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기술자 신고제 논란 해결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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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산정방식 모호… 수수료도 불만

학위통한 경력자 사실상 신고 의무화
1년 경력관리에 4만원…"장삿속" 비난
공공프로젝트 인건비 둘러싼 신경전 해석



[상]쟁점은 뭔가

내달 시행 예정인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특히 이번에 새로 도입되는 SW기술자 신고제는 학경력 폐지 문제와 맞물려 이해 당사자들의 첨예한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SW기술자 신고제 도입 취지와 논쟁사항, 문제점을 점검한다.

지난 달 21일 지식경제부는 SW산업진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SW 사업 하도급 사전승인제 시행, 과업변경심의위원회 운영, SW기술자 신고제 도입 등 세 가지. 정부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불공정ㆍ다단계 하도급의 폐해가 줄고 중소SW기업의 사업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SW기술자 신고제가 시행되면 SW업체의 잦은 폐업으로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던 중소SW기술자들이 상당 부분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구상은 시행 방안을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IT서비스 업체들은 실효성이 없는 규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까지 SW기술자 신고제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 SW기술자가 지식경제부 장관이 정하는 기관에 학력과 근무경력, 프로젝트 내역 등을 신고하면 해당 기관이 이 기록을 검증해 보관하고 경력 증명이 필요할 때 경력확인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기본원칙만 나온 상태다.

가장 큰 논쟁거리는 SW기술자 신고의 의무화 여부. 개정안은 표면적으로 원하는 SW기술자만 신고하도록 했으나 학위를 통해 경력을 인정받던 기술자는 신고를 해야만 사업대가 등급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의무화했다는 게 IT서비스 업체들의 주장이다.

IT서비스 업체들은 제도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SW 기술자 업무 체계에 대한 명확한 분류 기준도 없는 현실에서, SW기술자 신고제는 단순한 경력 기록 보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SW기술자 신고제는 학ㆍ경력이 폐지된 건축이나 전기분야의 제도에서 빌어온 것이다. 개정안에 포함된 SW기술자 신고 신청서도 이들 업종의 서식을 차용해 만들어졌다. 현재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에서 SW기술자 직무체계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이지만 올해 말에나 그 결과가 나올 예정이어서 당분간은 기획, 구축, 관리 등 기본적인 업무 구분만으로 기재해 신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프리랜서 IT기술자의 경력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IT기술자의 업무가 변경되거나 새로운 직무가 등장하는 경우, 내용에 대한 검증 등 신고 내용과 방법을 둘러싼 우려도 크다.

경력관리 기관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도 논란거리다. 개정안에 따르면 1년 경력관리 수수료는 4만원이고 경력확인서는 1부당 5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IT서비스 업체들은 SW기술자 신고를 의무화하면 연간 75~100억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중소SW기술자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워 수수료 장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결정된 수수료는 올해 1만명 정도 등록하는 것은 전제로 시스템 구축과 관리비용을 역산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신고제가 시행되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규모 등록은 수수료를 깍아주는 등 다양한 할인제도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과 신고기관 운영 등을 위해 올해 5억원 등 3~4년간 일정 부분 국고를 투입할 예정이지만 SW기술자 신고제는 기본적으로 수익자 부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이번 논쟁의 배경에 사업대가 산정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공공 프로젝트의 인건비 사업대가 산정은 IT서비스 업체들이 제시하는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업체가 투입인력의 경력이나 프로젝트 경험, 학력 관련 자료를 제공하면 정부는 이를 근거로 특급, 고급, 중급, 초급 등의 인건비를 결정한다. 계약서에 거짓내용에 대한 민ㆍ형사상의 책임 조항이 있지만 그동안 검증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지난 2006년 3월에 정통부, 조달청 등이 공동 작성한 `SW공공구매 혁신방안'에는 이런 내용이 고스란히 포함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SW사업 투입인력에 대한 발주기관의 신뢰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으며 "SW기술인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 인력의 등급과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SW기술인력 신고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사업대가 재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데 IT서비스 업체들이 자체 인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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