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미국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멍청하다."
지난 2월 출간된 `미국의 비이성 시대(The Age of American Unreason)'란 책에서 지적된 내용이다.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으로 이 책을 쓴 수잔 자코비는 인터넷 때문에 미국인들이 지성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면서 미국은 `반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수잔 자코비는 2월 17일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멍청해지는 미국'이란 기고문에서도 영상이 활자의 영역을 점령하면서 연령과 교육 수준을 막론하고 책ㆍ신문ㆍ잡지를 읽는 미국인들이 점점 줄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재미있는 일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의 창시자인 지미 웨일즈의 반박문이 이틀 뒤 같은 신문에 실렸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똑똑하다'는 제목의 이 기고문에서 웨일즈는 자코비가 지성의 현장을 제대로 보지 못했으며, 미국인들은 인터넷에 지식과 정보를 올리고 이를 세계적으로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하루에도 수백만 명이 150여 개 언어로 위키피디아를 통해 지식을 쌓고 있다는 주장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 두 사람 논쟁의 시시비비는 가려질 수 없다. 왜냐하면 두 사람 모두 옳기 때문이다.
연령과 교육 수준을 막론하고 책ㆍ신문ㆍ잡지를 읽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 수잔 자코비의 주장은 한국의 문화풍토를 그대로 지적하는 듯한 생각도 든다.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지난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여가 활용에서 독서의 비중은 중학생의 경우 TV 시청, 컴퓨터 게임, 인터넷, 음악 감상, 친구와 놀기, 휴대전화 이용에 밀려 7위였고, 고교생은 TV 시청, 인터넷, 컴퓨터 게임, 음악 감상에 이어 5위였다. 학생들의 독서 생태계가 인터넷ㆍ컴퓨터에 잠식되고 있음이 확연하다. 사실 요즘 지하철을 타보면 책을 읽는 사람은 보기 힘들고, 거개가 디지털이나 휴대폰 등으로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뿐이다.
이로 보자면 한국 역시 `비이성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한국은 네티즌 차원에서 지식자원의 공유와 개방이라는 웹 2.0 정신에도 잘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사례가 위키피디아다. 위키피디아의 영문 콘텐츠 수는 지난 3월 14일 현재 227만8632개에 달한다. 30만 개 이상의 콘텐츠를 보유한 언어는 독어ㆍ스페인어ㆍ일본어ㆍ포르투갈어ㆍ네덜란드어 등 8개, 10만개 이상 역시 중국어ㆍ터키어ㆍ노르웨이어 등 8개다. 반면 한국어는 인도네시아ㆍ에스페란토ㆍ슬로베니아ㆍ리투아니아 등과 함께 `5만 개 이상' 그룹에 들어간다.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디지털 선도국으로서 창피한 일이다.
위키피디아는 사용자의 자발적 참여를 기초로 해 이뤄진다. 그만큼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지식정보 창조의 적극성이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보면 되는 것일까?
그러나 e러닝 실태로 본다면 위의 사례들이 무색해진다.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은 e러닝을 이용해 학습한다.
연령대별로 보자면 만 6~19세가 67.0%로 가장 높고, 20대는 50.7%의 이용률을 보인다. 이는 2006년보다 18.9%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40대도 12.0% 포인트 증가한 23.4%로 높은 성장세다. 학교 중심의 e러닝 교육이 점차 평생교육 기회로 활용되면서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터넷은 활용의 목적에 따라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도 하고 지성인으로 만들기도 한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2007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4명은 단지 게임을 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한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어디에 연결되어 있느냐에 따라 우리는 망할 수도, 흥할 수도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제 정보격차의 개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창조적이고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소비적이고 시간 소모적으로 사용하는 사람과의 격차는 가면 갈수록 벌어질 것이다. 인터넷 활용에 따라 반지성과 지성은 서로 양쪽으로 심화되면서 그 간극이 더 넓어지게 된다.
"미국 성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멍청하다."
지난 2월 출간된 `미국의 비이성 시대(The Age of American Unreason)'란 책에서 지적된 내용이다.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으로 이 책을 쓴 수잔 자코비는 인터넷 때문에 미국인들이 지성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면서 미국은 `반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수잔 자코비는 2월 17일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멍청해지는 미국'이란 기고문에서도 영상이 활자의 영역을 점령하면서 연령과 교육 수준을 막론하고 책ㆍ신문ㆍ잡지를 읽는 미국인들이 점점 줄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재미있는 일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의 창시자인 지미 웨일즈의 반박문이 이틀 뒤 같은 신문에 실렸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똑똑하다'는 제목의 이 기고문에서 웨일즈는 자코비가 지성의 현장을 제대로 보지 못했으며, 미국인들은 인터넷에 지식과 정보를 올리고 이를 세계적으로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하루에도 수백만 명이 150여 개 언어로 위키피디아를 통해 지식을 쌓고 있다는 주장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 두 사람 논쟁의 시시비비는 가려질 수 없다. 왜냐하면 두 사람 모두 옳기 때문이다.
연령과 교육 수준을 막론하고 책ㆍ신문ㆍ잡지를 읽는 사람이 줄고 있다는 수잔 자코비의 주장은 한국의 문화풍토를 그대로 지적하는 듯한 생각도 든다.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지난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여가 활용에서 독서의 비중은 중학생의 경우 TV 시청, 컴퓨터 게임, 인터넷, 음악 감상, 친구와 놀기, 휴대전화 이용에 밀려 7위였고, 고교생은 TV 시청, 인터넷, 컴퓨터 게임, 음악 감상에 이어 5위였다. 학생들의 독서 생태계가 인터넷ㆍ컴퓨터에 잠식되고 있음이 확연하다. 사실 요즘 지하철을 타보면 책을 읽는 사람은 보기 힘들고, 거개가 디지털이나 휴대폰 등으로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뿐이다.
이로 보자면 한국 역시 `비이성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한국은 네티즌 차원에서 지식자원의 공유와 개방이라는 웹 2.0 정신에도 잘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사례가 위키피디아다. 위키피디아의 영문 콘텐츠 수는 지난 3월 14일 현재 227만8632개에 달한다. 30만 개 이상의 콘텐츠를 보유한 언어는 독어ㆍ스페인어ㆍ일본어ㆍ포르투갈어ㆍ네덜란드어 등 8개, 10만개 이상 역시 중국어ㆍ터키어ㆍ노르웨이어 등 8개다. 반면 한국어는 인도네시아ㆍ에스페란토ㆍ슬로베니아ㆍ리투아니아 등과 함께 `5만 개 이상' 그룹에 들어간다.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디지털 선도국으로서 창피한 일이다.
위키피디아는 사용자의 자발적 참여를 기초로 해 이뤄진다. 그만큼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지식정보 창조의 적극성이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보면 되는 것일까?
그러나 e러닝 실태로 본다면 위의 사례들이 무색해진다.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은 e러닝을 이용해 학습한다.
연령대별로 보자면 만 6~19세가 67.0%로 가장 높고, 20대는 50.7%의 이용률을 보인다. 이는 2006년보다 18.9%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40대도 12.0% 포인트 증가한 23.4%로 높은 성장세다. 학교 중심의 e러닝 교육이 점차 평생교육 기회로 활용되면서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터넷은 활용의 목적에 따라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도 하고 지성인으로 만들기도 한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2007 인터넷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4명은 단지 게임을 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한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어디에 연결되어 있느냐에 따라 우리는 망할 수도, 흥할 수도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제 정보격차의 개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창조적이고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소비적이고 시간 소모적으로 사용하는 사람과의 격차는 가면 갈수록 벌어질 것이다. 인터넷 활용에 따라 반지성과 지성은 서로 양쪽으로 심화되면서 그 간극이 더 넓어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