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회준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 10년의 변화…또 다른 10년의 도전
From 2000 To 2020 - 반도체/디스플레이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조지아공대 마인들 교수가 반도체 기술의 미래를 예측했다. 그는 국제반도체기술로드맵(ITRS)의 예측을 인용, "2024년에는 10나노미터 이하의 미세공정이 필요하고, 700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한 칩에 집적돼야 한다"며 "3차원 집적회로(3D IC)나 MEMS와 같은 공정 기술혁신보다는 그라핀(Graphene)과 같은 새로운 물질과 물리현상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회 패널토의에선 `2025년 반도체산업'에 대한 주제가 다뤄졌는데, 참가한 반도체 기업 임원들은 대부분 여러 기능이 한칩에 집적되는 `융합기술', `특화기술', 소프트웨어를 잘 활용하는 `재구성 가능기술'들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MIT 소디니 교수는 전체 반도체 가치사슬 중 고부가가치 부분을 자사가 맡고 나머지는 외주를 주는 방식이 성공전략이라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들이 아니었고, 경영학 교과서에나 나오는 이야기를 나열하는 수준이었다. 필자는 10년 뒤 미래 반도체 기술의 한 가운데에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공학이란 곧 사람을 이롭게 하는 학문이고,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는 인간 중심의 반도체가 곧 시장의 소비를 확대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10년 뒤엔 사람 몸에 붙여 건강을 보살펴주고, 외부와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입는 컴퓨터나 몸에 부착하는 반도체 기술이 상품으로 등장할 것이다. 반창고형 생체신호검출기나 파스형 생체신호검출기는 한번 사용 후 버리는 `1회용 반도체'가 될 것이다. 이는 대량 반도체 소비 시대를 의미한다.
미래 인간 중심 반도체 기술 시장의 확대를 위해선 700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반도체가 쓰일 수 있는 응용처를 찾는 게 숙제일 것이다. 현재 컴퓨터에 중앙처리장치(CPU)가 단 두 개만 있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 700억개가 넘는 트랜지스터로 수백 개의 CPU를 한 칩에 집적한다 해도 사용처가 없다면 어디에 쓸 것인가. 이같은 대량의 트랜지스터가 들어있는 반도체는 인간의 뇌를 흉내내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 뇌는 100조개 이상의 신경으로 구성돼 있어 아직까지 반도체 집적도가 따라가지 못한다. 뇌를 모사해 학습할 수 있는 물체인식용 칩 등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반도체 산업이 기술주도형 발전, 즉 공정 미세화에 따른 칩 성능개선에 초점을 맞춰 왔다면 앞으로는 인간 중심형으로 발전해 반도체의 새로운 기술지평과 새시장을 창출해야한다. 이것이 2020년에도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다.
From 2000 To 2020 - 반도체/디스플레이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조지아공대 마인들 교수가 반도체 기술의 미래를 예측했다. 그는 국제반도체기술로드맵(ITRS)의 예측을 인용, "2024년에는 10나노미터 이하의 미세공정이 필요하고, 700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한 칩에 집적돼야 한다"며 "3차원 집적회로(3D IC)나 MEMS와 같은 공정 기술혁신보다는 그라핀(Graphene)과 같은 새로운 물질과 물리현상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회 패널토의에선 `2025년 반도체산업'에 대한 주제가 다뤄졌는데, 참가한 반도체 기업 임원들은 대부분 여러 기능이 한칩에 집적되는 `융합기술', `특화기술', 소프트웨어를 잘 활용하는 `재구성 가능기술'들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MIT 소디니 교수는 전체 반도체 가치사슬 중 고부가가치 부분을 자사가 맡고 나머지는 외주를 주는 방식이 성공전략이라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들이 아니었고, 경영학 교과서에나 나오는 이야기를 나열하는 수준이었다. 필자는 10년 뒤 미래 반도체 기술의 한 가운데에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공학이란 곧 사람을 이롭게 하는 학문이고,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는 인간 중심의 반도체가 곧 시장의 소비를 확대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10년 뒤엔 사람 몸에 붙여 건강을 보살펴주고, 외부와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입는 컴퓨터나 몸에 부착하는 반도체 기술이 상품으로 등장할 것이다. 반창고형 생체신호검출기나 파스형 생체신호검출기는 한번 사용 후 버리는 `1회용 반도체'가 될 것이다. 이는 대량 반도체 소비 시대를 의미한다.
미래 인간 중심 반도체 기술 시장의 확대를 위해선 700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반도체가 쓰일 수 있는 응용처를 찾는 게 숙제일 것이다. 현재 컴퓨터에 중앙처리장치(CPU)가 단 두 개만 있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 700억개가 넘는 트랜지스터로 수백 개의 CPU를 한 칩에 집적한다 해도 사용처가 없다면 어디에 쓸 것인가. 이같은 대량의 트랜지스터가 들어있는 반도체는 인간의 뇌를 흉내내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 뇌는 100조개 이상의 신경으로 구성돼 있어 아직까지 반도체 집적도가 따라가지 못한다. 뇌를 모사해 학습할 수 있는 물체인식용 칩 등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반도체 산업이 기술주도형 발전, 즉 공정 미세화에 따른 칩 성능개선에 초점을 맞춰 왔다면 앞으로는 인간 중심형으로 발전해 반도체의 새로운 기술지평과 새시장을 창출해야한다. 이것이 2020년에도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