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듯 닮은꼴 전략… 극과 극은 통한다?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다소 이상적이기까지 한 모토를 내세워 고객 친화적인 사업전략을 지켜나가고 있는 구글은 1990년대 후반 닷컴시대가 낳은 진정한 왕자이다.
구글 성공신화의 핵심은 `고객에 대한 집중'이다. 고객을 물주로서가 아니라 가치 창출자로 인정함으로써 구글은 네티즌 뿐만 아니라 광고주들에게서도 가장 신뢰성 있는 검색엔진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월 구글의 미국 검색시장 점유율은 42.3%를 기록, 처음으로 40%의 벽을 넘어섰다. 반면 경쟁업체인 야후(27.6%)와 MS(13.5%)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나스닥 시장에서 구글의 시가총액은 18일(현지시간) 현재 1124억달러(약 105조9000억원)로 인텔( 1085억달러)을 능가한다. IT 업계 전체로도 구글보다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은 MS(2329억달러)와 IBM(1251억달러) 밖에 없다.
구글은 독특한 기업 문화로도 많은 관심을 모은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실시하는 각종 복지는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남다르다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유달리 눈에 띈다.
최고의 요리사를 채용해 사내식당에서 호텔을 능가하는 고급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실내 체육관과 탁아소 등 각종 편의시설은 24시간 운영된다. 애완동물을 회사에 데려오는 것도 허용된다.
근무시간의 20%를 회사업무가 아닌 분야에 쓰도록 한 것은 구글 기업문화의 백미다.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 모색에 몰두했고, 그 결과 `구글 뉴스'와 `지메일'서비스가 탄생했다.
한때는 기술을 팔기 위해 야후 등 선발 검색업체들을 찾아다니던 존재였던 구글이, 고객들의 찬사와 경쟁업체의 질시를 한 몸에 받는 수퍼스타로 떠오르는 과정을 보노라면 비슷한 경로를 거쳐온 선배 하나를 떠올릴 수 있다. 바로 빌 게이츠 회장이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구글과 MS의 악연=1975년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설립한 MS는 1980년대 초반 IBM 개인용 컴퓨터(PC)에 들어가는 운영체제(OS)의 독점권을 얻으면서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MS-DOS는 IBM PC가 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온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장을 장악했고 이후 소프트웨어에서 인터넷, 하드웨어를 망라하는 세계 최고의 IT업체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반독점 소송에서 보이는 것처럼 성장과정이 결코 평탄하게만 이뤄지지는 않았다. 세계 최대의 자선단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같은 사회활동에도 불구하고 MS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사라지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구글은 대표적인 반MS 진영의 하나다. 심지어 MS를 `악'(Evil)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악해지지 말자는 말이 어디서 비롯되는 지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지난 3월 열린 한 언론 이벤트에서 MS의 `M'자를 `독점'(Monopoly)라고 풀이했다. 지금은 물러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전 CEO 스콧 맥닐리의 독설을 떠올리게 한다.
맥닐리는 줄기차게 MS의 독점 문제를 제기하면서 "MS는 도저히 치료할 수 없는 독점주의자들"이라고까지 주장했다.
MS의 차기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7(IE7)은 최근 구글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대상이다.
AP통신은 지난 2일 구글이 MS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미국 법무부와 유럽연합의 반독점 감시기관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베타버전이 공개된 IE7은 사용자들이 검색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주소창에서 디폴트로 MSN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의 마리사 메이어 부사장은 "검색의 기회는 열려있어야 한다"며 "회사들은 검색 서비스의 품질에 기반해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S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MS의 스티브 발머 CEO는 한 공개연설에서 구글의 주장과 관련해 "구글은 자신들이 첫 번째에 올라있는 검색 사업자 명단을 보고 싶어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말에는 그동안 구글의 검색엔진을 사용하던 아마존닷컴을 자사 고객으로 되돌림으로써 뒤통수를 치기도 했다. 최근 무산되기는 했지만 야후 일부지분 인수 시도도 구글에 대한 또 한번의 반격으로 해석된다.
◇다른 듯 닮은 두 회사=하지만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말처럼, 철천지 원수같아 보이는 두 회사도 적지 않은 유사점을 공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빌 게이츠는 지난해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껏 경쟁한 기업 가운데 구글이 MS와 가장 닮았다"고 말했다.
창업자의 성향부터가 그렇다. IT 저술가 존 바텔은 자신의 저서 `구글 스토리'에서 "효율성면에서 래리 페이지는 빌 게이츠와 많이 닮아 있다"고 썼다. 페이지는 효율성과 실용성을 극히 중시하는 내향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최고가 되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게이츠의 완벽주의와 일맥 상통한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유용한 기술이 보이면 지체 없이 자기의 손에 넣는 점도 비슷하다.
구글은 블로그 전문사이트인 `블로거닷컴'(2003.2), 검색광고업체 `어플라이드 시맨틱스'(2003.4), 사진공유 서비스인 `피카사'(2004.7) 등을 인수했으며, 2004년 시작된 인기 서비스 `구글 어스'는 위성영상업체 `키홀'을 사들임으로써 가능했다. 2001년부터 올해 4월 까지 주요 인수 건수만 25건에 달한다. 구글은 약 70억달러를 기업 인수비용으로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애틀의 한 업체로부터 `QDOS'를 5만달러에 사들여 MS-DOS로 이름을 바꾼 데서 알 수 있듯이, MS는 기술 인수에 남다른 안목을 가지고 있다. 지난 1994년부터 지금까지 MS가 매입한 기업은 60개가 넘으며 140여 업체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또한 MS가 더 이상 소프트웨어 업체에 머물지 않는 것처럼, 구글도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 밖으로 발을 넓히고 싶어한다.
지난 2월 구글은 자사 검색 소프트웨어를 델의 PC에 사전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성사되면 구글은 △HDD 검색기능 △툴바 브라우저 등을 1억대의 델 PC에 설치하는 한편 향후 3년간 델에 10억달러를 지급한다.
또 3월에는 그동안 준비해왔던 AOL과의 제휴 작업을 완료하고 10억달러를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6월까지 수 차례에 걸쳐 AOL의 주식 5%를 취득할 예정이다. MS도 그동안 계속해서 AOL에 제휴의 손길을 보냈으나 구글에게 자리를 뺏기고 말았다. C넷은 이와 관련, 구글이 업계 지배를 위해 MS의 전술을 본따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이 한창 시도하고 있는 다른 기업의 핵심인력 빼오기도 그동안 MS가 장기로 삼아왔던 기술이다. 구글은 지난해 6월 서버용 소프트웨어 `지그소'의 개발자인 안셀름 바이어드-스미스를 이베이로부터 영입한데 이어 BEA 시스템스의 애덤 보스워스(저명한 MS 프로그래머), MS의 카이-푸 리(음성인식 기술전문가), 이베이의 루이스 모니에르(검색엔진 알타 비스타 개발자), MCI의 빈턴 서프(인터넷의 선구자), 아마존의 우디 맨버(검색 전문가) 등을 속속 합류시켰다.
MS는 카이-푸 리 부사장이 구글의 중국 연구소를 맡기 위해 회사를 떠나자 소송을 제기했다.
◇전환점이 되고 있는 중국시장=구글의 MS 따라잡기는 별개로 하더라도, 중국에서 구글의 행보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구글은 지난 1월 중국 국가도메인인 닷cn(.cn)을 이용한 검색 엔진(www.google.cn)을 공개하면서 `타이완','파룬궁' 등 일부 정치적으로 민감한 검색어를 차단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검색 제한 방침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와 관련, 에릭 슈미트 CEO는 "구글은 진출해 있는 나라의 법을 지켜야 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으면 죄를 짓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중국 정부의 검열 방침을 수용한 것은 구글뿐만이 아니다. 야후나 MS 등도 이보다 앞서 정부당국의 정책을 받아 들였으며 특히 야후는 중국 정부가 네티즌들을 검거하는 과정에, 증거가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 정부의 개인정보 제출요구에 대해서는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내세워 딱 잘라 거부함으로써 `역시'하는 감탄을 샀던 구글로서는 "겉다르고 속다르다"는 비난을 자초한 꼴이 됐다.
구글의 기업문화를 이끌어 낸 세르게이 브린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결론에 도달할 줄은 나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원하는 모든 정보는 아닐 지라고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복잡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같은 우여곡절을 거친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구글은 `구거'(谷歌)라는 이름으로 출범식을 갖고 중국에서의 본격적인 사업개시를 선언했다. 슈미트 CEO는 이 자리에서 "중국은 전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시장"이라며 "이들 인구 중 상당수가 잠재고객"이라고 말했다. 각국의 언론들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냉소적인 뉘앙스를 빠뜨리지 않았다.
구글은 끝까지 `악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그것도 `악의 무리들이 우글거리는' 경쟁의 한 복판에서.
구글의 투자자이자 아마존닷컴의 CEO인 제프 베조스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물론 사람이 악해져서는 안된다. 하지만 (악하지 않다는) 그것이 그렇게 자랑할 일도 아니다."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다소 이상적이기까지 한 모토를 내세워 고객 친화적인 사업전략을 지켜나가고 있는 구글은 1990년대 후반 닷컴시대가 낳은 진정한 왕자이다.
구글 성공신화의 핵심은 `고객에 대한 집중'이다. 고객을 물주로서가 아니라 가치 창출자로 인정함으로써 구글은 네티즌 뿐만 아니라 광고주들에게서도 가장 신뢰성 있는 검색엔진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월 구글의 미국 검색시장 점유율은 42.3%를 기록, 처음으로 40%의 벽을 넘어섰다. 반면 경쟁업체인 야후(27.6%)와 MS(13.5%)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나스닥 시장에서 구글의 시가총액은 18일(현지시간) 현재 1124억달러(약 105조9000억원)로 인텔( 1085억달러)을 능가한다. IT 업계 전체로도 구글보다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은 MS(2329억달러)와 IBM(1251억달러) 밖에 없다.
구글은 독특한 기업 문화로도 많은 관심을 모은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실시하는 각종 복지는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남다르다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유달리 눈에 띈다.
최고의 요리사를 채용해 사내식당에서 호텔을 능가하는 고급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실내 체육관과 탁아소 등 각종 편의시설은 24시간 운영된다. 애완동물을 회사에 데려오는 것도 허용된다.
근무시간의 20%를 회사업무가 아닌 분야에 쓰도록 한 것은 구글 기업문화의 백미다.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 모색에 몰두했고, 그 결과 `구글 뉴스'와 `지메일'서비스가 탄생했다.
한때는 기술을 팔기 위해 야후 등 선발 검색업체들을 찾아다니던 존재였던 구글이, 고객들의 찬사와 경쟁업체의 질시를 한 몸에 받는 수퍼스타로 떠오르는 과정을 보노라면 비슷한 경로를 거쳐온 선배 하나를 떠올릴 수 있다. 바로 빌 게이츠 회장이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구글과 MS의 악연=1975년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설립한 MS는 1980년대 초반 IBM 개인용 컴퓨터(PC)에 들어가는 운영체제(OS)의 독점권을 얻으면서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MS-DOS는 IBM PC가 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온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장을 장악했고 이후 소프트웨어에서 인터넷, 하드웨어를 망라하는 세계 최고의 IT업체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반독점 소송에서 보이는 것처럼 성장과정이 결코 평탄하게만 이뤄지지는 않았다. 세계 최대의 자선단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같은 사회활동에도 불구하고 MS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사라지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구글은 대표적인 반MS 진영의 하나다. 심지어 MS를 `악'(Evil)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악해지지 말자는 말이 어디서 비롯되는 지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지난 3월 열린 한 언론 이벤트에서 MS의 `M'자를 `독점'(Monopoly)라고 풀이했다. 지금은 물러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전 CEO 스콧 맥닐리의 독설을 떠올리게 한다.
맥닐리는 줄기차게 MS의 독점 문제를 제기하면서 "MS는 도저히 치료할 수 없는 독점주의자들"이라고까지 주장했다.
MS의 차기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7(IE7)은 최근 구글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대상이다.
AP통신은 지난 2일 구글이 MS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미국 법무부와 유럽연합의 반독점 감시기관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베타버전이 공개된 IE7은 사용자들이 검색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주소창에서 디폴트로 MSN 검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의 마리사 메이어 부사장은 "검색의 기회는 열려있어야 한다"며 "회사들은 검색 서비스의 품질에 기반해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S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MS의 스티브 발머 CEO는 한 공개연설에서 구글의 주장과 관련해 "구글은 자신들이 첫 번째에 올라있는 검색 사업자 명단을 보고 싶어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말에는 그동안 구글의 검색엔진을 사용하던 아마존닷컴을 자사 고객으로 되돌림으로써 뒤통수를 치기도 했다. 최근 무산되기는 했지만 야후 일부지분 인수 시도도 구글에 대한 또 한번의 반격으로 해석된다.
◇다른 듯 닮은 두 회사=하지만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말처럼, 철천지 원수같아 보이는 두 회사도 적지 않은 유사점을 공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빌 게이츠는 지난해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껏 경쟁한 기업 가운데 구글이 MS와 가장 닮았다"고 말했다.
창업자의 성향부터가 그렇다. IT 저술가 존 바텔은 자신의 저서 `구글 스토리'에서 "효율성면에서 래리 페이지는 빌 게이츠와 많이 닮아 있다"고 썼다. 페이지는 효율성과 실용성을 극히 중시하는 내향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최고가 되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게이츠의 완벽주의와 일맥 상통한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유용한 기술이 보이면 지체 없이 자기의 손에 넣는 점도 비슷하다.
구글은 블로그 전문사이트인 `블로거닷컴'(2003.2), 검색광고업체 `어플라이드 시맨틱스'(2003.4), 사진공유 서비스인 `피카사'(2004.7) 등을 인수했으며, 2004년 시작된 인기 서비스 `구글 어스'는 위성영상업체 `키홀'을 사들임으로써 가능했다. 2001년부터 올해 4월 까지 주요 인수 건수만 25건에 달한다. 구글은 약 70억달러를 기업 인수비용으로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애틀의 한 업체로부터 `QDOS'를 5만달러에 사들여 MS-DOS로 이름을 바꾼 데서 알 수 있듯이, MS는 기술 인수에 남다른 안목을 가지고 있다. 지난 1994년부터 지금까지 MS가 매입한 기업은 60개가 넘으며 140여 업체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또한 MS가 더 이상 소프트웨어 업체에 머물지 않는 것처럼, 구글도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 밖으로 발을 넓히고 싶어한다.
지난 2월 구글은 자사 검색 소프트웨어를 델의 PC에 사전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성사되면 구글은 △HDD 검색기능 △툴바 브라우저 등을 1억대의 델 PC에 설치하는 한편 향후 3년간 델에 10억달러를 지급한다.
또 3월에는 그동안 준비해왔던 AOL과의 제휴 작업을 완료하고 10억달러를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6월까지 수 차례에 걸쳐 AOL의 주식 5%를 취득할 예정이다. MS도 그동안 계속해서 AOL에 제휴의 손길을 보냈으나 구글에게 자리를 뺏기고 말았다. C넷은 이와 관련, 구글이 업계 지배를 위해 MS의 전술을 본따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이 한창 시도하고 있는 다른 기업의 핵심인력 빼오기도 그동안 MS가 장기로 삼아왔던 기술이다. 구글은 지난해 6월 서버용 소프트웨어 `지그소'의 개발자인 안셀름 바이어드-스미스를 이베이로부터 영입한데 이어 BEA 시스템스의 애덤 보스워스(저명한 MS 프로그래머), MS의 카이-푸 리(음성인식 기술전문가), 이베이의 루이스 모니에르(검색엔진 알타 비스타 개발자), MCI의 빈턴 서프(인터넷의 선구자), 아마존의 우디 맨버(검색 전문가) 등을 속속 합류시켰다.
MS는 카이-푸 리 부사장이 구글의 중국 연구소를 맡기 위해 회사를 떠나자 소송을 제기했다.
◇전환점이 되고 있는 중국시장=구글의 MS 따라잡기는 별개로 하더라도, 중국에서 구글의 행보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구글은 지난 1월 중국 국가도메인인 닷cn(.cn)을 이용한 검색 엔진(www.google.cn)을 공개하면서 `타이완','파룬궁' 등 일부 정치적으로 민감한 검색어를 차단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검색 제한 방침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와 관련, 에릭 슈미트 CEO는 "구글은 진출해 있는 나라의 법을 지켜야 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으면 죄를 짓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중국 정부의 검열 방침을 수용한 것은 구글뿐만이 아니다. 야후나 MS 등도 이보다 앞서 정부당국의 정책을 받아 들였으며 특히 야후는 중국 정부가 네티즌들을 검거하는 과정에, 증거가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 정부의 개인정보 제출요구에 대해서는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내세워 딱 잘라 거부함으로써 `역시'하는 감탄을 샀던 구글로서는 "겉다르고 속다르다"는 비난을 자초한 꼴이 됐다.
구글의 기업문화를 이끌어 낸 세르게이 브린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결론에 도달할 줄은 나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원하는 모든 정보는 아닐 지라고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복잡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같은 우여곡절을 거친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구글은 `구거'(谷歌)라는 이름으로 출범식을 갖고 중국에서의 본격적인 사업개시를 선언했다. 슈미트 CEO는 이 자리에서 "중국은 전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시장"이라며 "이들 인구 중 상당수가 잠재고객"이라고 말했다. 각국의 언론들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냉소적인 뉘앙스를 빠뜨리지 않았다.
구글은 끝까지 `악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그것도 `악의 무리들이 우글거리는' 경쟁의 한 복판에서.
구글의 투자자이자 아마존닷컴의 CEO인 제프 베조스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물론 사람이 악해져서는 안된다. 하지만 (악하지 않다는) 그것이 그렇게 자랑할 일도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