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구난현장·수사 등 드론 수요 갈수록 늘어
일본·미국선 산업현장에 이미 유용하게 사용중
전파법 등 제도 개선해 산업 육성 힘 모아야
일본·미국선 산업현장에 이미 유용하게 사용중
전파법 등 제도 개선해 산업 육성 힘 모아야
지난 2월 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체육관에서 신입생 환영회 행사를 진행하고 있던 부산외국어대학교 학생 9명과 이벤트업체 직원 1명이 사망했다.
부산의 어느 대학 교수가 50미터 상공에 무인기를 띄워 생생한 현장 사진을 찍었다. 지상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상공에서 보면 보인다. 그 영상은 당연히 특종이 됐다. 드론이 폭격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을 때 드론을 날렸다면 더 생생한 현장상황을 신속히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유인기를 원자로 가까이 날리기에는 인명 손실 등 커다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무인기는 가격이 충분히 낮아졌고 안정성은 크게 높아졌다. 방사능에 노출될 조종사가 없고 충분히 낮게 비행할 수 있어 장점이 많다.
화산재를 뿜어내는 화산을 관찰할 때도 무인기는 매우 쓸모가 있다. 위험이 따르는 곳을 정찰할 때나 긴급 구난이 필요할 때 긴요하게 쓸 수 있다.
긴급히 무선중계국이 필요할 때도 마찬가지다.
유병언은 올 해 전반기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였다. 세월호 침몰 이후 거의 매일 매스컴을 장식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에게는 지긋지긋하게 골치 아픈 존재였다. 그를 잡으려고 금수원을 수색할 때 수천 명의 인력을 동원했다. 아쉬운 점이 어디 한 가지뿐이랴마는 당시 무인항공기를 투입하지 않은 게 못내 안타깝다. 드론을 날릴 형편이 아니었다면 하다못해 카메라 달린 애드벌룬이라도 날렸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무인기를 전투기나 정찰기 정도로 간주했다. 그런데 금년 봄 백령도, 파주, 삼척에서 연거푸 추락한 무인항공기를 접하면서 생각을 바꿨다. 저가의 드론으로도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리고 그뿐이었다. 금수원 상공에 카메라 달린 드론 하나 올리면 현장을 손금 보듯 지휘할 수 있었을 텐데 수뇌부들은 여전히 재래식 방법으로 우왕좌왕하다 철수하고 말았다.
게임 하듯 무인기를 조종하는 인력이 각광을 받고 있다. 환상적인 드라마 장면이나 다큐멘터리 영상을 찍을 때 무인기가 톡톡히 제 몫을 하는 데 이때 숙련된 조종사가 필요하다. 그래서 드론 조종 자격이 중요한 스펙이 될 날이 곧 올 것이다.
일본에서는 종자를 파종할 때 드론을 쓴다. 나아가 작황 파악이나 병충해 감지에도 쓴다. 미국에서는 2006년 말부터 여덟 개의 범죄사건과 두 개의 국가안보 사건에 FBI가 드론을 사용했다는 의회 증언이 작년 초 나왔다.
국내 기업 LG CNS가 무인헬기를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터키 등 5개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무인헬기는 특별히 정지비행이 가능해 주요 인프라 시설 점검에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댐이나 터널, 송유관이나 원전 구조물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범죄차량을 상공에서 여유 있게 추적할 수도 있다. 방사능 탐지에도 쓸 수 있다. 심지어 물자를 수송할 수 있고 오지에서 송전선을 가설할 때는 더 없이 유용하다.
앞으로 중대 또는 대대마다 적어도 드론 한 대씩 보급할 날이 올 것이다.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며 공격할 수 없는 곳을 공격하려면 이런 장비가 필요하다. 인명 손상을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전쟁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점차 사람 대신 로봇이 싸우게 될 텐데 드론은 나르는 로봇이다.
드론을 널리 쓰려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현실적으로 전파법과 항공법을 대폭 손봐야 한다. 유인기와 무인기가 공존할 수 있는 기술적 환경도 마련해줘야 한다. 프라이버시 침해가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하며, 범죄에 악용될 소지를 줄일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모터 소음을 줄여야 하며 오래 체공할 수 있게 전지 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 여러 대의 무인기들이 서로 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 항법도 필요하다.
최초로 휴대전화를 만들어 승승장구하던 모토로라가 어느 날 순위에서 사라졌다. 시장 점유율 1위였던 노키아도 스마트폰이 출현하면서 어느 날 순위에서 사라졌다. 조만간 무인기 세상이 온다. 그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인력도 양성해야 한다. 활용범위도 넓혀야 한다. 한국이 무인기 세상에서 갈라파고스 군도가 되지 말아야 한다.
김형중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부산의 어느 대학 교수가 50미터 상공에 무인기를 띄워 생생한 현장 사진을 찍었다. 지상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상공에서 보면 보인다. 그 영상은 당연히 특종이 됐다. 드론이 폭격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을 때 드론을 날렸다면 더 생생한 현장상황을 신속히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유인기를 원자로 가까이 날리기에는 인명 손실 등 커다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무인기는 가격이 충분히 낮아졌고 안정성은 크게 높아졌다. 방사능에 노출될 조종사가 없고 충분히 낮게 비행할 수 있어 장점이 많다.
화산재를 뿜어내는 화산을 관찰할 때도 무인기는 매우 쓸모가 있다. 위험이 따르는 곳을 정찰할 때나 긴급 구난이 필요할 때 긴요하게 쓸 수 있다.
긴급히 무선중계국이 필요할 때도 마찬가지다.
유병언은 올 해 전반기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였다. 세월호 침몰 이후 거의 매일 매스컴을 장식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에게는 지긋지긋하게 골치 아픈 존재였다. 그를 잡으려고 금수원을 수색할 때 수천 명의 인력을 동원했다. 아쉬운 점이 어디 한 가지뿐이랴마는 당시 무인항공기를 투입하지 않은 게 못내 안타깝다. 드론을 날릴 형편이 아니었다면 하다못해 카메라 달린 애드벌룬이라도 날렸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무인기를 전투기나 정찰기 정도로 간주했다. 그런데 금년 봄 백령도, 파주, 삼척에서 연거푸 추락한 무인항공기를 접하면서 생각을 바꿨다. 저가의 드론으로도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리고 그뿐이었다. 금수원 상공에 카메라 달린 드론 하나 올리면 현장을 손금 보듯 지휘할 수 있었을 텐데 수뇌부들은 여전히 재래식 방법으로 우왕좌왕하다 철수하고 말았다.
게임 하듯 무인기를 조종하는 인력이 각광을 받고 있다. 환상적인 드라마 장면이나 다큐멘터리 영상을 찍을 때 무인기가 톡톡히 제 몫을 하는 데 이때 숙련된 조종사가 필요하다. 그래서 드론 조종 자격이 중요한 스펙이 될 날이 곧 올 것이다.
일본에서는 종자를 파종할 때 드론을 쓴다. 나아가 작황 파악이나 병충해 감지에도 쓴다. 미국에서는 2006년 말부터 여덟 개의 범죄사건과 두 개의 국가안보 사건에 FBI가 드론을 사용했다는 의회 증언이 작년 초 나왔다.
국내 기업 LG CNS가 무인헬기를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터키 등 5개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무인헬기는 특별히 정지비행이 가능해 주요 인프라 시설 점검에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댐이나 터널, 송유관이나 원전 구조물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범죄차량을 상공에서 여유 있게 추적할 수도 있다. 방사능 탐지에도 쓸 수 있다. 심지어 물자를 수송할 수 있고 오지에서 송전선을 가설할 때는 더 없이 유용하다.
앞으로 중대 또는 대대마다 적어도 드론 한 대씩 보급할 날이 올 것이다.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며 공격할 수 없는 곳을 공격하려면 이런 장비가 필요하다. 인명 손상을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전쟁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점차 사람 대신 로봇이 싸우게 될 텐데 드론은 나르는 로봇이다.
드론을 널리 쓰려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현실적으로 전파법과 항공법을 대폭 손봐야 한다. 유인기와 무인기가 공존할 수 있는 기술적 환경도 마련해줘야 한다. 프라이버시 침해가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하며, 범죄에 악용될 소지를 줄일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모터 소음을 줄여야 하며 오래 체공할 수 있게 전지 성능을 향상시켜야 한다. 여러 대의 무인기들이 서로 충돌을 회피할 수 있는 항법도 필요하다.
최초로 휴대전화를 만들어 승승장구하던 모토로라가 어느 날 순위에서 사라졌다. 시장 점유율 1위였던 노키아도 스마트폰이 출현하면서 어느 날 순위에서 사라졌다. 조만간 무인기 세상이 온다. 그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인력도 양성해야 한다. 활용범위도 넓혀야 한다. 한국이 무인기 세상에서 갈라파고스 군도가 되지 말아야 한다.
김형중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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