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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미국 제소…바빠진 `자유무역 상징` WTO
입력일: 2018-08-21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터키가 수입 철강·알루미늄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다. 트럼프발 무역전쟁에 미국을 제소한 국가는 중국, EU(유럽연합), 인도,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 등으로 크게 늘어 WTO가 어느 해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자유무역'의 마지막 보루인 WTO의 판정은 강제성을 띠고 있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0일(현지시간) dpa, AFP 통신 등은 WTO가 홈페이지에 "터키가 (미국의) 조치에 대해 WTO의 '세이프 가드(긴급수입제한) 협정과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의 여러 조항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터키는 WTO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이 지난 6월 주요 국가를 상대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자유무역 규정을 위반했다"며 "터키에 대해 이 같은 관세율을 다시 두 배로 올린 것은 추가적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터키가 미국을 WTO에 제소함에 따라 양국은 60일 간의 협상을 진행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석방과 관련 "어떠한 양보도 없을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양국의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60일 안에 분쟁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제소국인 터키는 본격적인 재판 절차인 패널 설치를 요청해 해결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올 들어 미국을 WTO에 제소한 국가는 터키만이 아니다. 이미 중국, EU(유럽연합), 인도,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 등이 제소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모두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폭탄이 이유다. 미국도 보복관세를 부과한 EU, 중국, 캐나다, 멕시코, 터키를 WTO에 제소했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이 세계 각국을 휩쓸며 WTO는 여느 때보다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WTO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무용론'도 제기된다. WTO의 판결은 강제성이 없다. 따라서 각국이 WTO의 이행요구를 준수하지 않더라도 이를 제재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WTO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각국 정상들도 WTO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꾸준히 "WTO는 재앙"이라고 언급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WTO가 미국의 일방적인 보호무역 조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롱은 지난 5월 파리에서 열린 한 연설에서 WTO 개혁을 위한 논의를 제안한 바 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