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발사업자간 요금경쟁 촉발
결합서비스와 맞물려 영역 확대 '선순환'
지배적사업자 영향력 더욱 강화 우려도
시리즈 순서
1회 요금인가제 폐지
2회 결합서비스 활성화
3회 망내할인 확대
4회 재판매 의무화
5회 USIM 해제 및 의무약정제 도입
통신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그간 시장경쟁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각종 규제의 고리가 끊기고 경쟁을 촉발하는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되거나 본격 시행된다. 규제완화를 통한 경쟁 활성화와 소비자 이용후생 증대가 그 목표다. 요금인가제 폐지, 재판매 의무화, 결합서비스, USIM(가입자인증모듈) 잠금장치 해제 등이 바로 이런 흐름을 주도할 `키워드'들이다. 이들 키워드는 통신시장의 경쟁구도를 새롭게 짤 변혁의 요소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어떤 사업자에게는 기회로, 어떤 사업자에게는 도전이 될 수도 있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통신산업의 재도약과 소비자 이용후생 증대란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런 기회와 도전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격변기를 맞고 있는 우리 통신시장의 쟁점을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금의 요금인가제는 지난 96년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29조를 근거로 한다. 이 조항에 따라 KT는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SK텔레콤은 이동전화(2G) 역무에서 각각 `이용약관인가대상사업자'로 지정됐다. 해당 역무의 요금제(가입비, 기본료, 데이터 통화료 등 포함)를 출시할 경우에 정보통신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요금인가제는 사업규모와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두 사업자가 공격적으로 요금을 인하할 경우 우려되는 경쟁 제한에 대한 안정장치였다. 인가제는 선후발사업자간 경쟁체제 유지를 주 내용으로 한 이른바 `유효경쟁'이 통신산업의 정책적 기조였던 시절에는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시장논리에 따른 요금경쟁은 불가능했다. 선발사업자의 공격적 요금인하가 사실상 차단돼 있었기 때문이다. 요금경쟁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 규제로 지목 받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사업자들은 이런 요금인가제 틀 안에서 암묵적으로 기존 요금체제를 유지하며 안주하는 경향까지 보였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그런 제도였던 셈이다.
그러나 규제완화와 경쟁을 제일 기치로 내건 지금의 통신시장에서 요금인가제 유지의 명분은 약해졌으며, 오는 9월경이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요금인가제 폐지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선후발사업자간 요금경쟁 촉발이다. KT와 SK텔레콤이 신고만으로 공격적 요금인하를 단행하면 후발경쟁사들의 맞대응이 이어지고, 그렇게 서로 치고 받는 사이에 요금은 원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요금인가제 폐지는 결합서비스 본격화와 맞물려 요금경쟁의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전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단품 상품의 요금인하를 넘어 이들과 결합하는 서비스의 요금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요금인하를 위한 `경쟁의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요금인가제 폐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마케팅, 자금력, 네트워크 등에서 모두 열세인 후발사업자 입장에서 KT와 SK텔레콤의 공격적인 요금인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사실상 쉽지 않아, 요금경쟁보다는 KT와 SK텔레콤의 지배력만 더욱 키워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한 후발사업자 관계자는 "KT와 SK텔레콤이 공격적 요금인하를 단행하지 않더라도 요금경쟁의 주도권은 KT와 SK텔레콤이 거머쥐게 된다"며 "요금인가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거나 경쟁제한 상황을 막을 안전장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금인가제 폐지는 분명 우리 시장에서 실종됐던 요금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지배적사업자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요금인가제 폐지에 따른 경쟁 제한적 상황 발생에 대처할 수 있는 논의와 함께, 후발사업자들의 도전적 고민도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된다.
결합서비스와 맞물려 영역 확대 '선순환'
지배적사업자 영향력 더욱 강화 우려도
시리즈 순서
1회 요금인가제 폐지
2회 결합서비스 활성화
3회 망내할인 확대
4회 재판매 의무화
5회 USIM 해제 및 의무약정제 도입
통신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그간 시장경쟁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각종 규제의 고리가 끊기고 경쟁을 촉발하는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되거나 본격 시행된다. 규제완화를 통한 경쟁 활성화와 소비자 이용후생 증대가 그 목표다. 요금인가제 폐지, 재판매 의무화, 결합서비스, USIM(가입자인증모듈) 잠금장치 해제 등이 바로 이런 흐름을 주도할 `키워드'들이다. 이들 키워드는 통신시장의 경쟁구도를 새롭게 짤 변혁의 요소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어떤 사업자에게는 기회로, 어떤 사업자에게는 도전이 될 수도 있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통신산업의 재도약과 소비자 이용후생 증대란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런 기회와 도전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격변기를 맞고 있는 우리 통신시장의 쟁점을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금의 요금인가제는 지난 96년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 29조를 근거로 한다. 이 조항에 따라 KT는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SK텔레콤은 이동전화(2G) 역무에서 각각 `이용약관인가대상사업자'로 지정됐다. 해당 역무의 요금제(가입비, 기본료, 데이터 통화료 등 포함)를 출시할 경우에 정보통신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요금인가제는 사업규모와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두 사업자가 공격적으로 요금을 인하할 경우 우려되는 경쟁 제한에 대한 안정장치였다. 인가제는 선후발사업자간 경쟁체제 유지를 주 내용으로 한 이른바 `유효경쟁'이 통신산업의 정책적 기조였던 시절에는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시장논리에 따른 요금경쟁은 불가능했다. 선발사업자의 공격적 요금인하가 사실상 차단돼 있었기 때문이다. 요금경쟁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 규제로 지목 받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사업자들은 이런 요금인가제 틀 안에서 암묵적으로 기존 요금체제를 유지하며 안주하는 경향까지 보였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그런 제도였던 셈이다.
그러나 규제완화와 경쟁을 제일 기치로 내건 지금의 통신시장에서 요금인가제 유지의 명분은 약해졌으며, 오는 9월경이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요금인가제 폐지로 가장 기대되는 것은 선후발사업자간 요금경쟁 촉발이다. KT와 SK텔레콤이 신고만으로 공격적 요금인하를 단행하면 후발경쟁사들의 맞대응이 이어지고, 그렇게 서로 치고 받는 사이에 요금은 원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요금인가제 폐지는 결합서비스 본격화와 맞물려 요금경쟁의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전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단품 상품의 요금인하를 넘어 이들과 결합하는 서비스의 요금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요금인하를 위한 `경쟁의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요금인가제 폐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마케팅, 자금력, 네트워크 등에서 모두 열세인 후발사업자 입장에서 KT와 SK텔레콤의 공격적인 요금인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사실상 쉽지 않아, 요금경쟁보다는 KT와 SK텔레콤의 지배력만 더욱 키워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한 후발사업자 관계자는 "KT와 SK텔레콤이 공격적 요금인하를 단행하지 않더라도 요금경쟁의 주도권은 KT와 SK텔레콤이 거머쥐게 된다"며 "요금인가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거나 경쟁제한 상황을 막을 안전장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금인가제 폐지는 분명 우리 시장에서 실종됐던 요금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지배적사업자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요금인가제 폐지에 따른 경쟁 제한적 상황 발생에 대처할 수 있는 논의와 함께, 후발사업자들의 도전적 고민도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