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하자니 서브프라임이, 긴축풀자니 인플레이션이 '고민'
물가 7% 치솟고 증시는 30% 폭락
IT 등 일부 수출업체 타격 불가피
성장률ㆍ무역수지 등은 비교적 양호
은행대출 동결 등 일단 긴축정책 유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은 복합적이다.
중국의 거시경제 지표는 `일단 양호'로 나타난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있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산업분야에서 미국발 경기불황이 이미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것이 다른 산업으로 파급되는 `나비효과'를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의 최대 고민은 경기과열 방지와 물가인상 방지 등 양방(兩防)정책과 서브프라임 대책과의 간격이다. 두 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정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를 택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극단적인 양자택일적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면서도 언제든 정책적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 이것이 중국 경제가 처한 딜레마다.
◇거시경제지표 `비교적 양호'=올해 중국의 경제 관련 지표들은 `양호'한 상태다. 경제성장 예상치, 무역수지 흑자규모 등 경제지표들이 모두 미국발 불황과는 다른 방향을 타고 있다.
린이푸(林毅夫) 세계은행 부총재는 최근 기회 있을 때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중국에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트라우스 칸 IMF 총재도 중화권 기자들과 만나 올해 중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을 10%대로 내다봤다. 칸 총재는 "미국발 금융불안으로 중국도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올해 10%의 고도성장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베이징(北京)대학과 칭화(靑華)대학 등의 연구소가 포함된 중국 내 15개 연구기관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10.4~10.5%에 달한다. 세계 유수의 연구 및 조사기관들의 분석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수적으로 잡아 9%중반 대를 잡는 곳들이 있지만 이것을 `경기후퇴'라고 볼 수는 없다.
무역수지도 계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약 195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3% 가량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높은 관세와 각종 제약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미국발 전 세계적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액은 112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09.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무역흑자나 FDI 유입 증가 규모 등은 중국 정부의 유동성 관리를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IT 내수는 안정, 수출은 울상=중국의 IT 분야는 금융권이나 증시, 부동산업계에 비해 일단 서브프라임 태풍권에서 한 발 벗어나 있다. 하지만 이는 IT 관련 제품의 품질이 대부분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함으로써 내수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중국의 당면한 특수성에 기인한 것일 뿐이다.
IT 제품 중 경쟁력 있는 생활가전이나 컴퓨터 단말기 등 수출 의존도가 큰 일부 제품들은 미국 내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광범위한 구매력 감소와 결제수단인 달러화 약세 등으로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중국 당국이 무역수지 개선과 긴축 등을 이유로 수출 관세를 높여 가는 추세와 맞물려 일부 IT 수출업체들의 어려움이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IT산업계의 전반적인 부진도 걱정되는 요인이다.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미국과 유럽 등 거대시장에서 구매력이 줄어드는 바람에 IT계의 거인 인텔이 올 상반기 이미 이윤율 감소현상을 겪고 있다"면서 "중국 내에서도 컴퓨터, 핸드폰, LCD TV 등 관련 산업에서의 동반 약세현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대륙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만 IT업계의 경우 미국발 경제불황으로 인한 피해는 상당히 큰 상황이다. 대만의 10대 IT 산업군 가운데 5대 산업을 휩쓸고 지나간 것이다. 대만 롄허바오(聯合報)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폭풍이 액정TV, IC산업, D램, 통신설비, 태양에너지산업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푸용(傅勇) 중국 런민(人民)은행 조사통계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의 최대 시장인데 올해 초부터 이미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것이 중국경제 전반에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수출 위주의 IT업계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 연구원은 "IT 관련 수출업체들이 몰려 있는 광둥(廣東)성 주장삼각주 일대에서는 이런 기미가 형성된 지 오래"라고 밝혔다.
◇금융ㆍ증시ㆍ부동산 `걱정 태산'="병사가 몰려오면 장군이 막고 물이 몰려오면 흙으로 방어해야 한다."
탕민(湯敏) 중국발전연구기금회 부비서장(사무차장)은 최근 중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탕 부비서장은 미국발 불황이 중국에 끼치는 영향을 비교적 크게 우려하는 축에 속한다. 그는 "서브프라임 폭풍으로 인해 미국은 경기침체 혹은 불황이 예상되며 중국도 그 영향권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의 금융권이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치러야 할 손실은 적지 않다. 이미 중국은행이 49억 달러, 중국공상은행이 13억 달러 가량을 손해봤다. 미국의 사모 펀드인 블랙스톤에 투자했던 중국 국부 펀드는 투자액의 절반을 날려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화교권과 긴밀히 연결돼 있는 싱가포르 최대 금융그룹인 DBS홀딩스는 올 1분기 매출순익이 5억1000만 싱가포르달러에서 4억2800만 싱가포르달러로 뚝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증시와 부동산의 거품은 언제 꺼져버릴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증시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상하이종합지수 6000을 돌파했던 증시는 지금 4200선 가까이 급전직하했다. 더 큰 문제는 서브프라임 사태 영향으로 위축된 투자심리다. 물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중국의 자금 여력을 긍정 평가하긴 했지만 이걸로는 안심할 수 없는 문제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증가액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262억 달러에서 12월 226억 달러, 올 1월 194억 달러로 계속 감소했다. 전월 대비 증가율로는 11.8%(2007년 11월), 6.8%(2007년 12월), 5.4%(2008년 1월) 등으로 감소했다. 중국의 주요 교역국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증가율이다.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미국발 불황이 끼친 영향으로 해석된다.
◇서브프라임과 긴축정책 사이=내적으로 경기과열을 막고 외적으로 미국발 불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은 중국의 최대 화두인 올해 경제 연착륙을 위한 양대 조건이다. 하지만 경기과열을 막기 위한 긴축정책과 서브프라임 대책은 동시이행이 어려운 정책적 대립물이다.
중국은 작년 11%대의 고도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과열로 규정했다. 물가는 계속 급등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초 2.2%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만에 7.1%로 치솟았다. 정부의 통제선은 3.0%이지만 올해 1, 2월 계속해 이 가이드라인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위안화 가치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데도 무역 흑자는 줄지 않는다.
이 같은 과열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내놓은 방안이 본격적인 긴축정책이다. 은행 대출을 동결했고 펀드 발매를 금지했으며 증시로의 유동성 유입을 막았다. 어느 나라에도 보기 힘든 수출 억제책도 썼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로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서 중국은 긴축정책을 계속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에 이르렀다. 통화당국의 한 관계자는 "긴축하자니 서브프라임 대응이 어렵게 됐고 긴축을 풀자니 물가를 놓치게 된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중국 당국이 긴축을 위해 금리인상이란 방법을 택할 경우 시중의 유동성은 줄어들고 물가는 안정될 수 있지만 세계의 핫머니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모두 중국으로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상은 증시나 부동산시장을 붕괴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0월 고점을 찍은 뒤 30%나 떨어진 상태다.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끊기며 위태위태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중국은 일단은 긴축정책을 계속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강(易綱) 런민은행 부총재는 지난주 초 베이징대학 중국경제연구센터에서 열린 경제포럼에서 "인플레이션 억제가 올해 거시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이며 서브프라임 사태 아래에서도 안정적인 재정정책과 긴축통화정책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브프라임 폭풍에 맞선 중국경제의 미래에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물가 7% 치솟고 증시는 30% 폭락
IT 등 일부 수출업체 타격 불가피
성장률ㆍ무역수지 등은 비교적 양호
은행대출 동결 등 일단 긴축정책 유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은 복합적이다.
중국의 거시경제 지표는 `일단 양호'로 나타난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있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산업분야에서 미국발 경기불황이 이미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것이 다른 산업으로 파급되는 `나비효과'를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의 최대 고민은 경기과열 방지와 물가인상 방지 등 양방(兩防)정책과 서브프라임 대책과의 간격이다. 두 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정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를 택하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극단적인 양자택일적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면서도 언제든 정책적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 이것이 중국 경제가 처한 딜레마다.
◇거시경제지표 `비교적 양호'=올해 중국의 경제 관련 지표들은 `양호'한 상태다. 경제성장 예상치, 무역수지 흑자규모 등 경제지표들이 모두 미국발 불황과는 다른 방향을 타고 있다.
린이푸(林毅夫) 세계은행 부총재는 최근 기회 있을 때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중국에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트라우스 칸 IMF 총재도 중화권 기자들과 만나 올해 중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을 10%대로 내다봤다. 칸 총재는 "미국발 금융불안으로 중국도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올해 10%의 고도성장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베이징(北京)대학과 칭화(靑華)대학 등의 연구소가 포함된 중국 내 15개 연구기관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10.4~10.5%에 달한다. 세계 유수의 연구 및 조사기관들의 분석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수적으로 잡아 9%중반 대를 잡는 곳들이 있지만 이것을 `경기후퇴'라고 볼 수는 없다.
무역수지도 계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약 195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3% 가량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높은 관세와 각종 제약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미국발 전 세계적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액은 112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09.8%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무역흑자나 FDI 유입 증가 규모 등은 중국 정부의 유동성 관리를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IT 내수는 안정, 수출은 울상=중국의 IT 분야는 금융권이나 증시, 부동산업계에 비해 일단 서브프라임 태풍권에서 한 발 벗어나 있다. 하지만 이는 IT 관련 제품의 품질이 대부분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함으로써 내수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중국의 당면한 특수성에 기인한 것일 뿐이다.
IT 제품 중 경쟁력 있는 생활가전이나 컴퓨터 단말기 등 수출 의존도가 큰 일부 제품들은 미국 내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광범위한 구매력 감소와 결제수단인 달러화 약세 등으로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중국 당국이 무역수지 개선과 긴축 등을 이유로 수출 관세를 높여 가는 추세와 맞물려 일부 IT 수출업체들의 어려움이 늘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IT산업계의 전반적인 부진도 걱정되는 요인이다.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는 "서브프라임 사태로 미국과 유럽 등 거대시장에서 구매력이 줄어드는 바람에 IT계의 거인 인텔이 올 상반기 이미 이윤율 감소현상을 겪고 있다"면서 "중국 내에서도 컴퓨터, 핸드폰, LCD TV 등 관련 산업에서의 동반 약세현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대륙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만 IT업계의 경우 미국발 경제불황으로 인한 피해는 상당히 큰 상황이다. 대만의 10대 IT 산업군 가운데 5대 산업을 휩쓸고 지나간 것이다. 대만 롄허바오(聯合報)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폭풍이 액정TV, IC산업, D램, 통신설비, 태양에너지산업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푸용(傅勇) 중국 런민(人民)은행 조사통계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의 최대 시장인데 올해 초부터 이미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것이 중국경제 전반에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수출 위주의 IT업계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 연구원은 "IT 관련 수출업체들이 몰려 있는 광둥(廣東)성 주장삼각주 일대에서는 이런 기미가 형성된 지 오래"라고 밝혔다.
◇금융ㆍ증시ㆍ부동산 `걱정 태산'="병사가 몰려오면 장군이 막고 물이 몰려오면 흙으로 방어해야 한다."
탕민(湯敏) 중국발전연구기금회 부비서장(사무차장)은 최근 중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탕 부비서장은 미국발 불황이 중국에 끼치는 영향을 비교적 크게 우려하는 축에 속한다. 그는 "서브프라임 폭풍으로 인해 미국은 경기침체 혹은 불황이 예상되며 중국도 그 영향권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의 금융권이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치러야 할 손실은 적지 않다. 이미 중국은행이 49억 달러, 중국공상은행이 13억 달러 가량을 손해봤다. 미국의 사모 펀드인 블랙스톤에 투자했던 중국 국부 펀드는 투자액의 절반을 날려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화교권과 긴밀히 연결돼 있는 싱가포르 최대 금융그룹인 DBS홀딩스는 올 1분기 매출순익이 5억1000만 싱가포르달러에서 4억2800만 싱가포르달러로 뚝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증시와 부동산의 거품은 언제 꺼져버릴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증시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상하이종합지수 6000을 돌파했던 증시는 지금 4200선 가까이 급전직하했다. 더 큰 문제는 서브프라임 사태 영향으로 위축된 투자심리다. 물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중국의 자금 여력을 긍정 평가하긴 했지만 이걸로는 안심할 수 없는 문제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증가액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262억 달러에서 12월 226억 달러, 올 1월 194억 달러로 계속 감소했다. 전월 대비 증가율로는 11.8%(2007년 11월), 6.8%(2007년 12월), 5.4%(2008년 1월) 등으로 감소했다. 중국의 주요 교역국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증가율이다.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미국발 불황이 끼친 영향으로 해석된다.
◇서브프라임과 긴축정책 사이=내적으로 경기과열을 막고 외적으로 미국발 불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은 중국의 최대 화두인 올해 경제 연착륙을 위한 양대 조건이다. 하지만 경기과열을 막기 위한 긴축정책과 서브프라임 대책은 동시이행이 어려운 정책적 대립물이다.
중국은 작년 11%대의 고도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과열로 규정했다. 물가는 계속 급등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초 2.2%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만에 7.1%로 치솟았다. 정부의 통제선은 3.0%이지만 올해 1, 2월 계속해 이 가이드라인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위안화 가치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데도 무역 흑자는 줄지 않는다.
이 같은 과열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내놓은 방안이 본격적인 긴축정책이다. 은행 대출을 동결했고 펀드 발매를 금지했으며 증시로의 유동성 유입을 막았다. 어느 나라에도 보기 힘든 수출 억제책도 썼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로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서 중국은 긴축정책을 계속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에 이르렀다. 통화당국의 한 관계자는 "긴축하자니 서브프라임 대응이 어렵게 됐고 긴축을 풀자니 물가를 놓치게 된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중국 당국이 긴축을 위해 금리인상이란 방법을 택할 경우 시중의 유동성은 줄어들고 물가는 안정될 수 있지만 세계의 핫머니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모두 중국으로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상은 증시나 부동산시장을 붕괴상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0월 고점을 찍은 뒤 30%나 떨어진 상태다.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끊기며 위태위태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중국은 일단은 긴축정책을 계속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강(易綱) 런민은행 부총재는 지난주 초 베이징대학 중국경제연구센터에서 열린 경제포럼에서 "인플레이션 억제가 올해 거시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이며 서브프라임 사태 아래에서도 안정적인 재정정책과 긴축통화정책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브프라임 폭풍에 맞선 중국경제의 미래에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