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nology Circuits] 혼자서 조율하는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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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3-01-0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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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기술에 대한 책을 쓴 저자이자 스미스소니언 재단 300주년 기념 전시회의 공동 큐레이터를 맡았던 에드윈 구드씨는 모든 종류의 피아노를 관찰하고 연주해 봤다.

"완벽한 피아노란 없습니다. 어떤 피아노든 어디 한 군데는 부조화된 소리를 내죠" 스탠퍼드 대학 종교학과 명예교수이기도 한 구드씨의 말이다.

그의 말은 사실이다. 흔히 피아노를 조율한다는 것은 악기의 전체적인 하모니가 개선될 수 있도록 몇 개의 음조를 신중하게 조정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모든 피아노가 조화를 잃어버렸다 해도, 몇 대의 피아노는 다른 피아노들보다 더욱 부조화된 상태일 테니 말이다. 특히 온도와 습도가 변화한다면, 어쿠스틱 피아노의 88개 음조가 고장이 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피아노의 많은 부분은 나무로 만들어져 있는데, 나무는 습도의 변화에 의해 팽창되거나 축소되죠."라고 우드씨는 말한다.

피아니스트가 콘서트를 하기 직전에 악기를 조율한다면, 별다른 문제는 없다. 하지만 만일 피아노를 1년에 한두 차례만 조율해도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아마추어 피아노 연주자 겸 엔지니어인 돈 길모어씨(38)는 `스스로 조율하는 컴퓨터`를 고안함으로써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피아니스트들이 버튼만 누르면, 자신의 악기를 조율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자시스템을 개발했다.

피아노가 아닌 다른 악기들은 대부분 조율이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 바이올리니스트는 연주하기 전에 자신의 바이올린을 조율할 수 있다. 줄 위에서 손가락을 살짝 옮겨 잡는 것으로도 튜닝 문제는 보완이 된다. 그러나 피아노는 마음처럼 쉽게 조율이 되지가 않는다.

길모어씨가 생각해 낸 `스스로 조율하는 피아노'의 원리는 이렇다. 88개의 피아노 음조는 250개의 줄에 의해 만들어진다. 가장 낮은 음조는 한 줄씩 되어 있고, 중간과 위쪽의 음조는 두 개나 세 개의 줄로 묶여 있다. 높은 음조를 예로 들면, 세 개의 줄 중 하나라도 약간만 정상상태에서 벗어날 경우 음색이 귀에 거슬리게 된다.

10년 전 잠시 일자리를 잃었을 때 그는 첫 번째 조율장치를 개발했다. 그것은 기계적으로 세 개의 줄을 동시에 자동 조율하는 것이었다. 이 초창기의 시스템에는 몇 개의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마이크로폰을 이용해 피아노 줄의 음조를 고르기 때문에 이 장치가 각각의 줄들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스스로 튜닝하는 피아노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길모어씨는 스토리&클라크라는 피아노를 만드는 QRS 뮤직 테크놀로지스와 계약을 한 후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번에 그는 전통적인 피아노줄에 열을 가해 줄을 늘이거나 줄인 후 튜닝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피아노의 생산과정에서 피아노 줄을 조율하기 전에 95도로 가열한 후 이 데이터를 레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자 메모리에 저장한다.

스스로 조율하는 피아노는 연주에 앞서 줄을 따뜻하게 데운 후 레퍼런스 튜닝 데이터와 소리를 비교해 줄의 온도를 필요한 만큼 높이거나 낮춘다. 이 과정은 20초 정도 걸린다. 극단적으로 습기가 많거나 메마른 곳으로 피아노가 옮겨질 경우는 음색이 망가질 수 있어 수동적인 재조율이 필요하다. 사용자들은 원한다면 조율사를 따로 둘 수도 있다.

QRS의 토머스 돌란 사장은 스토리&클라크가 만든 최초의 `스스로 조율하는 피아노'는 고가의 그랜드 피아노라고 말한다. 배보다 배꼽이 큰 튜닝 시스템을 원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스스로 조율하는 컴퓨터는 초기시장에 있어서 학교와 전문 연주자들을 공략할 방침이다.

스스로 조율하는 컴퓨터에 대해 구드씨는 별로 흥미가 없다고 말한다. "어쩌면 스스로 조율하는 피아노가 제대로 작동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난 그런 피아노가 그다지 필요치 않습니다. 3개월에 한번씩 조율하면 될 것을, 무엇하러 그 비싼 피아노를 산단 말입니까."

이언 오스틴 http://www.nytimes.com/2003/01/02/technology/circuits/02nex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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