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T업계 "저작권 보호 남용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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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계ㆍ영화 등에 경고문구로 소비자 권리 되레 침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포함한 IT 업계가 미국 스포츠, 영화, 출판사업자들의 저작권 보호 캠페인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가 연방거래위원회(FTC)를 상대로 스포츠 중계와 영화 첫머리에 등장하는 저작권 침해경고 캠페인을 금지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고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CIA는 구글과 MS를 비롯해 야후, 오라클, 썬마이크로시스템스, 후지쯔, 노텔네트웍스 등 주요 컴퓨터, 통신, 인터넷 업체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업계 권익보호와 경쟁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CCIA는 FTC에 제출한 요청서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주요 스포츠, 영화, 출판업체들이 자신들의 저작권 범위를 소비자들에게 과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현재 메이저리그 야구(MLB)와 내셔널풋볼리그(NFL)는 경기 시작시에 `중계방송에 대한 어떠한 방식의 재생산이나 재전송을 금지하며 서면동의 없이는 경기에 대한 설명이나 묘사를 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영화나 DVD, 서적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문구를 찾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합당한 권리를 침해당해 왔다는 것이 CCIA의 주장이다. CCIA의 명단에 오른 곳은 △스포츠 단체로는 MLB와 NFL △영화사로는 NBC유니버설과 드림웍스(영화사) △출판사로는 하코트(Harcourt)와 펭귄 그룹 등이 있다.

CCIA의 에드 블랙 회장은 "저작권 침해경고문은 소비자를 계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협박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며 "이는 미국 헌법과 연방법이 개인들에게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FTC 대변인은 "CCIA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요청서 제출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콘텐츠 저작권의 보호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첨예화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공유 사이트들이 급속히 인기를 모으면서 네티즌들이 무단으로 저작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일상화됐으며,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해당 사이트들과 콘텐츠 업체들의 분쟁이 법정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는 저작권 침해사실이 드러난 동영상을 즉각 삭제하고 있기 때문에 면책된다는 입장인 반면, 미디어 업체들은 유튜브가 저작권 침해 동영상의 업로드 방지에 소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지 워싱턴 대학 로스쿨의 로저 스케터 교수는 "현재 인터넷에서의 저작권에 대한 명쾌한 해석이 나와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술 발전 속도를 법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정협기자 sohnb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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