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사이언스] 쥐? 바이오시대 귀하신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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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받던 그 시절 잊어버려

생명공학 관심 높아지면서 '살아있는 시약' 대접 받아
생쥐 게놈 프로젝트 마무리 유전자 중 40%가 인간유사
국내도 연간 300만마리 활용 난치병 정복 필수자원 인식



무자년(戊子年) 쥐띠 해를 맞아 쥐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흔히 쥐하면 곡식을 축내고 전염병을 옮기는 해로운 동물로 인식하고 있다. 과거 `쥐를 박멸하자'라는 포스터와 함께 정기적으로 쥐잡는 날을 정해 쥐약을 각 가정에 놓는 등 지금 생각하면 웃지 못할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생명공학 연구가 활기를 띠면서 쥐의 몸값과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천대받던 쥐에서 대접받는 쥐로 위치변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로운 동물인 쥐가 어떻게 고부가가치 쥐로 탄생할 수 있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과학자들이 해부학과 유전학 연구 및 실험을 위해 쥐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과학자들은 쥐를 통해 인류의 소원이라 할 수 있는 질병 없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도했던 것이다.

쥐는 다른 실험동물에 비해 많은 새끼를 낳고 번식력이 빠르다. 또 세대별 수명이 2~3년으로 비교적으로 짧아 유전적 요인을 연구하는데 가장 적합하다.

실험용 쥐의 역사는 의학 발전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해부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19세기 후반에 이미 쥐에 대한 많은 해부학적 연구가 진행됐다. 질병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야 하던 사람들에게 쥐는 언제나 곁에서 함께 해 주었다.

그래서 일부 생명과학자들은 쥐를 `살아있는 계측기'라고 불렀고 더 나아가 `살아있는 시약'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만큼 쥐는 기초의학 실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쥐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많은 과학자들이 선호하는 동물 모델로 자리잡게 됐다.

특히 2001년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마무리와 함께 이듬해인 2002년 12월 생쥐게놈 프로젝트가 완료됨에 따라 쥐는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세계적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쥐의 유전자 중 40%가 사람의 유전자와 동일하며 80%는 사람의 유전자와 다르지만 같은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실험용 쥐는 특별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다른 쥐들과 달리 실험용 쥐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동물 사육실에서 자라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진단을 받을 뿐더러 쥐의 고유 특성과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혈통을 유전시키기 위한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지내기도 한다.

1994년 미국 록펠러 대학의 제프리 프리드먼 박사는 당뇨와 비만을 일으키지 않는 쥐를 개발했고 세계적인 제약사인 암젠은 당시 2000만 달러에 이 쥐에 대한 특허권을 사들여 당뇨와 비만을 없애는 신약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안전성평가연구소 송창우 연구원은 "AALAS(미국 실험동물학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실험용 쥐는 연간 3000만 마리에 달하며 국내에서도 연간 약 300만 마리의 실험용 쥐를 활용하는 등 생명공학 분야에서 쥐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면서 "쥐는 생명현상과 유전자 기능을 밝히는데 지속적으로 활용됨으로써 난치병 정복을 위한 필수적인 자원으로 활용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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