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 세부 방안마련 착수…시민단체 반대성명 잇따라
시민단체들과 케이블TV업계, 신문업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들이 지상파TV의 중간광고 허용을 한목소리로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위원회가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는 중간광고 범위를 확대키로 결정, 파문이 일고 있다.
◇격론 끝 허용 결정=방송위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 허용 범위 확대를 추진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방송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는 중간광고는 현재 유료방송인 케이블TV와 위성방송 등에는 허용돼 있지만 지상파방송에서는 방송시간이 지나치게 긴 스포츠 중계나 문화예술 관련 대형 이벤트 등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 드라마, 영화 등에도 허용토록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방송계 전반에서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위가 중간광고 범위 확대 결정을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방송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3시간 넘게 진행하면서 격론을 벌인 끝에 표결을 통해 5대 4로 허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광고의 허용범위와 시간ㆍ횟수 등은 방송법 시행령 제59조에서 정하고 있는 만큼 지상파방송에 중간광고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방송위는 중간광고의 시간과 횟수, 시간대ㆍ장르별 도입방안 등 세부적인 정책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오는 14일 공청회를 개최키로 했으며, 의견수렴 결과와 시청자 및 전체 광고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중간광고 허용범위 확대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송위는 이와 관련해 △다매체시대 신규매체 성장으로 인한 방송환경 변화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 및 공적 서비스 구현을 위한 안정적 재원 확보 △방송시장 개방에 따른 방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상파방송의 광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 정책방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위는 또한 중간광고 허용범위를 확대하더라도 시청자 입장에서 총 광고시간량이 증가하지 않도록 현재의 방송프로그램 광고 허용량에 포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등 반발 확산=지상파방송사들은 광고총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 만큼 광고시간이 분산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드라마 해외수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방송광고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시청자들의 시청권도 침해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72개 언론ㆍ시민단체 모임인 미디어수용자자주권연대와 문화연대, 한국신문협회, 케이블TV협회 등은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시청권이 제약되고 매체간 불균형이 심화된다며 잇따라 반대성명을 냈다.
미디어수용자자주권연대는 "중간광고가 시청자의 시청권을 방해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지상파방송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공공성의 위기에 처했다면 시청자들이 공감할 근거와 자료를 제시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연대도 "시민사회의 논의와 토론이 없는 상태에서 중간광고를 도입하려는 것은 시청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이블TV협회는 "중간광고 허용 시 현재 2조5000억원 규모의 지상파방송 광고매출액이 53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이는 지난해 케이블TV 광고 매출의 76%에 달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협회는 "지상파방송사들이 전체 방송광고 시장의 8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광고까지 허용하면 방송광고시장의 불균형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특히 공영방송인 KBS2TV는 중간광고를 허용하기 전에 전파사용료를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중간광고나 광고총량제 도입은 상업방송에 비해 강한 공공성을 요구받는 지상파방송사들의 상업화를 촉진, 프로그램을 극단적으로 오락화하고 선정적으로 만드는 촉발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도입 논의 경과>
△1973년 3월 〓 옛 방송법 시행령 개정,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금지(운동경기 실황중계 제외)
△1994년 8월 〓 방송위원회, 공보처에 중간광고 허용 건의
△1997년 11월 〓 오인환 공보처 장관, 중간광고 단계적 허용 검토 발언
△1999년 3월 〓 한국방송협회, 중간광고 허용 등 의견서 국회 제출
△2000년 1월 〓 통합방송법 시행령안에 중간광고 허용 규정 마련
△2000년 2월 〓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 중간광고 허용 방침 백지화 발표
△2001년 11월 〓 방송위 산하 방송정책기획위, 민영방송에 중간광고 허용 제안
△2005년 1월 〓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중간광고 도입 검토 발언
△2007년 1월 〓 방송위, 방송광고제도 개선방안 워크숍 개최
△2월 〓 방송협회, 중간광고 제한 실시 등 건의문 제출
△6∼9월 〓 방송위, 광고제도개선 소위원회 구성ㆍ운영
△8월 〓 방송ㆍ광고업계, 방송위에 중간광고 허용 건의문 제출
△10월 〓 방송위, 광고규제완화 실무간담회 개최
△10월19∼22일 〓 방송협회, 중간광고 허용 건의문 제출. 케이블TV방송협회, 반대 의견서 제출. 문화연대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반대 성명 발표
△10월23일 〓 방송위, `방송광고 제도개선 추진방안' 전체회의 상정 후 재론키로 결정
△10월31일 〓 한국신문협회, 반대 의견 전달
시민단체들과 케이블TV업계, 신문업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들이 지상파TV의 중간광고 허용을 한목소리로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위원회가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는 중간광고 범위를 확대키로 결정, 파문이 일고 있다.
◇격론 끝 허용 결정=방송위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 허용 범위 확대를 추진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방송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는 중간광고는 현재 유료방송인 케이블TV와 위성방송 등에는 허용돼 있지만 지상파방송에서는 방송시간이 지나치게 긴 스포츠 중계나 문화예술 관련 대형 이벤트 등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 드라마, 영화 등에도 허용토록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방송계 전반에서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위가 중간광고 범위 확대 결정을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방송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3시간 넘게 진행하면서 격론을 벌인 끝에 표결을 통해 5대 4로 허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광고의 허용범위와 시간ㆍ횟수 등은 방송법 시행령 제59조에서 정하고 있는 만큼 지상파방송에 중간광고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방송위는 중간광고의 시간과 횟수, 시간대ㆍ장르별 도입방안 등 세부적인 정책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오는 14일 공청회를 개최키로 했으며, 의견수렴 결과와 시청자 및 전체 광고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중간광고 허용범위 확대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송위는 이와 관련해 △다매체시대 신규매체 성장으로 인한 방송환경 변화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 및 공적 서비스 구현을 위한 안정적 재원 확보 △방송시장 개방에 따른 방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상파방송의 광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 정책방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위는 또한 중간광고 허용범위를 확대하더라도 시청자 입장에서 총 광고시간량이 증가하지 않도록 현재의 방송프로그램 광고 허용량에 포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등 반발 확산=지상파방송사들은 광고총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 만큼 광고시간이 분산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드라마 해외수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방송광고시장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시청자들의 시청권도 침해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72개 언론ㆍ시민단체 모임인 미디어수용자자주권연대와 문화연대, 한국신문협회, 케이블TV협회 등은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시청권이 제약되고 매체간 불균형이 심화된다며 잇따라 반대성명을 냈다.
미디어수용자자주권연대는 "중간광고가 시청자의 시청권을 방해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지상파방송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공공성의 위기에 처했다면 시청자들이 공감할 근거와 자료를 제시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연대도 "시민사회의 논의와 토론이 없는 상태에서 중간광고를 도입하려는 것은 시청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이블TV협회는 "중간광고 허용 시 현재 2조5000억원 규모의 지상파방송 광고매출액이 53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이는 지난해 케이블TV 광고 매출의 76%에 달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협회는 "지상파방송사들이 전체 방송광고 시장의 8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광고까지 허용하면 방송광고시장의 불균형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며 "특히 공영방송인 KBS2TV는 중간광고를 허용하기 전에 전파사용료를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중간광고나 광고총량제 도입은 상업방송에 비해 강한 공공성을 요구받는 지상파방송사들의 상업화를 촉진, 프로그램을 극단적으로 오락화하고 선정적으로 만드는 촉발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도입 논의 경과>
△1973년 3월 〓 옛 방송법 시행령 개정,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금지(운동경기 실황중계 제외)
△1994년 8월 〓 방송위원회, 공보처에 중간광고 허용 건의
△1997년 11월 〓 오인환 공보처 장관, 중간광고 단계적 허용 검토 발언
△1999년 3월 〓 한국방송협회, 중간광고 허용 등 의견서 국회 제출
△2000년 1월 〓 통합방송법 시행령안에 중간광고 허용 규정 마련
△2000년 2월 〓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 중간광고 허용 방침 백지화 발표
△2001년 11월 〓 방송위 산하 방송정책기획위, 민영방송에 중간광고 허용 제안
△2005년 1월 〓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중간광고 도입 검토 발언
△2007년 1월 〓 방송위, 방송광고제도 개선방안 워크숍 개최
△2월 〓 방송협회, 중간광고 제한 실시 등 건의문 제출
△6∼9월 〓 방송위, 광고제도개선 소위원회 구성ㆍ운영
△8월 〓 방송ㆍ광고업계, 방송위에 중간광고 허용 건의문 제출
△10월 〓 방송위, 광고규제완화 실무간담회 개최
△10월19∼22일 〓 방송협회, 중간광고 허용 건의문 제출. 케이블TV방송협회, 반대 의견서 제출. 문화연대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반대 성명 발표
△10월23일 〓 방송위, `방송광고 제도개선 추진방안' 전체회의 상정 후 재론키로 결정
△10월31일 〓 한국신문협회, 반대 의견 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