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고난이도 해킹수법 아냐… 내부공모 가능성"
일각선 "5~6명 전문가 1년간 치밀하게 준비"
일각선 "5~6명 전문가 1년간 치밀하게 준비"
농협 전산망 장애 사건이 점차 사이버 테러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궁금증들이 증폭되고 있다. 과연 어떤 방법으로 이중ㆍ삼중의 보안을 뚫고 공격에 성공했느냐 때문이다.
◇고난이도 해킹? 보안업계 `아니다'=검찰은 19일 이번 농협 전산 장애가 고난이도 수준의 해커에 의한 것이었으며 사건 전모를 파악하는 데 수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 의견은 분분하다. 우선 검찰은 해커가 흔적을 지우기 위해 삭제한 데이터를 복구하는 데 상당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해커가 치밀하다고 주장하지만 업계는 고난이도 해킹 수법이 아니라는 평가다.
김승주 고려대(정보보호학) 교수는 "해커들 사이에서도 고급능력의 해커 척도는 어디를 뚫었느냐가 아니라 흔적을 남기느냐 안 남기느냐에 둔다"며 "이번 농협을 공격한 해커가 정말 고난이도 수법을 사용했다면 삭제한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농협의 사이버 테러 주장은 자신들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 보안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과 USB 악성코드 감염 여부 확인 및 반ㆍ출입 관리는 내부 보안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라며 "외부 방화벽이 이중, 삼중으로 돼 있어도 내부 보안의 기본도 안 지켜진 상황에서는 누구나 해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자+외부자 결탁 가능성 가장 높아=해커의 수준을 떠나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내부자와 외부 해킹능력을 가진 이의 공모이다. 만약 내부자와 공모가 있었다면, 현재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좀비PC를 이용한 공격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노트북이 외부에서 혹은 내부에서 악성코드에 감염됐을 경우 이 노트북이 좀비PC화 된 후, 명령어 입력시 파괴 작업을 수행하도록 스케줄링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 명령어 입력 및 내부 시스템 파악을 위해 내부 직원 혹은 협력업체 직원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현재 농협은 보안 USB를 사용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손쉽게 USB를 통해 명령어 입력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한 보안업체 대표는 "일반적으로 아웃소싱 한 업체에 최고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데,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며 "내부직원 혹은 내부 정보를 아는 이의 개입 없이는 발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판 `스턱스넷'...적어도 5∼6명 공모, 수개월 소요=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지난해 전 세계를 달군 스턱스넷과 유사한 부분도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스턱스넷은 외부망과 내부망이 분리된 상황이었고, 이번 농협 전산실의 IBM직원 노트북은 인터넷망과 연결됐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을 제외하고 △키보드 입력이 아니라 USB를 통해 명령어를 전달했다는 점 △악성코드를 심어 특정 시간 및 조건에 맞을 경우(IBM서버)동작하도록 했다는 점 △내부 IT시스템 및 정황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 △금전적 목적 등 뚜렷한 달성 목적이 없었다는 점등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광택 시만텍코리아 이사는 "시만텍 분석 결과 스턱스넷은 5∼6명의 전문가가 1년 가량 치밀하게 준비한 막강한 프로젝트였다"며 "이번 농협 전산장애 사건도 외부 해킹에 의한 것이라면 인터넷망 연결 유무를 제외하고 비슷한 점이 많고, 적어도 5명 정도의 인원이 결합해 수개월 가량 준비한 프로젝트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해킹과 연관가능성은 적어=검찰은 현대캐피탈 해킹사건과 이번 농협 사건간의 시일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점을 미뤄 두 사건의 연관가능성도 조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둘 사건간의 연관성은 적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현대캐피탈 사건은 금전적 요구를 했고, 개인정보를 유출했으며, 해커가 개입된 증거가 명확한 반면, 농협은 공격 시도 목적 자체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오리무중 상황"이라며 "공격 수법 및 목적이 확연히 나뉘기 때문에 공격 시일이 비슷했다는 이유만으로 연관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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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이도 해킹? 보안업계 `아니다'=검찰은 19일 이번 농협 전산 장애가 고난이도 수준의 해커에 의한 것이었으며 사건 전모를 파악하는 데 수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 의견은 분분하다. 우선 검찰은 해커가 흔적을 지우기 위해 삭제한 데이터를 복구하는 데 상당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해커가 치밀하다고 주장하지만 업계는 고난이도 해킹 수법이 아니라는 평가다.
김승주 고려대(정보보호학) 교수는 "해커들 사이에서도 고급능력의 해커 척도는 어디를 뚫었느냐가 아니라 흔적을 남기느냐 안 남기느냐에 둔다"며 "이번 농협을 공격한 해커가 정말 고난이도 수법을 사용했다면 삭제한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농협의 사이버 테러 주장은 자신들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 보안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과 USB 악성코드 감염 여부 확인 및 반ㆍ출입 관리는 내부 보안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라며 "외부 방화벽이 이중, 삼중으로 돼 있어도 내부 보안의 기본도 안 지켜진 상황에서는 누구나 해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자+외부자 결탁 가능성 가장 높아=해커의 수준을 떠나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내부자와 외부 해킹능력을 가진 이의 공모이다. 만약 내부자와 공모가 있었다면, 현재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좀비PC를 이용한 공격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노트북이 외부에서 혹은 내부에서 악성코드에 감염됐을 경우 이 노트북이 좀비PC화 된 후, 명령어 입력시 파괴 작업을 수행하도록 스케줄링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 명령어 입력 및 내부 시스템 파악을 위해 내부 직원 혹은 협력업체 직원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현재 농협은 보안 USB를 사용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손쉽게 USB를 통해 명령어 입력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한 보안업체 대표는 "일반적으로 아웃소싱 한 업체에 최고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데,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며 "내부직원 혹은 내부 정보를 아는 이의 개입 없이는 발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판 `스턱스넷'...적어도 5∼6명 공모, 수개월 소요=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지난해 전 세계를 달군 스턱스넷과 유사한 부분도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스턱스넷은 외부망과 내부망이 분리된 상황이었고, 이번 농협 전산실의 IBM직원 노트북은 인터넷망과 연결됐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을 제외하고 △키보드 입력이 아니라 USB를 통해 명령어를 전달했다는 점 △악성코드를 심어 특정 시간 및 조건에 맞을 경우(IBM서버)동작하도록 했다는 점 △내부 IT시스템 및 정황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 △금전적 목적 등 뚜렷한 달성 목적이 없었다는 점등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광택 시만텍코리아 이사는 "시만텍 분석 결과 스턱스넷은 5∼6명의 전문가가 1년 가량 치밀하게 준비한 막강한 프로젝트였다"며 "이번 농협 전산장애 사건도 외부 해킹에 의한 것이라면 인터넷망 연결 유무를 제외하고 비슷한 점이 많고, 적어도 5명 정도의 인원이 결합해 수개월 가량 준비한 프로젝트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해킹과 연관가능성은 적어=검찰은 현대캐피탈 해킹사건과 이번 농협 사건간의 시일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점을 미뤄 두 사건의 연관가능성도 조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둘 사건간의 연관성은 적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현대캐피탈 사건은 금전적 요구를 했고, 개인정보를 유출했으며, 해커가 개입된 증거가 명확한 반면, 농협은 공격 시도 목적 자체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오리무중 상황"이라며 "공격 수법 및 목적이 확연히 나뉘기 때문에 공격 시일이 비슷했다는 이유만으로 연관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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