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모델 마니아` 티맥스소프트 승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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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시리즈만 200개 요즘엔 전차에 '푹'
"조립과정의 정교함에 매력… 창조ㆍ연구활동이 회사 업무와도 연결돼요"



티맥스소프트의 분당연구소 이승희 선임의 자리는 온통 프라모델로 뒤덮여있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장난감연구소로 착각할만하다.

"제가 프라모델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때였어요. 그때는 한참 그게 유행처럼 번져서 주위에서 프라모델을 안 해본 애들이 없었어요. 한동안 다들 자기가 만든 걸로 가지고 놀고 자랑하느라 푹 빠져있었죠. 어렸을 땐 단순히 장난감을 조립해서 노는 재미 때문이었는지 오래가질 못했어요"

어릴 적 한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었던 프라모델이 그의 생활로 다시 들어온 것은 3년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프라모델을 다시 접하게 된 그는 프라모델에 빠진 사람들의 작품들을 보고 다시 뛰어 이 세계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왜 프라모델일까. 대단한 뜻이 있는 것은 아니고 플라스틱 모델의 준말이 프라모델이라고 한다. 프라모델도 종류와 레벨이 다양하다. 그 중 이승희 선임이 좋아하는 것은 건담시리즈. 건담 프라모델만 200개 이상을 만들고 요즘엔 전차, 장갑차 시리즈에 푹 빠져 있다고. 프라모델도 정교함과 크기에 따라 등급과 가격이 결정되는데 등급에 따라 만드는 맛볼 수 재미가 다르기 때문에 비용은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프라모델은 일정한 순서에 따라 제품에 들어있는 설명서를 보고 부품을 조립하게 되어 있다. 처음 보았을 때는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플라스틱 조각들이 정교하게 조합되어 하나의 형상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는 기쁨에 그 매력이 있는 것이다.

이승희 선임도 "구입한 프라모델 박스를 집에 가져와 개봉할 때가 가장 기쁘고 설렌다"고 한다. 무언가 새롭게 만드는 것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이랄까? 만들 때의 희열과 수집의 재미가 그를 프라모델 매니아로 만들게 했다고 한다.

한번 빠지면 온 신경을 몰입하여 완성하는 성격이라 조립과정의 정교함을 요구하는 프라모델은 그에게 딱 맞는 레저생활이다. 프라모델을 만들기 시작하면 밥 먹는 것도 까먹을 만큼 흡수되는 마력 때문에 밤을 세운 날도 많다는데. 하나하나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과 그만의 손맛으로 만들어지는 프라모델은 이승희 선임에게 있어 취미생활을 넘어 하나의 예술품인 것이다.

그의 직업 특성상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연구하는 활동이 그의 취미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구상하고 몰입하여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다양한 사고의 유연성을 갖게 해주기 때문에 연구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적극 추천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장난감 가지고 무슨 그런 거창한 수식어를 남발하고 정성을 들이냐고 하겠지만 보통의 손재주나 노력, 시간투자가 아니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프라모델 `작품'들을 직접 보고 제작하는 과정과 완성 후의 성취감을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이승희 선임도 처음엔 프라모델박스를 집에 가져갔을 땐 다 큰 아들이 장난감을 만든다고 혼났다고 한다. 그러던 어머니께서 완성된 프라모델을 보시자 신기하다는 듯 ` 정말 네가 만든 거 맞아?' 물어보시고, 집에 놀러 오는 사람마다 우리 아들이 이런 것도 만든다고 자랑을 하시기에 바쁘시다고 한다.

해외의 경우 연령에 상관없이 프라모델을 만드는 마니아들이 많다. 특히 오랜 기간 많은 프라모델을 만들어온 어른들은 장인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이 선임의 설명.

이러한 이선임의 연구실이 그의 열정에 달아오르면서 최근에는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프라모델 전투기, 장갑차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 대형을 갖추고 거기에 건담시리즈까지 합세하여 영화 `트렌스포머' 미니세트장을 보는 것과 같다는 것이 동료들의 평이다.

새로 이사를 가서 방 하나를 프라모델 전용으로 바꾸고 싶다는 것의 그의 소박한 꿈인데 그때가 되면 전쟁터로 변한 그의 연구실이 다시 평온한 일상을 찾을 수 있을까.

허정화기자 nik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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