 최근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2005년 위무화가 시작된 위피는 한국 무선인터넷 서비스 산업 발전을 이끈 동시에 외산단말기의 진입장벽 역할을 함으로써 국내 휴대폰업계가 세계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위피는 국내 소비자들의 휴대폰 선택권을 제한하고 국내 콘텐츠, 서비스 산업의 글로벌화를 저해하는 요인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외산단말기를 국내 도입하려는 일부 이통사들은 이 기회에 위피라는 족쇄에서 벗어나 세계화에 나서야한다고 부르짖고있습니다.
반면 중소 콘텐츠(CP)ㆍ솔루션 업체들과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현 시점에서 위피 개방은 시기상조인데다 자칫 국내 이동통신산업의 주도권을 해외업체들에 내주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며 극도의 경계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국내 이통산업 `버팀목'이 됐던 위피=위피는 휴대폰에서 모바일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미들웨어입니다. 위피가 등장하기 전에는 이통사마다 각각 다른 미들웨어 플랫폼을 사용해 번거로웠습니다. 게다가 퀄컴같은 해외 플랫폼업체에도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했습니다.
위피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위피는 이통 3사마다 제각각인 플랫폼을 통일해 단말기 제조비용 및 시간을 줄이고, 콘텐츠 업체들은 3사 호환되는 상품으로 매출을 높여 이통사들이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5년 4월부터 의무화됐습니다. 이후 출시되는 모든 휴대폰에는 위피가 의무적으로 탑재됩니다. 위피 등장으로 국내 무선인터넷 플랫폼 기술독립을 이뤘다는 게 가장 큰 성과입니다. 심비안이나 윈도 모바일, 브루 등 외산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게된 것입니다.
게다가 취약했던 국내 휴대폰 산업이 위피가 쳐놓은 울타리 아래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됐습니다. 위피기술이 없는 외산 단말기 업체들은 한국화(위피탑재)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비용대비 효과가 적은 국내 시장에 진입이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위피의 장점들은 최근 퇴색하는 분위기입니다. 위피가 기술독립의 상징으로 부각된 것은 사실이나 해외 플랫폼들이 각종 운영체제를 통합하며 발전하는 것과 달리 정부주도형이자 내수형 플랫폼이라는 한계 때문에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위피는 저사양 범용 단말기에 특정 콘텐츠나 서비스를 구동하기 위한 목적인 탓에 첨단 스마트폰이나 멀티미디어폰에 대한 대응력이 뒤집니다. 최근 주요 휴대폰 CPU 성능은 초기 PC수준으로 발전했고 디스플레이나 메모리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휴대폰에서 오피스와 같은 사무용 애플리케이션까지 구동하게되면서 소형 콘텐츠나 서비스를 위해 설계된 위피의 입지가 좁은 것은 당연합니다. 게다가 최근 해외 플랫폼들은 개방화를 단행하면서 덩치를 키우고 있습니다. 노키아가 주도하는 심비안 재단이나 립스(LIPS)와 통합한 리모(LIMO) 등 리눅스,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이 대표적입니다.
◇위피 의무화, 유지냐 폐지냐=위피 의무화 폐지론에 불을 지핀 것은 SK텔레콤과 KTF가 노키아, 소니에릭슨, 애플 등 외산단말기 도입협상을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이통사들은 외산단말기를 통해 국내 제조사들을 견제하고 단말기 공급가를 인하하려는 속셈입니다. 때문에 외산단말기 도입에 걸림돌이 되는 위피 의무화 폐지 또는 개방을 방통위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통사들은 나아가 위피가 소비자 단말기 선택권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어왔고 국내 콘텐츠나 솔루션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장애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무선인터넷 솔루션 및 콘텐츠 업체들은 성급한 위피폐지는 국내 콘텐츠 및 솔루션 산업의 붕괴를 의미하며 외산 콘텐츠 서비스 모델의 동반진입으로 이통산업의 일부를 해외에 내줄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게다가 무선인터넷 콘텐츠 업계가 어려워진 것은 이통사들이 폐쇄적인 솔루션업체 줄 세우기 정책 때문이지 위피 때문은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국내 단말기 업체들도 이미 내년까지 이통사에 대한 제품개발 공급 계획이 짜여진 상황에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위피폐지를 유예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주장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위피의 글로벌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사실인데다 국내 무선인터넷 서비스 및 콘텐츠 업체들의 경쟁력강화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라는 당위성이 점차 공감대를 얻고 있는 만큼, 위피정책을 재검토해 단계적으로 개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