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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UHD TV 성공, ‘UX(사용자 경험)’에 달렸다
입력일: 2016-06-03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초고화질 텔레비전(Ultra High Definition Television, UHD TV)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 차세대 TV라 할 수 있는 UHD TV는 극 사실적인 영상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형 방송서비스 플랫폼이다. TV 해상도가 HD(1366×768), 풀HD(1920×1080), UHD(3840×2160)로 급속히 진화되고 있고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쇼 CES 2016에서는 8K(7680×4320) TV 모델까지 선보였다. 초고선명 기술을 이용해 일반 TV화질 보다 4배에서 16배 선명한 초고화질 해상도에, 음질도 실제 현장에서 듣는 것 같은 느낌을 구현하는 차세대 실감방송 서비스가 본격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고화질 위에 여러 가지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 동력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UHD TV방송이 활성화되고 확산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UHD TV 수상기와 더불어 전반적 생태계에 대한 기반조성과 혁신이 필수적이다. 관련 산업 진흥과 유기적인 상생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주도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UHD방송 표준화가 선행돼야 하고 시장측면에서는 방송사업자가 UHD방송을 위한 다양한 방송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이 안정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또한 UHD TV에 탑재할 양질의 다양한 서비스가 마련되어야 한다. 수상기 측면에서는 기존 TV시장에서 안정적인 TV교체 수요가 일어나야 하고, UHD TV가 대중적 가격으로 보급돼야 한다. 즉 이러한 향후 제반의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UHD TV가 기술적 차원의 문제를 넘어 미디어생태계의 차원임을 보여준다. 3DTV가 나왔던 수년전 상황과 유사하고 비슷한 장애물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문제들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사용자 측면의 양질의 경험이고 수용이다. 이전의 풀 HD TV나 3D TV의 예에서처럼 양질의 기술적 향상과 더불어 그 고급 기술측면을 어떻게 사용자가 받아들이고 인지하고 느끼는 사용자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 몰입감, 현존감을 핵심으로 하는 3D TV가 어지러움, 구역, 경련 등의 시청경험으로 실제 3D TV를 가정에서 보는 사용자는 많지 않다. 마찬가지로 UHD TV도 고도의 화소와 해상도 고음질로 가상적 현실과 완전 몰입을 제공하려 하지만 그런 기술적 특성을 실제 사용자가 어떻게 경험하고, 어떤 인지적 효과를 느끼고, 어떤 실질적 만족을 느끼는가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3D TV, 커브드 TV 같은 그간의 사례에서처럼 실제로 기술적 특성과 사용자가 느끼는 경험은 별개일 수 있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UHD TV의 해상도가 어느 정도까지는 사용자의 호감도가 비례적으로 증가하나 어떤 지점부터는 호감도가 급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기술적 특성이 과도히 높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편하게 느끼는 최적의 화소나 음질의 지점을 맥락적으로 찾아 최적의 시청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전문적 용어로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라고 하는데 인간을 닮은 로봇이 점점 더 사람의 모습과 흡사해질수록 인간이 로봇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가 비례적으로 증가하다가 어느 정도에 도달하게 되면 갑자기 강한 거부감으로 바뀌게 되는 현상이다. UHD TV에서도 UHD TV의 화소와 해상도의 향상에 따라 비례적으로 만족도도 증가하다 어느 지점에서는 오히려 현실과 같은 스크린에서 몰입도가 심하면 오히려 거부감을 나타낼 수 있다. 거의 실제에 가까운 영상이 사용자에게 과도한 몰입을 유도하기 때문에 인간과 TV와의 상호작용에 필요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용자는 UHD TV의 콘텐츠나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린포워드(Lean Forward)보다 소파에 누워 영상을 감상하는 린백(Lean Back)미디어로서 UHD TV를 받아들인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즉 현실과 완전히 결별된 몰입보다 적정수준의 몰임감, 현존감이 시청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으며, 과도한 형태의 몰입에 불쾌한 거부감을 나타낼 수 있다. 결국 진정한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 시청형태의 콘텐츠에 게임과 같은 참여형 서비스를 융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마케팅 전략도 도출할 수 있다. 몰입이라는 요소가 기술적 특성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특정 맥락속에서 어떻게 인지하고, 사용하고, 상호작용하느냐의 사용자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한 사용자 경험이 향상되고 수용도가 늘어나고 수상기가 확산되고, 관련 콘텐츠, 서비스 산업이 동반 활성화되고 결국 전반적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를 사용자 경험의 선순환 구조라고 하며 UHD TV의 성공여부는 사용자 경험과 인지적 경험에 달려있다. 사업자는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고 최적화된 UX를 통해 사용자가 가장 편안하면서도 손쉽게 UHD TV를 즐길 수 있도록 최고의 편의성을 제공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