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복제 방지' '실적 극대화'
한국 독자 국가코드 채택ㆍ큐브와 호환 기능 삭제
해적판 막고 기존 구입자 한국 버전 재구입 유도
국가코드 해킹땐 정품 구입자 역차별 가능성 우려
■ [이군의 게임산책] 닌텐도 `위` 국내 정식 발매
현 비디오게임 시장의 3대 강자 중 하나인 닌텐도의 `위(Wii)'가 국내에 정식 발매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제까지의 비디오 게임기와는 다르게 한국만의 독자적인 국가코드를 부여함으로써 정식 발매 소프트웨어만 구동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위 이전의 닌텐도 게임기인 `게임큐브와'의 호환 기능 역시 삭제하겠다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이미 `닌텐도DS라이트(이하 NDSL)'에서 하드웨어 판매는 성공했으나 소프트웨어 판매는 실패한 전력이 있는 닌텐도코리아인 만큼, 소프트웨어 매출의 두 가지 걸림돌인 해외 수입 게임과 불법복제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의 존재 목적이 이익의 극대화임은 말 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다만, 과연 이러한 전략이 이익의 극대화를 끌어낼 수 있을까, 오히려 적은 것을 얻기 위해서 너무 많은 것을 희생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독자 국가코드를 채택했다는 것은, 플랫폼 홀더(여기서는 간단하게 하드웨어 제작 업체라고 생각하면 된다) 측에서 유통하는 게임만을 즐기게 하겠다는 것이다.
초창기 비디오 게임기에는 이러한 국가코드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비디오게임 시장이 점점 커지게 되면서 국가 별 라인업이나 가격 정책 등의 차이가 생기게 됨에 따라 크게 미주ㆍ일본ㆍ유럽 시장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유통되는 게임만 즐길 수 있는 국가코드를 삽입하게 된 것이다.
단, 이러한 독자 국가코드 채택에는 조금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독자 국가코드 채택은 크게 두 가지를 노린 결정으로 볼 수 있다. 먼저 미국이나 일본 버전의 위를 구입한 사용자들이 한국 게임을 즐길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기존 해외 버전의 구입자들의 한국 버전 위 재구입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한국 버전 위 구입자들에게는 한국 게임만 즐길 수 있게 함으로써 닌텐도코리아의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것 역시 노림수다. 이제까지의 닌텐도코리아가 내놓았던 뛰어난 한글화 소프트웨어들을 생각해 본다면 상당히 자신감 있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과연 국내 시장에의 충분한 소프트웨어 공급이 이루어질까 하는 점이다. 같은 한글화라고 하더라도, 그 소요 비용은 NDSL보다 훨씬 높아진다. 여기에 초기 하드웨어 보급률, 10만대 이상으로 추산되는 기존 해외 버전 위 구매자들의 공백까지 생각한다면 소프트웨어에서 순익은 NDSL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질 것이다.
위의 경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측 모두에서 순익이 발생하는 구조로 되어 있지만, 과연 이러한 극단적인 방법을 통한 하드웨어의 매출 증대가 어느 정도일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인 듯하다.
하위 호환 기능이 빠진 점은 얼핏보기에 큰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게임큐브의 경우 국내에서 그리 인기 있는 하드웨어도 아니었고 한글화되어 발매된 타이틀의 경우도 단 두 개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오히려 하위 호환 기능의 삭제를 통해서 불법복제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을 생각한다면 바람직한 조치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얘기는 완전히 반대가 된다. 현재 위에는 국가코드를 무력화시키는 소위 프리로더 들이 이미 발매되어 있는 상황인데, 만약 이러한 프리로더가 한국 국가코드까지 무력화시킬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정식 발매 버전을 택한 게이머들은 오히려 즐길 수 있는 타이틀도 제한될 뿐 아니라 기존 하드웨어가 지원하는 하위 호환 기능조차도 지원하지 못하는 반쪽 짜리 게임기를 즐겨야 하는 셈이다.
닌텐도의 전략은 명확하다. 이런 귀찮은 생각 없이 한글로 나오는 게임만 몇 개 즐길 수 있으면 충분한 유저 층, 즉 소위 얘기하는 라이트 유저 중심의 시장을 개척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략 방향에는 아주 근본적인 문제 하나가 숨어 있다. 라이트 유저들을 위한다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좀 더 쉽고 간편한 방법으로 주는 것이지, 몰라도 상관없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마음대로 넣고 빼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불법복제의 방지와 닌텐도코리아의 실적 극대화라는 가치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택하는 방법이 기능 삭제와 기존 하드웨어 구입자들에 대한 무배려라면, 그리고 이러한 정책이 나중에 가서는 국내 버전 하드웨어 구입자들에게 오히려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존재한다면, 과연 그 가치만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 독자 국가코드 채택ㆍ큐브와 호환 기능 삭제
해적판 막고 기존 구입자 한국 버전 재구입 유도
국가코드 해킹땐 정품 구입자 역차별 가능성 우려
■ [이군의 게임산책] 닌텐도 `위` 국내 정식 발매
현 비디오게임 시장의 3대 강자 중 하나인 닌텐도의 `위(Wii)'가 국내에 정식 발매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제까지의 비디오 게임기와는 다르게 한국만의 독자적인 국가코드를 부여함으로써 정식 발매 소프트웨어만 구동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위 이전의 닌텐도 게임기인 `게임큐브와'의 호환 기능 역시 삭제하겠다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이미 `닌텐도DS라이트(이하 NDSL)'에서 하드웨어 판매는 성공했으나 소프트웨어 판매는 실패한 전력이 있는 닌텐도코리아인 만큼, 소프트웨어 매출의 두 가지 걸림돌인 해외 수입 게임과 불법복제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의 존재 목적이 이익의 극대화임은 말 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다만, 과연 이러한 전략이 이익의 극대화를 끌어낼 수 있을까, 오히려 적은 것을 얻기 위해서 너무 많은 것을 희생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독자 국가코드를 채택했다는 것은, 플랫폼 홀더(여기서는 간단하게 하드웨어 제작 업체라고 생각하면 된다) 측에서 유통하는 게임만을 즐기게 하겠다는 것이다.
초창기 비디오 게임기에는 이러한 국가코드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비디오게임 시장이 점점 커지게 되면서 국가 별 라인업이나 가격 정책 등의 차이가 생기게 됨에 따라 크게 미주ㆍ일본ㆍ유럽 시장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유통되는 게임만 즐길 수 있는 국가코드를 삽입하게 된 것이다.
단, 이러한 독자 국가코드 채택에는 조금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독자 국가코드 채택은 크게 두 가지를 노린 결정으로 볼 수 있다. 먼저 미국이나 일본 버전의 위를 구입한 사용자들이 한국 게임을 즐길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기존 해외 버전의 구입자들의 한국 버전 위 재구입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한국 버전 위 구입자들에게는 한국 게임만 즐길 수 있게 함으로써 닌텐도코리아의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것 역시 노림수다. 이제까지의 닌텐도코리아가 내놓았던 뛰어난 한글화 소프트웨어들을 생각해 본다면 상당히 자신감 있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과연 국내 시장에의 충분한 소프트웨어 공급이 이루어질까 하는 점이다. 같은 한글화라고 하더라도, 그 소요 비용은 NDSL보다 훨씬 높아진다. 여기에 초기 하드웨어 보급률, 10만대 이상으로 추산되는 기존 해외 버전 위 구매자들의 공백까지 생각한다면 소프트웨어에서 순익은 NDSL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질 것이다.
위의 경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측 모두에서 순익이 발생하는 구조로 되어 있지만, 과연 이러한 극단적인 방법을 통한 하드웨어의 매출 증대가 어느 정도일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인 듯하다.
하위 호환 기능이 빠진 점은 얼핏보기에 큰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게임큐브의 경우 국내에서 그리 인기 있는 하드웨어도 아니었고 한글화되어 발매된 타이틀의 경우도 단 두 개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오히려 하위 호환 기능의 삭제를 통해서 불법복제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을 생각한다면 바람직한 조치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얘기는 완전히 반대가 된다. 현재 위에는 국가코드를 무력화시키는 소위 프리로더 들이 이미 발매되어 있는 상황인데, 만약 이러한 프리로더가 한국 국가코드까지 무력화시킬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정식 발매 버전을 택한 게이머들은 오히려 즐길 수 있는 타이틀도 제한될 뿐 아니라 기존 하드웨어가 지원하는 하위 호환 기능조차도 지원하지 못하는 반쪽 짜리 게임기를 즐겨야 하는 셈이다.
닌텐도의 전략은 명확하다. 이런 귀찮은 생각 없이 한글로 나오는 게임만 몇 개 즐길 수 있으면 충분한 유저 층, 즉 소위 얘기하는 라이트 유저 중심의 시장을 개척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략 방향에는 아주 근본적인 문제 하나가 숨어 있다. 라이트 유저들을 위한다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좀 더 쉽고 간편한 방법으로 주는 것이지, 몰라도 상관없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마음대로 넣고 빼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불법복제의 방지와 닌텐도코리아의 실적 극대화라는 가치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택하는 방법이 기능 삭제와 기존 하드웨어 구입자들에 대한 무배려라면, 그리고 이러한 정책이 나중에 가서는 국내 버전 하드웨어 구입자들에게 오히려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존재한다면, 과연 그 가치만을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