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개발자-농협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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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급된 야근수당을 요구했던 IT개발자와 원만한 합의를 약속했던 농협정보시스템이 최근 합의할 수 없다며 항소심을 진행했다.

12일 농협정보시스템과 IT노조 등에 따르면, 농협정보시스템과 과거 이 회사에 근무했던 IT개발자 양모씨는 지난달 말 항소심 1차 재판을 진행했으며 이 자리에서 농협측은 합의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2006년 농협에서 업무를 시작한 양모씨는 2008년 폐결핵 진단을 받고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양모씨가 농협 측에 야근 수당 지급에 대한 소송을 진행했고, 지난 2월 3년 만에 1심 최종 선고가 내려졌다. 당시 법원은 양 모씨가 신청한 야근, 휴일 근무 등 임금의 30% 가량을 지급하라며 양모씨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으나 농협측은 이 30% 지급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심을 신청했다. 이 첫 재판이 최근 열린 것이다.

양측의 소송 공방은 2010년을 시작으로 1심 판결만 3년 가까이 걸린 IT업계의 대표적 개발자 소송으로 꼽혔으며, 판결 후 IT개발자들과 정치권의 관심을 받았다.

IT개발자들은 양모씨를 돕기 위해 모금 활동을 자발적으로 진행했으며 정치권에서는 지난 IT개발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바로 잡겠다는 취지에 민주당 장하나 의원실을 중심으로 노동 환경 실태조사와 농협정보시스템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요구, 현장방문 등이 이어졌다.

지난 7월 초 장하나 의원을 비롯해 우원식 의원 등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IT노동실태 현장조사를 위해 농협정보시스템 본사를 방문했고, 이 자리에서 함병석 농협정보시스템 대표는 양 모씨와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원만하게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농협측이 지난 3월 재기했던 항소심 1심 재판을 취하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또다시 법정 공방이 이어진 것이다.

또 양모씨에 따르면 지난 7월 정치권에서 현장 방문을 한 이후 항소심 재판 이전까지 양 측은 전화 한 통화만 오고 갔을 뿐 합의와 관련해 진행된 것은 없다.

IT개발자들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okjsp'에 현재 진행 상황 관련 글이 올라오자 몇 시간만에 수십개의 응원 댓글이 달리는 등 농협 측에 대한 개발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농협정보시스템 관계자는 "재판일자는 원래 예정됐던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한 것"이라며 "여전히 양 모씨와 원만한 합의를 생각하고 있고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모씨측은 역시 원만한 합의를 원하지만 농협 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향후 재판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 상황이 연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양 씨는"7월 의원들이 방문했을 때 함 대표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합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전화 한 통이 끝이었다"며 "합의를 안 한다는 생각은 없기 때문에 회사측에서 내용을 제시한다면 절충할 부분은 절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심 재판은 내달 10일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최근 농협정보시스템의 결핵 환자 발생과 관련해 농협 측은 "이번 추가 결핵 환자는 회사 야근 또는 근무환경과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농협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회사 내 두명의 직원이 결핵 의심 환자로 분류됐으며, 이 중 한명은 결핵 초기 확진을 받아 치료를 받은 후 현재 다시 현장으로 복귀한 상황이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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