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외면 `아이핀` 활성화 난항

업계 외면 `아이핀` 활성화 난항
이홍석 기자   redstone@dt.co.kr |   입력: 2008-01-01 16:53
KISA, 현황 조사 보고서

미도입 사이트 64곳중 67% "도입계획 없다" 부정적
의무화 이전 인식제고 시급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등 관계기관들이 인터넷상에서의 주민등록번호 오ㆍ남용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및 도용 방지를 위해 주민번호대체수단 `아이핀'(i-Pin) 도입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대부분의 기업이 도입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는 등 인식 제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KISA가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을 수탁기관으로 선정, 조사해 최근 발표한 `아이핀 이용현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포털ㆍ게임ㆍ전자상거래업체 등 아이핀 미 도입 사이트 64곳 중 43곳(67.2%)이 현재 아이핀 도입과 관련한 계획이 없으며, 도입에 따른 시스템 변경 등 구체적인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향후 아이핀을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7.2%에 그친 한편, 도입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17.2%에 이르는 등 회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자발적인 도입보다는 아이핀 의무화에 대한 대비한 반강제적 성격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회원들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포털업체들의 경우, 14곳 중 도입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힌 곳은 단 한 군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기업들을 대상으로 아이핀에 대한 인식 제고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수행한 엠브레인 박충우 선임연구원은 "아이핀 도입을 위해 사전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15곳(23.4%)의 경우 대부분 조직 및 인력 구성에 대한 것이 아닌, 도입 시 변화와 효과 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이핀 도입 검토비율이 도입 의향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은 자발적인 도입보다는 의무화에 대한 대비 성격이 강한 현실을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또 기업들은 아이핀 도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발급 및 관리 등 사용자들의 서비스 이용 편리성이 제고돼야 한다는 의견이 34.4%로 가장 많았으며, 아이핀 도입 제도화(23.4%), 인증수수료 등 비용 절감(21.9%)이 뒤를 이었다.

◇`아이핀' 도입, 의무화만이 해결책(?)=현재 정통부와 KISA는 내년 상반기 중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을 개정, 일정 기준 이상을 충족하는 인터넷 기업들을 대상으로 아이핀의 의무 도입을 제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대부분의 기업이 부정적인 견해를 견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핀 도입을 제도화하는 것은 업계에서 큰 불협화음이 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정통부 산하기관 대상으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변재일 의원(대통합민주신당)ㆍ서상기 의원(한나라당) 등 과기정위 소속 의원들이 서비스 이용과정에서의 기술적 결함 논란, 소극적 자세의 사업자들에 대한 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무리한 의무화 제도 도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KISA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의무화를 통한 제도 활성화 외에는 답을 찾을 수 없는 상태"라며 "현재 제도 의무화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조항을 마련하고 있으며, 내년 2월 임시국회에 개정안을 상정해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석기자 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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