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퀄컴' 꿈꾸며 밤늦도록 칩 개발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에 둥지 '연간 1000억 절감'
엠텍비젼ㆍ코아리버ㆍ넥스트 칩도 바로 이곳 출신
1985년 미국 샌디에이고의 작은 벤처 기업이던 퀄컴은 이제 40여 개국에 1만 명 가까운 직원을 거느린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당시 회사 설립자 어윈 제이콥스(Irwin Jacobs)를 비롯 7명이 모여 의기투합한 작은 반도체설계(팹리스) 벤처기업은 지난해 72억달러 매출을 올리며 세계 팹리스 기업 1위를 기록했다. 우리 팹리스 업계에도 이처럼 첫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할 것이라고 믿는 벤처 새내기들이 `제2의 퀄컴`을 꿈꾸며 불을 밝히고 있다. 서울 상암동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 보육실이 둥지를 뜬 신생 팹리스 기업들이 그들이다.
지난 23일 찾은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 보육실은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요람과 같은 곳이다. 엠텍비전, 코아리버, 넥스트 칩, 아이앤씨테크놀로지 등 국내 주요 팹리스 기업들은 대부분 보육실 출신이다. 이곳은 국내 팹리스 기업들을 위해 사무실 지원뿐만 아니라, 엔지니어, 테스트 기기와 같은 장비 등 기술 지원을 하고 있었다.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 조호길 SoC산업기술팀 팀장은 "여러 지원을 통해 연간 1000억 정도 원가 절감 효과를 입주한 신생 팹리스 기업들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꿈을 쫓는 사람들...하루하루가 전쟁=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은 국내 척박한 시스템반도체 토양 속에서도 해보겠다는 의지로 뭉쳐 있다. 성진아이엘 김용우 대표이사는 "척박한 국내 시스템반도체 토양 속에서도 할 수 있다는 의지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성진아이엘은 휴대폰에 들어가는 고주파(RF) 모듈을 개발하는 회사다. 센터 내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나오플러스는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칩을 개발하는 회사로 모바일에 이은 가전제품의 스마트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칩 개발을 하고 있다. 국내 모 기업 SoC기술개발 팀원들이 회사를 만들어 초창기 멤버들이 그대로 있을 만큼 직원들 사이 유대감도 두텁다.
스마트파이 김욱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 팹리스 산업이 굉장히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좋아졌지만, 중국, 대만과 같이 더 잘하는 경쟁자들이 생겨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실리콘 밸리에서 중국진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각 성들이 경쟁적으로 기업을 유치하는데 이는 중국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다음 아이템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 폰 등장으로 코스닥 황제라 불리는 기업들도 이후 아이템이 없어졌다. 반도체는 칩을 한 번 찍으면 출혈이 심해 신생 팹리스 기업들은 칩 선정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스마트파이 김 대표는 그래도 우리는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마케팅과 협상력만 키우면 세계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실리콘이미지'라는 회사의 아날로그 인터페이스 기술은 서울대학교 연구팀을 중심으로 개발 돼 기술 리드는 한국 인력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특히 나오플러스 안 대표는 "회사 운영 상 가장 힘들 때는 목표를 상실했을 때인데, 목표를 항상 갖고 있는 요즘 세대를 보면 젊고 유능한 팹리스 기업 사장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도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에서 벗어나, 자원,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칩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신생 팹리스 성과도 속속 예상된다. 스마트파이는 내년 초 오실레이터 칩 개발이 완료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 시제품 제작 지원 사업에 채택돼 생산 시 50% 가량 지원 받을 수 있다. 성진아이엘은 RF 모듈 사업을 통해 국내 방위 산업체 공급과 관련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성사 가능성이 높다. 휴대폰 관련 칩도 일부 기업과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변화 조짐도 엿보인다. 이미 시스템반도체 육성 필요성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인식하고 있다. 나오플러스 안대표는 "이제는 돈을 많이 벌어 나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기술력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강승태기자 kangst@
◇ 사진설명 : 23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 입주한 시스템반도체 개발업체 나오플러스 직원들이 멀티미디어 제품에 적용되는 시스템 반도체 연구에 한창이다.
사진: 유동일기자 eddieyou@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엠텍비젼ㆍ코아리버ㆍ넥스트 칩도 바로 이곳 출신
1985년 미국 샌디에이고의 작은 벤처 기업이던 퀄컴은 이제 40여 개국에 1만 명 가까운 직원을 거느린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당시 회사 설립자 어윈 제이콥스(Irwin Jacobs)를 비롯 7명이 모여 의기투합한 작은 반도체설계(팹리스) 벤처기업은 지난해 72억달러 매출을 올리며 세계 팹리스 기업 1위를 기록했다. 우리 팹리스 업계에도 이처럼 첫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할 것이라고 믿는 벤처 새내기들이 `제2의 퀄컴`을 꿈꾸며 불을 밝히고 있다. 서울 상암동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 보육실이 둥지를 뜬 신생 팹리스 기업들이 그들이다.
지난 23일 찾은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 보육실은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요람과 같은 곳이다. 엠텍비전, 코아리버, 넥스트 칩, 아이앤씨테크놀로지 등 국내 주요 팹리스 기업들은 대부분 보육실 출신이다. 이곳은 국내 팹리스 기업들을 위해 사무실 지원뿐만 아니라, 엔지니어, 테스트 기기와 같은 장비 등 기술 지원을 하고 있었다.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 조호길 SoC산업기술팀 팀장은 "여러 지원을 통해 연간 1000억 정도 원가 절감 효과를 입주한 신생 팹리스 기업들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꿈을 쫓는 사람들...하루하루가 전쟁=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은 국내 척박한 시스템반도체 토양 속에서도 해보겠다는 의지로 뭉쳐 있다. 성진아이엘 김용우 대표이사는 "척박한 국내 시스템반도체 토양 속에서도 할 수 있다는 의지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성진아이엘은 휴대폰에 들어가는 고주파(RF) 모듈을 개발하는 회사다. 센터 내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나오플러스는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칩을 개발하는 회사로 모바일에 이은 가전제품의 스마트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칩 개발을 하고 있다. 국내 모 기업 SoC기술개발 팀원들이 회사를 만들어 초창기 멤버들이 그대로 있을 만큼 직원들 사이 유대감도 두텁다.
스마트파이 김욱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 팹리스 산업이 굉장히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좋아졌지만, 중국, 대만과 같이 더 잘하는 경쟁자들이 생겨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실리콘 밸리에서 중국진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각 성들이 경쟁적으로 기업을 유치하는데 이는 중국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팹리스 기업들은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다음 아이템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 폰 등장으로 코스닥 황제라 불리는 기업들도 이후 아이템이 없어졌다. 반도체는 칩을 한 번 찍으면 출혈이 심해 신생 팹리스 기업들은 칩 선정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스마트파이 김 대표는 그래도 우리는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마케팅과 협상력만 키우면 세계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실리콘이미지'라는 회사의 아날로그 인터페이스 기술은 서울대학교 연구팀을 중심으로 개발 돼 기술 리드는 한국 인력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특히 나오플러스 안 대표는 "회사 운영 상 가장 힘들 때는 목표를 상실했을 때인데, 목표를 항상 갖고 있는 요즘 세대를 보면 젊고 유능한 팹리스 기업 사장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도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에서 벗어나, 자원,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칩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신생 팹리스 성과도 속속 예상된다. 스마트파이는 내년 초 오실레이터 칩 개발이 완료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 시제품 제작 지원 사업에 채택돼 생산 시 50% 가량 지원 받을 수 있다. 성진아이엘은 RF 모듈 사업을 통해 국내 방위 산업체 공급과 관련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성사 가능성이 높다. 휴대폰 관련 칩도 일부 기업과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변화 조짐도 엿보인다. 이미 시스템반도체 육성 필요성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인식하고 있다. 나오플러스 안대표는 "이제는 돈을 많이 벌어 나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기술력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강승태기자 kangst@
◇ 사진설명 : 23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 입주한 시스템반도체 개발업체 나오플러스 직원들이 멀티미디어 제품에 적용되는 시스템 반도체 연구에 한창이다.
사진: 유동일기자 eddieyou@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