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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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타 사업자 주파수 빌려 이통 서비스
시장경쟁 활성화 통한 요금인하 효과 기대
SKT가 미국서 시작한 '힐리오'가 대표적



이동통신 요금인하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MVNO는 다른 사업자의 주파수와 네트워크를 빌려 이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통시장의 경쟁활성화와 이를 통한 요금인하 효과를 가져다줄 대안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MVNO가 당장에 도입될지, 또 MVNO가 도입되더라도 지금처럼 이통4사(KT재판매 포함)의 고착화된 경쟁구도에 변화를 줘 요금경쟁을 촉발할지 여부는 속단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오늘은 MVNO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편집자주>

◇MVNO는 재판매의 일종?〓법적으로 MVNO에 대한 개념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전기통신사업법상의 재판매의 한 종류로 보고 있습니다. 통신산업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도 재판매의 종류에는 리셀러(Reseller), MVNO 등이 있다며 재판매를 더욱 포괄적인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정통부가 유무선 기간통신 서비스의 재판매를 의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마련한 것에 대해 `MVNO 도입 허용`으로 해석하는 것도 이런 시각에 기인합니다.

따라서 MVNO를 알아보기 전에 재판매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재판매는 통신 서비스를 도매로 대량 구매해 이를 다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현행법상 크게 △시설 보유사업자가 할 수 있는 별정 1호와 △시설 미 보유사업자가 할 수 있는 별정 2호로 나뉩니다. 별정 2호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KT가 KTF의 이동전화 서비스를 재판매하는 `KT 무선재판매'입니다.

하지만 요즘 통신업계의 화두인 MVNO는 재판매와는 좀 다릅니다. 타 사업자의 주파수나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것은 같지만, 독자적인 서비스와 요금체계를 가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SK텔레콤이 미국에서 시작한 힐리오(HELIO)가 대표적입니다. 힐리오는 미국의 이통사업자인 스프린트의 네트워크를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자체적인 브랜드, 서비스, 요금체계를 운영합니다. 이를 `풀 MVNO'(Full MVNO)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부의 재판매 의무화를 MVNO 허용으로 볼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습니다. 정통부도 이에 대해 "이른바 풀 MVNO에 대한 도입은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일단 재판매 의무화를 통해 경쟁을 활성화하고 이후 풀 MVNO 도입은 시장에서 결정할 문제"라는 다소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정통부의 이런 입장은 당장 풀 MVNO도입은 가능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재판매가 의무화된 후 시장이 풀 MVNO 도입을 원한다면 하용할 수 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같이 MVNO 사업자들이 당장 등장할지 예단하는 것을 어렵습니다.

◇MVNO가 도입되면〓요금과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가져가는 풀 MVNO의 장점은 기존 이통서비스와 차별화된 서비스와 요금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통신과 이종 산업간 결합을 통한 컨버전스 서비스에서도 강점을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업체가 모바일 결제 기능에 특화된 통신서비스를 △자동차 제조업체가 네비게이션 기능에 특화된 서비스를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무기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그 예입니다. 또 연령대별, 지역별, 민족별 등의 특정 타깃을 목표로도 특화상품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에도 풀 MVNO가 도입되면 기존 이통서비스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들이 대거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기존 이통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경쟁 요인이 되고 결과적으로 요금인하 등 이용자 후생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우울한 현실도 있습니다. 비교적 MVNO가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 가입자 450만명이 넘는 버진모바일을 비롯해, 힐리오(특징:프리미엄 멀티미디어), Amp'd(멀티미디어), 트랙폰(음악), 부스트모바일(젊은층 타깃), 파워넷글로벌(지방 노인층) 등 50여개가 넘는 MVNO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Amp'd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앞서 모바일ESPN이 사업을 중단했으며, 1위인 버진 모바일도 가입자 증가세가 꺾이고 ARPU(가입자당 월평균 매출)가 감소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MVNO업계의 고전 원인으로 △기존 대형 이통사와의 고객유치 경쟁에서 밀리고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비용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점등을 꼽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기존 이통사업자와 경쟁에서 차별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국 MVNO업계의 현실은 한국 시장의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김응열기자 u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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