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D램ㆍ낸드 10억달러 이상 투자업체 크게 줄어…소수 과점현상 뚜렷
`반도체 게임의 법칙이 바뀐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산업계를 지배하는 게임의 법칙이 과거 너도나도 투자해 물량공세를 펼치는 다수의 `치킨게임 법칙'에서 소수 강자만이 대규모 투자를 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부익부 법칙'으로 전환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진행된 메모리 공급과잉과 유례 없는 불황을 거치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산업계가 소수 강자체제로 재편됐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도시바, 하이닉스 등 불황 터널을 뚫고 나오며 시장 지배력을 높인 소수 강자만이 대규모로 투자해 시장을 독차지하는 `위너 테이크스 잇 올'(Winner Takes it all)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이 앞다퉈 설비투자에 나서 버블이 가장 심했던 2007년과 올해 업체별 투자계획 규모를 살펴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7년 당시 세계 D램 제조사 가운데 10억달러 이상 설비투자한 곳은 9개사였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각각 48억달러와 40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대만 렉스칩 20억달러, 대만 파워칩 19억달러, 대만 프로모스 18억달러, 대만 난야 14억3000만달러, 일본 엘피다 14억달러, 대만 이노테라 13억달러, 미국 마이크론 11억달러 등이었다.
그러나 올해 10억달러 이상 투자할 예정인 곳은 단 3개사로 확 줄었다. 삼성전자가 46억달러, 대만 이노테라 16억달러, 하이닉스 15억달러 수준으로 예측됐다. 나머지 엘피다(5억달러), 마이크론(6억달러), 난야(5억7000만달러) 등은 모두 10억달러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07년 10억달러 이상 투자한 곳은 삼성전자(35억달러), 도시바+샌디스크(35억달러), 인텔과 마이크론의 낸드플래시 합작사인 IM플래시테크놀로지(23억달러) 등 3개사다. 하이닉스도 2007년 9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올해 10억달러 이상 투자할 곳은 삼성전자(25억달러)와 도시바(24억달러) 단 두 곳이다.
이같은 상위 몇 개사로 투자가 집중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각각 2개사 정도가 시장을 과점하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각각 약 34%와 21%로 전체 시장의 55%를 차지했고, 올해는 6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낸드플래시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각각 약 40%와 33%로 전체 시장의 73%를 차지했고, 올해는 80%까지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산업계의 새로운 게임의 법칙은 앞으로 갈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을 지배하지 못한 기업들은 갈수록 투자여력이 사라질 것이고, 현재 300mm 웨이퍼 공정에서 앞으로 3∼4년내 450mm 웨이퍼 공정으로 넘어가면 설비투자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투자할 엄두조차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반도체 산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현재 300mm 메모리 공장을 하나 짓는데 약 4조원이 소요되는데, 450mm 공장은 이보다 배인 8조원 가량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는 역으로 8조원 가량을 투자해 원가경쟁력이 높은 450mm 웨이퍼 라인을 건설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면 시장 경쟁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김승룡기자 srkim@
세계 메모리반도체 산업계를 지배하는 게임의 법칙이 과거 너도나도 투자해 물량공세를 펼치는 다수의 `치킨게임 법칙'에서 소수 강자만이 대규모 투자를 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부익부 법칙'으로 전환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진행된 메모리 공급과잉과 유례 없는 불황을 거치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산업계가 소수 강자체제로 재편됐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도시바, 하이닉스 등 불황 터널을 뚫고 나오며 시장 지배력을 높인 소수 강자만이 대규모로 투자해 시장을 독차지하는 `위너 테이크스 잇 올'(Winner Takes it all)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이 앞다퉈 설비투자에 나서 버블이 가장 심했던 2007년과 올해 업체별 투자계획 규모를 살펴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7년 당시 세계 D램 제조사 가운데 10억달러 이상 설비투자한 곳은 9개사였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각각 48억달러와 40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대만 렉스칩 20억달러, 대만 파워칩 19억달러, 대만 프로모스 18억달러, 대만 난야 14억3000만달러, 일본 엘피다 14억달러, 대만 이노테라 13억달러, 미국 마이크론 11억달러 등이었다.
그러나 올해 10억달러 이상 투자할 예정인 곳은 단 3개사로 확 줄었다. 삼성전자가 46억달러, 대만 이노테라 16억달러, 하이닉스 15억달러 수준으로 예측됐다. 나머지 엘피다(5억달러), 마이크론(6억달러), 난야(5억7000만달러) 등은 모두 10억달러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07년 10억달러 이상 투자한 곳은 삼성전자(35억달러), 도시바+샌디스크(35억달러), 인텔과 마이크론의 낸드플래시 합작사인 IM플래시테크놀로지(23억달러) 등 3개사다. 하이닉스도 2007년 9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올해 10억달러 이상 투자할 곳은 삼성전자(25억달러)와 도시바(24억달러) 단 두 곳이다.
이같은 상위 몇 개사로 투자가 집중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각각 2개사 정도가 시장을 과점하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각각 약 34%와 21%로 전체 시장의 55%를 차지했고, 올해는 6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낸드플래시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각각 약 40%와 33%로 전체 시장의 73%를 차지했고, 올해는 80%까지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산업계의 새로운 게임의 법칙은 앞으로 갈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을 지배하지 못한 기업들은 갈수록 투자여력이 사라질 것이고, 현재 300mm 웨이퍼 공정에서 앞으로 3∼4년내 450mm 웨이퍼 공정으로 넘어가면 설비투자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투자할 엄두조차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반도체 산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현재 300mm 메모리 공장을 하나 짓는데 약 4조원이 소요되는데, 450mm 공장은 이보다 배인 8조원 가량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는 역으로 8조원 가량을 투자해 원가경쟁력이 높은 450mm 웨이퍼 라인을 건설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면 시장 경쟁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김승룡기자 sr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