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본연 기능보다는 수율 향상등 생산부문 치중
병역특례 악용 사각지대 우려… 개선책 마련 필요
인쇄회로기판(PCB)기업들이 운영 중인 부설 연구소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다수 PCB관련 기업연구소들이 기술 및 신제품 개발 등 연구개발(R&D) 본연의 기능보다는 제품 수율 향상, 원자재 절감 연구 등 생산부문의 일부 연구만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많은 PCB기업은 부속 연구소가 영업, 마케팅 부문을 지원하는 부서로 전락하는 등 재래적인 운영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KPCA)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PCB업계에는 160여개의 연구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개발 인력은 1800여명에 이른다.
대부분의 PCB기업 부설연구소들은 생산기술과 관련된 수율향상, 원가절감을 위한 생산성 향상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관련 원자재, 소재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차세대 제품 개발이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기능보다는 생산성 향상 관련 업무가 주를 이루었다.
몇몇 중소기업은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인해 이직률 또한 높아 R&D 인프라를 갖추는 것조차 힘든 분위기다.
◇우리 연구소가 앞서서 해본들…=대부분 PCB기업 CEO들은 "PCB업종은 수주업이기 때문에 기술개발 해봐야 세트업체가 신규 개발 제품 등 써주지 않으면 말짱 헛일이다"고 지적했다.
즉 PCB업계의 먹이 사슬 구조 때문에 신기술개발이니 R&D 기능 강화 등은 사실상 배부른 소리라고 꼬집었다.
안산에서 PCB제조업을 운영하는 한 대표이사는 "우리 기업이 R&D를 대폭 강화해 신기술 개발에 매진한다고 해도 설계에 대한 권한까지 세트업체가 쥐고 있는 환경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제품 수율을 맞추고, 원가 절감방안 내놓는 것이 연구소에서 하는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기술개발의 연구소 기능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독자적인 기술개발 등 연구소의 제 본분을 다하기에는 PCB산업이 갖는 구조와는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월공단에 위치한 연간 20억원 매출을 한 중소기업은 부설연구소 직원이 단 한 명이었고, 10평 남짓한 연구소 공간을 현재 물류창고 대용으로 사용중이었다.
이 회사 대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상황은 마찬가지다"라며 "정부과제사업을 따기 위해 명목 상 연구소를 운영하는 곳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정부의 비전문적인 과제사업 추진도 PCB업계의 연구기능을 저해하는 하나의 요소로 떠올랐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과제심사에서 많은 PCB기업들이 혁신기술 과제 기획안을 제출해도 줄줄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해 핵심 원천기술 개발 과제 사업 3건에 지원했지만 기술성 평가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고 밝혔다.
그는 "나노 기술 등 미래 성장동력 사업에 관심이 많아 PCB관련 기술은 재래적 방식의 기술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고, 비전문적인 심사의원들도 일부 포함돼 있어 원천기술 등의 장기과제보다는 이미 개발된 것들을 조합하는 수준의 단기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PCB업계가 본연의 연구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주도의 과제사업이 활성화되어야 하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PCB 관련 과제사업은 인기도 없고, 정부에서조차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병역특례 악용한 사각지대로 전락=얼마전 PCB업체 한 중견업체 대표는 납품관계에 있는 세트업체 모 임원에게 불편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자신의 친척을 부설연구소 병역특례 연구원으로 써달라는 전화였다.
그는 "완곡하게 거절은 했지만, 이러한 일은 상당수 있었다"며 "실제 몇몇 기업들은 연구원으로 뽑아준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병역 관련 비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예전보다는 덜해졌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현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역특례 악용 사각지대 우려… 개선책 마련 필요
인쇄회로기판(PCB)기업들이 운영 중인 부설 연구소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다수 PCB관련 기업연구소들이 기술 및 신제품 개발 등 연구개발(R&D) 본연의 기능보다는 제품 수율 향상, 원자재 절감 연구 등 생산부문의 일부 연구만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많은 PCB기업은 부속 연구소가 영업, 마케팅 부문을 지원하는 부서로 전락하는 등 재래적인 운영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KPCA)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PCB업계에는 160여개의 연구소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개발 인력은 1800여명에 이른다.
대부분의 PCB기업 부설연구소들은 생산기술과 관련된 수율향상, 원가절감을 위한 생산성 향상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관련 원자재, 소재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차세대 제품 개발이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기능보다는 생산성 향상 관련 업무가 주를 이루었다.
몇몇 중소기업은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인해 이직률 또한 높아 R&D 인프라를 갖추는 것조차 힘든 분위기다.
◇우리 연구소가 앞서서 해본들…=대부분 PCB기업 CEO들은 "PCB업종은 수주업이기 때문에 기술개발 해봐야 세트업체가 신규 개발 제품 등 써주지 않으면 말짱 헛일이다"고 지적했다.
즉 PCB업계의 먹이 사슬 구조 때문에 신기술개발이니 R&D 기능 강화 등은 사실상 배부른 소리라고 꼬집었다.
안산에서 PCB제조업을 운영하는 한 대표이사는 "우리 기업이 R&D를 대폭 강화해 신기술 개발에 매진한다고 해도 설계에 대한 권한까지 세트업체가 쥐고 있는 환경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제품 수율을 맞추고, 원가 절감방안 내놓는 것이 연구소에서 하는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기술개발의 연구소 기능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독자적인 기술개발 등 연구소의 제 본분을 다하기에는 PCB산업이 갖는 구조와는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월공단에 위치한 연간 20억원 매출을 한 중소기업은 부설연구소 직원이 단 한 명이었고, 10평 남짓한 연구소 공간을 현재 물류창고 대용으로 사용중이었다.
이 회사 대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상황은 마찬가지다"라며 "정부과제사업을 따기 위해 명목 상 연구소를 운영하는 곳이 상당수"라고 말했다.
정부의 비전문적인 과제사업 추진도 PCB업계의 연구기능을 저해하는 하나의 요소로 떠올랐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과제심사에서 많은 PCB기업들이 혁신기술 과제 기획안을 제출해도 줄줄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해 핵심 원천기술 개발 과제 사업 3건에 지원했지만 기술성 평가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고 밝혔다.
그는 "나노 기술 등 미래 성장동력 사업에 관심이 많아 PCB관련 기술은 재래적 방식의 기술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고, 비전문적인 심사의원들도 일부 포함돼 있어 원천기술 등의 장기과제보다는 이미 개발된 것들을 조합하는 수준의 단기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PCB업계가 본연의 연구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주도의 과제사업이 활성화되어야 하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PCB 관련 과제사업은 인기도 없고, 정부에서조차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병역특례 악용한 사각지대로 전락=얼마전 PCB업체 한 중견업체 대표는 납품관계에 있는 세트업체 모 임원에게 불편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자신의 친척을 부설연구소 병역특례 연구원으로 써달라는 전화였다.
그는 "완곡하게 거절은 했지만, 이러한 일은 상당수 있었다"며 "실제 몇몇 기업들은 연구원으로 뽑아준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병역 관련 비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예전보다는 덜해졌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현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