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사스캔들 던 HP회장 결국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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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9-1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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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 CEO 내년 1월 회장 승계.."사업에 역량 집중"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휼렛 패커드(HP)의 회사 기밀 유출자 색출을 위한 불법 통화내용 조사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사퇴 압력을 받아온 패트리샤 던(53) 이사회 회장이 결국 12일 사임을 발표했다.

던은 지난 해 미국의 대표적 여성 경영인 칼리 피오리나가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직을 사퇴한 이후 HP의 비임원 이사회 회장직을 맡아왔다.

던 회장은 이사회의 회사 정보 언론 유출 장본인을 색출하기 위해 고용한 사설탐정들이 월권 행위를 했다고 사과했다.

HP는 현 CEO 겸 사장 마크 허드가 내년 18일 이사회 회장직을 승계할 것이며 던은 이후에도 이사직을 계속 수행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드는 "HP에서 부적절한 조사 기법이 다시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실과 연방 검사들은 HP가 자사 이사들과 언론사 기자들의 개인 통화기록을 입수하는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저질렀는 지를 조사 중이다.

빌 로키어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은 조사 결과 불법 행위 사실이 드러난 HP 관계자들을 기소하겠다고 밝혔으며 HP측은 검찰 조사에 "전폭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던 회장은 그러나 사설탐정들에게 불법적인 수법을 동원토록 하지는 않았다며 사전인지설을 부인했다. 그녀는 "제3자에 의해 진행된 조사에 부적절한 수법이 동원된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이는 우리의 본 뜻을 벗어난 것으로, 이에 대해 사과한 다"고 말했다.

피오리나가 재임 5년 간 이사회와 반목하다가 지난 해 사임한 후 `HP호`의 조타수를 맡아온 던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HP는 다시 고위 경영진이 개편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여러 악재로 고전하고 있는 라이벌 업체 델과는 달리 HP는 올해 실적이 크게 향상되고 있으며 주가는 피오리나 퇴진 후 30% 가량 올랐다. HP 주가는 12일 뉴욕 증시에 전날 보다 1.54% 오른 36.92 달러를 기록했다.

던이 고용한 사설탐정들은 고객으로 위장, 통신 회사에 전화를 걸어 개인의 통화기록을 빼내는 `프리텍스팅`(Pretexting)이라는 수법을 동원해 불법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프리텍스팅`을 불법으로 명시한 조항은 없지만 주 검사들은 `프리텍스팅`이 신원도용 및 `허가 받지 않은` 컴퓨터 데이터 접근 등과 관련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법 조사 방식을 둘러싸고 던 회장을 비난하고 사임을 요구해온 토머스 퍼킨스 전 이사에 대해 던 회장이 직격탄을 날렸다.

퍼킨스가 애초 거짓말 탐지기와 같은 강력한 조사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는 `강성론자`였는데 회사 정보 유출 `주범`이 자기 친구인 조지 키워스 이사로 드러나자 표변했다는 것.

정보 유출 `주범` 키워스는 12일 지난 1월 CNET 닷컴에 게재된 HP 관련 기사의 `취재원`이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이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러나 "회사 기밀이나 회사에 피해를 줄만 한 정보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던 회장은 자신이 시작한 회사 정보 유출자 색출 조사가 방법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나는 지난 18개월 간 HP가 이뤄온 발전을 매우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남은 임기 중 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회장직 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새로 회장직까지 겸하게 된 허드 CEO는 "이번 문제를 극복,우리의 역량을 사업에 다시 집중하고 고객과 종업원,주주들의 신뢰와 지지를 지속적으로 얻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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