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낙영 디지털산업부장
최근 한 팹리스 업체가 해외기술유출 혐의로 회사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팹리스 산업을 잘 모르는 독자들은 몇 해 전부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기술유출 사건의 하나쯤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하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우선, 차세대 성장산업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팹리스 산업이 자칫 탄력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우려다.
팹리스 산업은 말 그대로 반도체 생산라인인 팹(fab)이 없다는 것으로, 설계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반도체 칩을 개발하는 것이다. 당연히 생산은 반도체 라인을 갖고 생산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하게 된다. 휴대전화의 퀄컴이나, 그래픽카드의 ATI나 엔비디아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팹리스 업체고, 국내에는 코아로직과 엠텍비젼이 대표적이다. 결국 팹리스 업체들은 설계를 통해 디지털전자와 IT 기기 등의 핵심 칩을 개발 생산하는 셈이고, 이 과정은 철저하게 분업화돼 있다.
바로 이점이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외기술유출과 분리해 봐야 하는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검찰측이 밝히는 이번 사건의 골자는 팹리스 업체 A사가 다른 팹리스 업체 B사의 인력을 빼왔고, 이 인력을 통해 개발한 기술과 제품이 이전 B사의 기술과 동일하며, 이 기술을 중국 GSMC라는 파운드리 업체에 넘겼다는 것이다. 업체간 인력 이동과정의 부정경쟁이나, 영업비밀보호 위반, 또 중국 파운드리 업체에 어떤 기술을 넘겼는지 등 사건 전반의 불법여부는 물론 법원에서 가려져야 할 부분이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팹리스 업체들은 제품 설계도(마스크)를 생산업체인 파운드리 업체에 넘겨줘야 하고, 파운드리 업체는 글로벌 가격경쟁에 따라 국내외 구분이 없어진 지 오래됐다는 점이다. 퀄컴도 한국의 삼성전자에서 일부 칩을 위탁생산하고 있고, 국내 팹리스 업체들은 국내의 동부일렉트로닉스는 물론, 대만의 UMC나 TSMC, 중국의 GSMC 등에서 위탁생산, 즉 파운드리를 하고 있다. 국내 팹리스 업체가 생산을 위해 해외 파운드리 업체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비즈니스 과정이 단지 분업상 불가피하게 넘겨지는 자료로 인해 해외기술유출로 확대 해석돼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번 건은 타사로의 인력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는 B사의 고소에 따른 수사라는 배경과 함께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분업이 갖는 비즈니스 특수성이 맞물리며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
특히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이제 막 발아기를 넘어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닦고 있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이 산업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정부가 차기 육성산업으로 지목하고 있는 팹리스 산업은 우수 인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고, 국내 업체들이 실제로 잘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제조벤처 영역 가운데 하나다. 내년 팹리스 산업은 업체간 특허 분쟁을 비롯, 큰 규모의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사건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팹리스 업체 사장은 중국이 세계의 생산기지에서 방대한 값싼 인력풀을 기반으로 연구개발(R&D) 분야까지 치고 들어오면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이를 잘 가꿔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데 공감한다.
최근 한 팹리스 업체가 해외기술유출 혐의로 회사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팹리스 산업을 잘 모르는 독자들은 몇 해 전부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기술유출 사건의 하나쯤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하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우선, 차세대 성장산업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팹리스 산업이 자칫 탄력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우려다.
팹리스 산업은 말 그대로 반도체 생산라인인 팹(fab)이 없다는 것으로, 설계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반도체 칩을 개발하는 것이다. 당연히 생산은 반도체 라인을 갖고 생산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하게 된다. 휴대전화의 퀄컴이나, 그래픽카드의 ATI나 엔비디아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팹리스 업체고, 국내에는 코아로직과 엠텍비젼이 대표적이다. 결국 팹리스 업체들은 설계를 통해 디지털전자와 IT 기기 등의 핵심 칩을 개발 생산하는 셈이고, 이 과정은 철저하게 분업화돼 있다.
바로 이점이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외기술유출과 분리해 봐야 하는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검찰측이 밝히는 이번 사건의 골자는 팹리스 업체 A사가 다른 팹리스 업체 B사의 인력을 빼왔고, 이 인력을 통해 개발한 기술과 제품이 이전 B사의 기술과 동일하며, 이 기술을 중국 GSMC라는 파운드리 업체에 넘겼다는 것이다. 업체간 인력 이동과정의 부정경쟁이나, 영업비밀보호 위반, 또 중국 파운드리 업체에 어떤 기술을 넘겼는지 등 사건 전반의 불법여부는 물론 법원에서 가려져야 할 부분이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팹리스 업체들은 제품 설계도(마스크)를 생산업체인 파운드리 업체에 넘겨줘야 하고, 파운드리 업체는 글로벌 가격경쟁에 따라 국내외 구분이 없어진 지 오래됐다는 점이다. 퀄컴도 한국의 삼성전자에서 일부 칩을 위탁생산하고 있고, 국내 팹리스 업체들은 국내의 동부일렉트로닉스는 물론, 대만의 UMC나 TSMC, 중국의 GSMC 등에서 위탁생산, 즉 파운드리를 하고 있다. 국내 팹리스 업체가 생산을 위해 해외 파운드리 업체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비즈니스 과정이 단지 분업상 불가피하게 넘겨지는 자료로 인해 해외기술유출로 확대 해석돼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번 건은 타사로의 인력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는 B사의 고소에 따른 수사라는 배경과 함께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분업이 갖는 비즈니스 특수성이 맞물리며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
특히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이제 막 발아기를 넘어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닦고 있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이 산업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정부가 차기 육성산업으로 지목하고 있는 팹리스 산업은 우수 인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고, 국내 업체들이 실제로 잘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제조벤처 영역 가운데 하나다. 내년 팹리스 산업은 업체간 특허 분쟁을 비롯, 큰 규모의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사건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팹리스 업체 사장은 중국이 세계의 생산기지에서 방대한 값싼 인력풀을 기반으로 연구개발(R&D) 분야까지 치고 들어오면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이를 잘 가꿔나가야 할 시점이라는 데 공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