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환경 급변 따라 혁신제품 발굴 박차
전문인력 양성 초점 정부-기업 힘 모아야
전문인력 양성 초점 정부-기업 힘 모아야
`1998년 18개 기업, 매출은 1400억원. 2010년 170여개 기업, 매출은 1조 9000억원.'
지난 14년 간 시스템반도체 발전의 엔진 역할을 해온 국내 반도체설계(팹리스) 기업들의 외형적인 수치 변화다. 절대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품목도 다양해졌다. 게다가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 전반에서는 지금이 가장 큰 위기이라고 진단한다. 산업은 외형적으로 커지고 있는 만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지금이 팹리스 기업들에게는 생존을 넘어 한단계 도약을 위한 시험대에 서 있다는 분석이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전체 매출은 증가했다. 하지만 2000년 대 중반부터 국내 팹리스 전체 매출 성장은 거의 멈췄다. 올해는 경기 영향으로 더욱 주춤하고 있다.
기술이 중시되고, 향후 트렌드를 내다봐야 하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짧게는 2~3년 뒤, 길게는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연구하는 전문 인력들이 점점 줄고 있다. 우리가 1등을 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비해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일반인들의 평가는 여전히 냉소적이다. 특히 국내 팹리스를 진두지휘할 수 있는 스타 팹리스기업 부재는 여전히 국내 팹리스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5년 전, 10년 전 과거 영광을 누렸던 기업들은 생존하기 버거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고,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들도 언제 그 영광이 사라질지 모른다.
무엇보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미래 성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공계 기피'와 `중소기업 거부'라는 2가지 악재를 모두 경험해야 하는 국내 팹리스들에게 인력 이탈은 다반사이며, 이는 제2 성장 동력의 부재로 이어진다.
또 기업 간 격차는 더욱 심화되면서 중견 규모 팹리스 기업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신규 팹리스 기업들을 찾기도 힘들어졌다. 게다가 경쟁 국가들의 최근 행보를 보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몇 년 전에 비해 많이 뒤쳐져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대만은 TSMC와 UMC와 같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을 등에 업고 팹리스 강국으로 섰으며, 이 같은 대만을 현재 위협하고 있는 것이 중국이다. 아직 토양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현황을 돌아보면, 지난 14년 간 국내 팹리스 산업이 외형적으로 큰 성장을 거뒀다는 평가는 빛을 바랜다.
◇국내 팹리스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과도기'= 최근 산업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국내 팹리스 비즈니스 모델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팹리스들은 주변 칩을 통해 매출 성장을 이뤘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CMOS 이미지 센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이 통합 칩으로 변화함에 따라 시장 규모가 커지고 국내 중소규모 팹리스들은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팹리스들도 그에 맞춰 다양한 아이템으로 다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국내 팹리스는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과도기라는 평가가 많다. 팹리스 기업들이 많이 사라지며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고, 아니면 한단계 도약하는 성장기를 구가할지 그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메인 아이템도 최근 몇 년간 급변했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징조이지만, 반드시 선행 조건이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혁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산학협력 네트워크가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 혼자 만 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는 것이다. 팹리스들은 제품을 유지할 시간이 길지 않다. 시장이 커지면 반드시 대기업이 들어오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야 한다. 혁신 제품을 새로운 시장에 내놓으려면 더 많은 기술적 기반이 따라야 하고, 학교와 기업 간 네트워크가 중요해 진다.
◇결국은 사람이다= 팹리스 기업들 매출 규모만 보면 중국은 오래전에 한국 팹리스 산업을 넘어섰다. 중국이 더욱 무서운 점은 지금도 수 십 만명의 학생들은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혹은 중국 내 대학에서 시스템반도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전문가들은 10~20년 뒤 국내 시스템반도체 발전에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미국도 대만도 아닌 중국이라고 설명한다.
국내도 이런 현실을 깨닫고 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달성 가능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도 미흡할뿐더러 국내 팹리스 기업들도 인력 양성 문제에 소극적이다.
그러기에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필요한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기업은 매칭 펀드 등을 통해 학교 지원에도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국내 팹리스 기업들 환경이 여전히 열악하지만, 인재가 없으면 미래는 없다. 산업 발전을 위한 사람 양성에 기업들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할 기대한다= 최근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는 매우 강하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국내 팹리스 기업 방문이었다. 곽승준 국가미래기획위원장도 최근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올 하반기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10월에는 `SS(시스템반도체-소프트웨어) 육성 전략'과 `시스템IC 2015' 사업이 동시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관련 사업이 여러 방향으로 나뉘는 것에 대한 이견은 있지만,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 시스템반도체 육성의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팹리스 신생 기업이 등장할 수 있도록 아래로부터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불과 몇 천 만원이 없어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있어도 중도 포기하는 기업들이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가능성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 무분별한 과제 지원을 통한 기업 수명을 연명하는 것은 지양해야 된다는 것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워낙 분야가 넓어 자기 분야가 아니면 가치와 본질을 잘 모르기 쉽다. 관련 업계나 교수 등 전문가 의견을 최대한 활용해 정책 수립 시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팹리스들은 마치 편의점과 같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종목은 많지만, 실제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사업은 몇 개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옆으로 벌이기만 하면 성공하는 분야가 아니다. 종목마다 핵심적으로 필요로 한 부분이 다르다. 마치 스포츠를 하는 데 있어 어떤 운동을 하느냐와 같다.
업계 한 전문가는 "90년 대 말 시스템반도체 육성 초창기 국내 팹리스들이 유치원생이라면 지금은 중학생까지 올라왔다.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을 위해선 과목 변경과 보강은 필수다"라면서 "정부는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산학연계 구심점 역할을 자처해야 하며, 쉽지 않은 길이 되겠지만, 벌써 포기할 만큼 우리가 세계와 멀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강승태기자 kang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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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년 간 시스템반도체 발전의 엔진 역할을 해온 국내 반도체설계(팹리스) 기업들의 외형적인 수치 변화다. 절대적인 수치뿐만 아니라 품목도 다양해졌다. 게다가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 전반에서는 지금이 가장 큰 위기이라고 진단한다. 산업은 외형적으로 커지고 있는 만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지금이 팹리스 기업들에게는 생존을 넘어 한단계 도약을 위한 시험대에 서 있다는 분석이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전체 매출은 증가했다. 하지만 2000년 대 중반부터 국내 팹리스 전체 매출 성장은 거의 멈췄다. 올해는 경기 영향으로 더욱 주춤하고 있다.
기술이 중시되고, 향후 트렌드를 내다봐야 하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짧게는 2~3년 뒤, 길게는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연구하는 전문 인력들이 점점 줄고 있다. 우리가 1등을 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비해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일반인들의 평가는 여전히 냉소적이다. 특히 국내 팹리스를 진두지휘할 수 있는 스타 팹리스기업 부재는 여전히 국내 팹리스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5년 전, 10년 전 과거 영광을 누렸던 기업들은 생존하기 버거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고,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들도 언제 그 영광이 사라질지 모른다.
무엇보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미래 성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공계 기피'와 `중소기업 거부'라는 2가지 악재를 모두 경험해야 하는 국내 팹리스들에게 인력 이탈은 다반사이며, 이는 제2 성장 동력의 부재로 이어진다.
또 기업 간 격차는 더욱 심화되면서 중견 규모 팹리스 기업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신규 팹리스 기업들을 찾기도 힘들어졌다. 게다가 경쟁 국가들의 최근 행보를 보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몇 년 전에 비해 많이 뒤쳐져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대만은 TSMC와 UMC와 같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을 등에 업고 팹리스 강국으로 섰으며, 이 같은 대만을 현재 위협하고 있는 것이 중국이다. 아직 토양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 현황을 돌아보면, 지난 14년 간 국내 팹리스 산업이 외형적으로 큰 성장을 거뒀다는 평가는 빛을 바랜다.
◇국내 팹리스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과도기'= 최근 산업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국내 팹리스 비즈니스 모델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팹리스들은 주변 칩을 통해 매출 성장을 이뤘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CMOS 이미지 센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모바일 시장이 통합 칩으로 변화함에 따라 시장 규모가 커지고 국내 중소규모 팹리스들은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팹리스들도 그에 맞춰 다양한 아이템으로 다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국내 팹리스는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과도기라는 평가가 많다. 팹리스 기업들이 많이 사라지며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고, 아니면 한단계 도약하는 성장기를 구가할지 그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이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메인 아이템도 최근 몇 년간 급변했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징조이지만, 반드시 선행 조건이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혁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산학협력 네트워크가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 혼자 만 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는 것이다. 팹리스들은 제품을 유지할 시간이 길지 않다. 시장이 커지면 반드시 대기업이 들어오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야 한다. 혁신 제품을 새로운 시장에 내놓으려면 더 많은 기술적 기반이 따라야 하고, 학교와 기업 간 네트워크가 중요해 진다.
◇결국은 사람이다= 팹리스 기업들 매출 규모만 보면 중국은 오래전에 한국 팹리스 산업을 넘어섰다. 중국이 더욱 무서운 점은 지금도 수 십 만명의 학생들은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혹은 중국 내 대학에서 시스템반도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전문가들은 10~20년 뒤 국내 시스템반도체 발전에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미국도 대만도 아닌 중국이라고 설명한다.
국내도 이런 현실을 깨닫고 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달성 가능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도 미흡할뿐더러 국내 팹리스 기업들도 인력 양성 문제에 소극적이다.
그러기에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필요한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기업은 매칭 펀드 등을 통해 학교 지원에도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국내 팹리스 기업들 환경이 여전히 열악하지만, 인재가 없으면 미래는 없다. 산업 발전을 위한 사람 양성에 기업들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할 기대한다= 최근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의지는 매우 강하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국내 팹리스 기업 방문이었다. 곽승준 국가미래기획위원장도 최근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올 하반기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10월에는 `SS(시스템반도체-소프트웨어) 육성 전략'과 `시스템IC 2015' 사업이 동시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관련 사업이 여러 방향으로 나뉘는 것에 대한 이견은 있지만,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 시스템반도체 육성의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팹리스 신생 기업이 등장할 수 있도록 아래로부터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불과 몇 천 만원이 없어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있어도 중도 포기하는 기업들이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가능성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옥석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 무분별한 과제 지원을 통한 기업 수명을 연명하는 것은 지양해야 된다는 것이다. 시스템반도체는 워낙 분야가 넓어 자기 분야가 아니면 가치와 본질을 잘 모르기 쉽다. 관련 업계나 교수 등 전문가 의견을 최대한 활용해 정책 수립 시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팹리스들은 마치 편의점과 같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종목은 많지만, 실제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사업은 몇 개 없다는 것이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옆으로 벌이기만 하면 성공하는 분야가 아니다. 종목마다 핵심적으로 필요로 한 부분이 다르다. 마치 스포츠를 하는 데 있어 어떤 운동을 하느냐와 같다.
업계 한 전문가는 "90년 대 말 시스템반도체 육성 초창기 국내 팹리스들이 유치원생이라면 지금은 중학생까지 올라왔다.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을 위해선 과목 변경과 보강은 필수다"라면서 "정부는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산학연계 구심점 역할을 자처해야 하며, 쉽지 않은 길이 되겠지만, 벌써 포기할 만큼 우리가 세계와 멀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강승태기자 kang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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