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광장] 디지털 시대의 사회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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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11-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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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준 라임글로브 대표이사


연말이 다가오면서 많은 기업들의 사회공헌 소식이 연일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활동이 여전히 시설에 대한 기부금 지원이나 노력봉사, 단체나 연합회 등의 자원봉사 등 부분적인 후원 활동에만 한정되어 있어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

이는 장기적인 기업의 비전이나 전략을 근거로 사회공헌 활동이 나온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춘 일시적이거나 단편적인 활동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평가 작업 또한 면밀한 효과분석을 기반으로 하기보다는 언론노출만을 강조하기 마련이어서, 기업의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기업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의 핵심이 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기업의 당면과제는 물론 이윤추구이지만, 이제는 기업이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서의 사회적 책임을 무시한 채 사리(私利)만을 추구해서는 기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 실례로, 해외 공장에서 아동노동 조건 준수를 어긴 다국적 스포츠기업이나 회계 부정 사건을 일으킨 미국 기업의 경우 대외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 문을 닫거나 막대한 사후 복구작업을 해야만 했다.

사회공헌 활동이 점차 중요해짐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선 이를 지수화해 투자 활동에 반영하려는 움직임도 점차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 국내에도 선을 보인 SRI(Socially Responsible Index) 펀드가 그것으로, 기업의 윤리, 환경, 지배구조 등 사회적 책임 요소를 중요한 투자 결정 요소로 간주한다. 사회공헌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실제 기업 실적도 우수한 경우가 많아 SRI 펀드의 운영실적은 일반 펀드보다 비교적 높은 편이다.

국내 SRI 펀드는 아직 초기 단계로, 기업의 사회 책임을 본격적으로 객관화해 반영하기보다는 아직까지 실적 우수 기업 위주의 펀드 편성만을 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 책임을 면밀히 분석, 평가할 만한 평가수단이나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 자료인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나 객관적인 사회공헌 지수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참고로, 국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행은 아직 초기 수준으로 20개 내외의 기업만이 발행하고 있다.

사회공헌은 바로 기업의 가시적인 매출 상승이나 이윤 증대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기업을 둘러싼 주주, 지역사회, 종업원, 협력업체, 소비자 등 각종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이 해당 지역사회 내에서 기업활동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계획 수립 및 관리의 필요성이 다른 어떤 기업 활동 분야보다도 더욱 절실하다.

사회공헌의 목적이 긍정적 관계 구축이라 할 때, 그 방법론 또한 현재의 기부나 후원 일변도에서 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형태로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외 각종 기업에서 선보이고 있는 문화 프로그램이나 교육, 생활 환경 개선 등의 작업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아울러, 기부나 후원 또한 보다 장기적인 비전에 입각해 시설이나 단체에서 정말 필요한 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라임글로브는 사회공헌 지수를 객관적으로 체계화한 지수를 국내 처음으로 발표한 바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시스템과 활동 등 사회공헌 활동 전반을 수치화해 평가하는 것인데, 이미 수자원공사 등 국내 유수 기업이 성공리에 컨설팅을 마친 것은 물론 많은 기업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체계적인 사회공헌 전략에 대한 니즈를 짐작하게 하고 있다.

흔히, 사회공헌은 여유가 있는 소수 대기업들의 자선 활동으로 간주되어 왔다. 하지만, 사회공헌은 일방적인 퍼주기가 아니라 기업이 함께 숨쉬는 커뮤니티에 대한 마땅한 상생 활동이다. 기부에서 나눔으로 진화할 때, 기업과 우리 사회 모두 고른 성장을 이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