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재허가 등 충돌 논란
과기정통 "산업진흥 후퇴" 지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현행 방송·통신 관련 업무 일원화를 촉구했다.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여러 부처로 나뉘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두 부처는 방송, 주파수 등 주요 정책과 관련해 업무적으로 중복되거나 역할이 달라 마찰을 빚어왔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40차 전체회의에서 "통신과 방송은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규제 업무에 속한다"며 "규제 업무는 여러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임제가 아닌 위원회로 만든 것"이라며 규제 업무 일원화를 주장했다. 표철수 방통위 상임위원도 "미디어 정책을 다루는 정부 조직이 이원화돼 있어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걸맞지 않고 역행하고 있다"며 "이중규제 등의 문제가 발생해 시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정책 수행과 책임성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표 위원은 특히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의 국내 시장 진출과 콘텐츠 투자 등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방통위와 과기정통부 간 기능 중복 등의 문제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허욱 방통위 부위원장도 "방송통신시장의 진화방향을 정확히 진단하는 정책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미디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정부 조직 설계 등이 주요 의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도 "부처 간 이기주의로 봐서는 안 된다"며 "국정 효율이란 측면에서 어떻게 업무분담을 하는 것이 좋은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송통신 부문은 산업진흥 및 정책기능은 과기정통부가, 규제 및 시장감시 기능은 방통위가 담당하면서 줄곧 업무충돌 논란이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에는 케이블TV 사업자의 재허가 문제로 두 부처가 서로 엇갈린 결정을 내리면서 시장에 큰 혼란을 준 바 있다.
방통위의 업무 일원화 주장에 대해, 당사자인 과기정통부는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과기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위원회는 합의제 성격으로 사후 규제를 맡고 있다"면서 "진흥과 규제를 모두 맡기에는 합의제(방통위)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시장 에서도 정치적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방송통신 규제와 정책, 진흥정책을 총괄하는 데에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방송통신 역무를 합의제 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담당한 바 있지만, 정치적 이슈가 큰 방송계 현안에 밀려 정보통신 산업진흥이나 정책 이슈는 뒷전으로 밀려 오히려 산업이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김지영기자 kjy@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