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증남 KAIST 석좌교수
우리나라가 어느새 2만불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경제규모가 커졌고, 사는 것이 풍요로워 보인다. 못 먹고 못살던 과거 얘길 듣던 아이가 "먹을 것이 없으면 라면 먹으면 되지요"라고 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가 지금 이렇게 잘 사는 것은 열심히 만들어 많이 수출했기 때문이다. 또 그 배경에는 팔리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실력, 즉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 경쟁력 있는 기술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 기술은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것이고, 무엇보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우수 인력이 있고, 이들을 지원하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수십년에 걸쳐 이룩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령탑의 주역은 생긴지 약 40년 된 과학기술부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과기부는 나라가 부강하려면 과학기술이 발전해야 한다고 판단한 박정희 대통령의 작품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으로 얘기되는 산업화와 경부고속도로나 새마을운동 못지 않게 높게 평가받을 업적으로 과학기술부 창립을 들고 싶다.
복잡한 행정부 조직에서, 과기부의 존재나 과기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킨 것은 다분히 상징적이다. 이런 것들이 일반 국민 마음에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과학기술자들이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대단한 의미가 있다. 열악한 환경 속 1970년대 초 설립된 과기부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의 의지를 보여 준 셈이 되어 해외로부터 많은 과학자들이 부강국가 건설에 동참하기 위해 귀국토록 했다.
차기정부 인수위원회가 과기부를 해체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는 자칫 과학기술이 더 이상 중요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필자에겐 보인다. 새 정부가 끝나서도 지속적으로 국가경제가 발전해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과학기술의 뒷받침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조선왕조 600백년과 그 이상 되는 세월을 `사농공상'(士農工商) 직업 서열 속에서 살아온 자랑하고 싶지 않은 전통을 갖고 있다. 기술로 먹고사는 사람은 쟁이라는 말로 폄하 받고 살았으며, 혹여 좋은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자랑스럽게 여길 여건이 아니었다 한다. 예를 들어 도자기를 만들던 도공은 가끔 훌륭한 자기를 만들었다 해도 이를 더 발전시키지 못하고 부셔버려야 했단다. 왜냐하면 사또에게 상납했다가 기술의 본질을 모르는 사또가 또 만들어 오라고 하고, 기한 내 만들지 못하면 치도곤을 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배계급 사이에서 어떻게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 역사가 반만년이라 해도 역사책에는 과학적 발견과 발명으로 사회를 풍요롭게 했다는 기록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금속활자 발명이 세계최초라고 하지만, 불경을 만들 때 좀 썼을 뿐 그 후 더 이상 발전하지 못했다. 서구문명을 위시한 선진국의 우월성은 과학기술에서 나온 것이 많다.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달리 대우했다. 영국에서는 공헌이 큰 과학자에게 작위를 줬다. 일본도 과학자에 특혜를 주며 양성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계속해 3만불, 4만불 시대를 열어가려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세계 지식기반 경제 경쟁 속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실력으로 과학기술 외에 또 무엇이 있겠는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과학을 이해하고 과학하는 마인드가 보편화할 때 비로소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어느새 2만불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경제규모가 커졌고, 사는 것이 풍요로워 보인다. 못 먹고 못살던 과거 얘길 듣던 아이가 "먹을 것이 없으면 라면 먹으면 되지요"라고 했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가 지금 이렇게 잘 사는 것은 열심히 만들어 많이 수출했기 때문이다. 또 그 배경에는 팔리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실력, 즉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 경쟁력 있는 기술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 기술은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것이고, 무엇보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우수 인력이 있고, 이들을 지원하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수십년에 걸쳐 이룩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은 실로 대단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령탑의 주역은 생긴지 약 40년 된 과학기술부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과기부는 나라가 부강하려면 과학기술이 발전해야 한다고 판단한 박정희 대통령의 작품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으로 얘기되는 산업화와 경부고속도로나 새마을운동 못지 않게 높게 평가받을 업적으로 과학기술부 창립을 들고 싶다.
복잡한 행정부 조직에서, 과기부의 존재나 과기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킨 것은 다분히 상징적이다. 이런 것들이 일반 국민 마음에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과학기술자들이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대단한 의미가 있다. 열악한 환경 속 1970년대 초 설립된 과기부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의 의지를 보여 준 셈이 되어 해외로부터 많은 과학자들이 부강국가 건설에 동참하기 위해 귀국토록 했다.
차기정부 인수위원회가 과기부를 해체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는 자칫 과학기술이 더 이상 중요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필자에겐 보인다. 새 정부가 끝나서도 지속적으로 국가경제가 발전해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과학기술의 뒷받침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조선왕조 600백년과 그 이상 되는 세월을 `사농공상'(士農工商) 직업 서열 속에서 살아온 자랑하고 싶지 않은 전통을 갖고 있다. 기술로 먹고사는 사람은 쟁이라는 말로 폄하 받고 살았으며, 혹여 좋은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자랑스럽게 여길 여건이 아니었다 한다. 예를 들어 도자기를 만들던 도공은 가끔 훌륭한 자기를 만들었다 해도 이를 더 발전시키지 못하고 부셔버려야 했단다. 왜냐하면 사또에게 상납했다가 기술의 본질을 모르는 사또가 또 만들어 오라고 하고, 기한 내 만들지 못하면 치도곤을 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배계급 사이에서 어떻게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 역사가 반만년이라 해도 역사책에는 과학적 발견과 발명으로 사회를 풍요롭게 했다는 기록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금속활자 발명이 세계최초라고 하지만, 불경을 만들 때 좀 썼을 뿐 그 후 더 이상 발전하지 못했다. 서구문명을 위시한 선진국의 우월성은 과학기술에서 나온 것이 많다.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달리 대우했다. 영국에서는 공헌이 큰 과학자에게 작위를 줬다. 일본도 과학자에 특혜를 주며 양성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계속해 3만불, 4만불 시대를 열어가려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세계 지식기반 경제 경쟁 속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실력으로 과학기술 외에 또 무엇이 있겠는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과학을 이해하고 과학하는 마인드가 보편화할 때 비로소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