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유료화 안하면 법적 절차"
케이블업계 "말도 안돼…절대불가"
IPTV "가격만 맞으면 수용하겠다"
IPTV 상용화를 앞두고 지상파방송 재송신 유료화가 유료방송 시장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상파방송사들이 IPTV에 이어 케이블방송에도 재송신을 유료화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무료 보편 서비스를 지향하는 지상파방송 콘텐츠를 재송신하는데 유료화가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상파방송 재송신을 유료화할 경우 적정한 가격은 어느 정도까지인지에 대해서도 사업자간 인식차이가 커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지상파 콘텐츠 유료화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지난 18일 한국방송협회가 `지상파방송 실시간 재송신 중지 요청' 공문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발송하면서 촉발됐다. 한국방송협회는 공문에서 KBS, MBC, SBS, EBS 등 회원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케이블방송 가입자에 대한 지상파 디지털방송 실시간 재송신 행위를 금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무료로 재송신하던 디지털방송에 대해서 유료화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국방송협회는 케이블방송 업계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법무법인을 통해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실시간 재송신 유료화 방침에 대해 케이블방송 업계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아날로그 방송에서 난시청 해소와 무료 보편적 서비스의 확대 차원에서 케이블을 통해 무료 재송신했던 것인데, 디지털방송이라고 해서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 케이블업계의 입장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KT, 하나로텔레콤 등 IPTV사업자와의 지상파 방송 재전송 문제도 난항을 겪고 있다. IPTV 사업자들은 `금액만 맞으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양 진영간 입장차이가 워낙 커서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상파방송사의 콘텐츠 유료 전환과 관련해 학자들은 다소 의견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KBS1과 EBS는 유료화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대부분 의견을 같이한다.
이화여대 유의선 교수는 "KBS1과 EBS는 일정부분 수신료로 운영되고 있고 공영성 차원에서 국가가 재송신을 의무화하기 때문에 재송신에 대해 저작권을 요구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KBS1과 EBS는 케이블이나 IPTV에서 모두 의무 재송신 채널이다.
KBS2, MBC, SBS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에 따라 견해 차이가 있다. 성균관대 권상희 교수는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지향하는 공영방송의 콘텐츠는 무료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MBC의 경우 소유구조가 공영방송이고 SBS도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영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유의선 교수는 "대가를 산정할 때는 프로그램의 저작권 측면뿐 아니라 광고 커버리지의 확대 효과와 지상파방송의 공익적 역할을 함께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상파방송 재송신 유료화를 둘러싼 케이블과 지상파방송간 갈등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방송은 아직까지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단계이다. 또한 양측이 극단으로 대립했을 때 시청자를 볼모로 삼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측이 협력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북대 김승수 교수는 "지상파방송의 디지털화라는 새로운 상황에서 케이블과 지상파가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당장 해답을 찾기 보다는 3∼5년의 긴 안목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PTV-지상파방송사간 관계는 케이블-지상파와는 입장이 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상파방송사와 케이블은 서로를 필요로하고 있고, 힘의 균형도 대등하다. 하지만 IPTV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위성DMB와 디지털 위성방송에서 MBC가 재송신을 유료화 했듯이, IPTV에서도 어느 정도 진통이 있겠지만 결국 재송신 유료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IPTV에서는 유료화 자체가 아니라 `적정 가격'이 쟁점이 되고 있다. IPTV 사업자도 적정한 대가를 전제로 지상파 재송신 유료화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지상파방송사들이 가격을 올리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끌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책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 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IPTV 조기 활성화를 위해 언제까지 팔짱을 끼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업계 "말도 안돼…절대불가"
IPTV "가격만 맞으면 수용하겠다"
IPTV 상용화를 앞두고 지상파방송 재송신 유료화가 유료방송 시장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상파방송사들이 IPTV에 이어 케이블방송에도 재송신을 유료화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무료 보편 서비스를 지향하는 지상파방송 콘텐츠를 재송신하는데 유료화가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상파방송 재송신을 유료화할 경우 적정한 가격은 어느 정도까지인지에 대해서도 사업자간 인식차이가 커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지상파 콘텐츠 유료화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지난 18일 한국방송협회가 `지상파방송 실시간 재송신 중지 요청' 공문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발송하면서 촉발됐다. 한국방송협회는 공문에서 KBS, MBC, SBS, EBS 등 회원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케이블방송 가입자에 대한 지상파 디지털방송 실시간 재송신 행위를 금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무료로 재송신하던 디지털방송에 대해서 유료화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국방송협회는 케이블방송 업계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법무법인을 통해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실시간 재송신 유료화 방침에 대해 케이블방송 업계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아날로그 방송에서 난시청 해소와 무료 보편적 서비스의 확대 차원에서 케이블을 통해 무료 재송신했던 것인데, 디지털방송이라고 해서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 케이블업계의 입장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KT, 하나로텔레콤 등 IPTV사업자와의 지상파 방송 재전송 문제도 난항을 겪고 있다. IPTV 사업자들은 `금액만 맞으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양 진영간 입장차이가 워낙 커서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상파방송사의 콘텐츠 유료 전환과 관련해 학자들은 다소 의견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KBS1과 EBS는 유료화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대부분 의견을 같이한다.
이화여대 유의선 교수는 "KBS1과 EBS는 일정부분 수신료로 운영되고 있고 공영성 차원에서 국가가 재송신을 의무화하기 때문에 재송신에 대해 저작권을 요구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KBS1과 EBS는 케이블이나 IPTV에서 모두 의무 재송신 채널이다.
KBS2, MBC, SBS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에 따라 견해 차이가 있다. 성균관대 권상희 교수는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지향하는 공영방송의 콘텐츠는 무료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MBC의 경우 소유구조가 공영방송이고 SBS도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영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유의선 교수는 "대가를 산정할 때는 프로그램의 저작권 측면뿐 아니라 광고 커버리지의 확대 효과와 지상파방송의 공익적 역할을 함께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상파방송 재송신 유료화를 둘러싼 케이블과 지상파방송간 갈등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방송은 아직까지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단계이다. 또한 양측이 극단으로 대립했을 때 시청자를 볼모로 삼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측이 협력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북대 김승수 교수는 "지상파방송의 디지털화라는 새로운 상황에서 케이블과 지상파가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당장 해답을 찾기 보다는 3∼5년의 긴 안목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IPTV-지상파방송사간 관계는 케이블-지상파와는 입장이 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상파방송사와 케이블은 서로를 필요로하고 있고, 힘의 균형도 대등하다. 하지만 IPTV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위성DMB와 디지털 위성방송에서 MBC가 재송신을 유료화 했듯이, IPTV에서도 어느 정도 진통이 있겠지만 결국 재송신 유료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IPTV에서는 유료화 자체가 아니라 `적정 가격'이 쟁점이 되고 있다. IPTV 사업자도 적정한 대가를 전제로 지상파 재송신 유료화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지상파방송사들이 가격을 올리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끌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책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 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IPTV 조기 활성화를 위해 언제까지 팔짱을 끼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