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량 10배… 더 바빠진 슈퍼컴
아직 2∼3㎞ 반경 정밀 예측까진 어려워
다양한 예보방법 도입…3호기 도입도 추진
여름 휴가와 태풍 철이 겹치면서 어느 때보다도 기상예보에 주의를 집중하는 시기가 되었다. 하지만 빗나간 예보를 비난하는 소리가 일주일이 멀다하고 들린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 기상 예보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시중 우스갯소리에 기상청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부정적 여론 때문인지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옆 기상청은 이만기 청장이 정책홍보관실에 취재 응대 주의를 지시할 정도로 예민한 분위기다.
기상청 예보관들은 자신들을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의사'와 비교하곤 한다. 예측이 틀릴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으레 완벽을 기대하고 주가가 떨어지거나 병에 대한 처방이 잘 맞지 않는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 특히 기상청에 대한 불만은 `슈퍼컴퓨터'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맞닿아 있다.
이동일 정보화기술운영팀장은 "2004년 슈퍼컴 2호기(크레이의 X1E(4GB) 1020 프로세서) 도입 당시 100% 정확한 예보가 가능해질 것처럼 여론이 과장됐다"며 "슈퍼컴은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산 처리 수단이지 전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종 예보는 슈퍼컴 예보와 예보관의 주관적 판단이 더해 생산된다. 슈퍼컴은 오전 11시20분까지 전 세계 188개국 기상청으로부터 1만개 기상관측, 3000개 고층관측 자료 등을 입수, 분석한 다음 우리나라의 가로 세로 30Km의 격자 예보 시스템을 구동한 후 오후 2시에 예보를 내놓는다. 그러면 예보관은 자신의 경험과 통계적 판단을 더하고 오후 3시 전국 예보관 영상회의를 거쳐 오후 5시에 최종 예보를 발표한다. 이렇게 슈퍼컴은 단 두세시간 안에 방대양 양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도입됐다. 예보 시간과 공간을 각각 절반으로 줄이면 컴퓨터의 계산용량은 단순하게 10배로 늘어난다.
◇진화 중인 디지털예보 시스템= 기상청은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우선 `그물코'에 비유되는 수치예보 간격을 줄이고 있다. 현재 30Km 격자에서 10Km를 시험 중이며 5Km까지 줄일 예정이다. 이 경우 이동 중 어느 지역은 비가 쏟아지고 어느 지역은 맑은지를 미리 알 수 있다.
이동일 팀장은 "몇 해 전 신림동 돌발 홍수는 반경 2~3㎞ 안에서 30분간 짧게 내리는 형태였는데, 격자 간격을 줄여 이런 시공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격자 간격 세밀화는 관측 수치의 검증 문제로 당초보다 시행이 지연되고 있다. 레이더 관측이 수치가 아닌 그림 형태로 정량적이지 못한데 이를 정확한 수치 값에 가깝게 전환하는 기술이 아직 미비하다는 것. 또 한반도 주변 3면 바다의 관측 자료 부족, 북한의 낙후한 관측 시스템 등이 봄철 황사 예보의 부정확성을 높인다.
정확도를 높이고 부정확성을 줄이는 방식을 혼합한 `앙상블' 예보도 활용되고 있다. 기상청은 여러 수치모델을 구동시켜 정답에 가까울 확률을 높이고 있다. 또 세계 기상 관측 자료 뿐만 아니라 수치 예보 모델의 방대한 양을 계산, 3차원으로 현재 대기 상태를 구현해 보기도 한다.
이동일 팀장은 "세계 기상 기구들은 우리나라의 IT의 발달이 수치예보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높였다고 평가한다"며 "국내 디지털 예보는 자료, 기술 발전을 토대로 어느 순간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컴 3호기 도입 계획= 보통 슈퍼컴퓨터의 수명은 5년이다. 1999년 도입한 1호기는 2004년 2호기 도입과 함께 1년간 병행 가동되다 전시용으로 퇴역했다. 기상청은 3호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 예산을 올려 2009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호기는 연구개발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3호기 도입에는 기획예산처 설득, 범정부적인 국가기상시스템에 대한 인식 전환의 문제가 남아있다. 2호기의 경우 기기 값만 500억원, 운영비만 기상청 연간 예산의 10%인 160억원에 달해 즉시적 효과를 바라는 국민과 기획예산처를 설득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이 슈퍼컴 도입과 육성에 적극적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응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도 있다.
실제로 전세계 슈퍼컴퓨터 500순위(www.top500.org)에서 우리 기상청 슈퍼컴의 순위는 지난해 11월 29위에서 올해 6월 53위로 뚝 떨어졌다. 중국의 경우 3년 전만 해도 500 순위 밖이었으나 현재 우리보다 앞서고 있으며 중국 기상청은 외산 제품과 국산 제품을 동시 사용해 자체 슈퍼컴퓨터 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한편 CPU, 메모리, 디스크 등 연관 기술력을 높이는데 활용하고 있다.
아직 2∼3㎞ 반경 정밀 예측까진 어려워
다양한 예보방법 도입…3호기 도입도 추진
여름 휴가와 태풍 철이 겹치면서 어느 때보다도 기상예보에 주의를 집중하는 시기가 되었다. 하지만 빗나간 예보를 비난하는 소리가 일주일이 멀다하고 들린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듯 기상 예보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시중 우스갯소리에 기상청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부정적 여론 때문인지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옆 기상청은 이만기 청장이 정책홍보관실에 취재 응대 주의를 지시할 정도로 예민한 분위기다.
기상청 예보관들은 자신들을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의사'와 비교하곤 한다. 예측이 틀릴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으레 완벽을 기대하고 주가가 떨어지거나 병에 대한 처방이 잘 맞지 않는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 특히 기상청에 대한 불만은 `슈퍼컴퓨터'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맞닿아 있다.
이동일 정보화기술운영팀장은 "2004년 슈퍼컴 2호기(크레이의 X1E(4GB) 1020 프로세서) 도입 당시 100% 정확한 예보가 가능해질 것처럼 여론이 과장됐다"며 "슈퍼컴은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산 처리 수단이지 전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종 예보는 슈퍼컴 예보와 예보관의 주관적 판단이 더해 생산된다. 슈퍼컴은 오전 11시20분까지 전 세계 188개국 기상청으로부터 1만개 기상관측, 3000개 고층관측 자료 등을 입수, 분석한 다음 우리나라의 가로 세로 30Km의 격자 예보 시스템을 구동한 후 오후 2시에 예보를 내놓는다. 그러면 예보관은 자신의 경험과 통계적 판단을 더하고 오후 3시 전국 예보관 영상회의를 거쳐 오후 5시에 최종 예보를 발표한다. 이렇게 슈퍼컴은 단 두세시간 안에 방대양 양의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도입됐다. 예보 시간과 공간을 각각 절반으로 줄이면 컴퓨터의 계산용량은 단순하게 10배로 늘어난다.
◇진화 중인 디지털예보 시스템= 기상청은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우선 `그물코'에 비유되는 수치예보 간격을 줄이고 있다. 현재 30Km 격자에서 10Km를 시험 중이며 5Km까지 줄일 예정이다. 이 경우 이동 중 어느 지역은 비가 쏟아지고 어느 지역은 맑은지를 미리 알 수 있다.
이동일 팀장은 "몇 해 전 신림동 돌발 홍수는 반경 2~3㎞ 안에서 30분간 짧게 내리는 형태였는데, 격자 간격을 줄여 이런 시공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격자 간격 세밀화는 관측 수치의 검증 문제로 당초보다 시행이 지연되고 있다. 레이더 관측이 수치가 아닌 그림 형태로 정량적이지 못한데 이를 정확한 수치 값에 가깝게 전환하는 기술이 아직 미비하다는 것. 또 한반도 주변 3면 바다의 관측 자료 부족, 북한의 낙후한 관측 시스템 등이 봄철 황사 예보의 부정확성을 높인다.
정확도를 높이고 부정확성을 줄이는 방식을 혼합한 `앙상블' 예보도 활용되고 있다. 기상청은 여러 수치모델을 구동시켜 정답에 가까울 확률을 높이고 있다. 또 세계 기상 관측 자료 뿐만 아니라 수치 예보 모델의 방대한 양을 계산, 3차원으로 현재 대기 상태를 구현해 보기도 한다.
이동일 팀장은 "세계 기상 기구들은 우리나라의 IT의 발달이 수치예보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높였다고 평가한다"며 "국내 디지털 예보는 자료, 기술 발전을 토대로 어느 순간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컴 3호기 도입 계획= 보통 슈퍼컴퓨터의 수명은 5년이다. 1999년 도입한 1호기는 2004년 2호기 도입과 함께 1년간 병행 가동되다 전시용으로 퇴역했다. 기상청은 3호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 예산을 올려 2009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호기는 연구개발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3호기 도입에는 기획예산처 설득, 범정부적인 국가기상시스템에 대한 인식 전환의 문제가 남아있다. 2호기의 경우 기기 값만 500억원, 운영비만 기상청 연간 예산의 10%인 160억원에 달해 즉시적 효과를 바라는 국민과 기획예산처를 설득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이 슈퍼컴 도입과 육성에 적극적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응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도 있다.
실제로 전세계 슈퍼컴퓨터 500순위(www.top500.org)에서 우리 기상청 슈퍼컴의 순위는 지난해 11월 29위에서 올해 6월 53위로 뚝 떨어졌다. 중국의 경우 3년 전만 해도 500 순위 밖이었으나 현재 우리보다 앞서고 있으며 중국 기상청은 외산 제품과 국산 제품을 동시 사용해 자체 슈퍼컴퓨터 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한편 CPU, 메모리, 디스크 등 연관 기술력을 높이는데 활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